[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합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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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19일(현지시간) 워싱턴 '캐피털 원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MAGA 대선 승리 축하 집회서 춤을 추고 있다. 2025.01.20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에이블리와 리벨리온.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 중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에 오른 기업이다. 국내 유니콘은 팬데믹 기간 유동성 공급이 늘며 2021년 7곳 등장했으나 이때를 정점으로 시장이 위축되면서 새로 유니콘이 되는 기업 수가 줄고 있다.
반면 미국에서는 지난해 61개의 스타트업이 유니콘에 등극했다. 내수시장 기반 플랫폼 위주인 국내 유니콘과 달리 AI(인공지능), 사이버보안, 양자컴퓨터, 헬스테크, 핀테크 등 영역도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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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AI, 설립 8개월 만에 몸값 3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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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20일(현지시각) 테크크런치가 크런치베이스·CB인사이트·피치북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61개의 미국 스타트업이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가장 높은 몸값을 기록하며 유니콘이 된 기업은 일론 머스크의 AI 스타트업 'xAI'다. xAI는 지난해 5월 회사 설립 8개월 만에 60억달러(약 8조6136억원)를 조달하며 240억달러(약 34조4544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후 지난해 12월 추가 투자라운드에서 기업가치는 500억달러(약 71조7800억원)으로 평가받으며 반년 만에 두배가 됐다. xAI는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춘 범용인공지능(AGI)를 목표로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어 양자컴퓨팅 스타트업 퀀티넘이 지난해 1월 기업가치 53억달러(약 7조6076억원)을 인정받으며 2위를 기록했다. 퀀티넘은 양자컴퓨터와 첨단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어 블록체인 개발 스타트업 모나드랩스가 기업가치 30억달러(약 4조3068억원)를 인정받아 3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그록(AI반도체, 28억달러), 자이아 테라퓨틱스(AI 신약개발, 27억달러), 피규어AI(휴머노이드, 26억달러), 애니스피어(AI 코딩, 26억달러) 등 다양한 산업의 스타트업들이 유니콘으로 분류됐다.
국내 한 VC 대표는 "경기 침체로 내수시장 위주였던 국내 스타트업들이 유니콘으로 성장하기 어려워졌다"며 "해외 투자유치에 유리한 AI나 B2B(기업간 거래) 관련 유망 스타트업이 많지 않은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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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안보고 호르몬 측정…설립 1년만에 100억 뭉칫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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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제로 헬스의 비침습형 호르몬 측정 의료기기/사진제공=레벨 제로 헬스미국 AI 의료기기 스타트업 레벨제로헬스가 설립 1년만에 690만달러(약 99억원)의 프리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레벨 제로 헬스는 기존 침습적인 채혈 방식 없이 호르몬 수치를 측정하는 의료기기를 개발한다. 해당 의료기기는 미량의 호르몬을 감지하기 위해 피부 바로 아래에서 샘플을 채취할 수 있는 작은 바늘이 탑재돼 있다.
레벨 제로 헬스의 의료기기를 피부에 부착하면 프로게스테론, 에스트로겐, 테스토스테론 등의 호르몬 수치를 하루종일 측정할 수 있다. . 2026년 처방용 의료기기로 승인을 받고 2028년 호르몬 모니터링 웨어러블 기기로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레드알파인의 필립 크나이스는 "혈압을 측정했듯이 호르몬도 측정할 수 있다"며 "새로운 의료기기로 호르몬을 측정해 개인화된 건강관리 시대를 열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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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원 드는 시험관 시술…실패하면 돈 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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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퓨처패밀리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부부 6쌍 중 1쌍이 난임 문제를 겪고 있다. 시험관 시술을 받지만 한 번에 성공하기 어렵고 비용도 수백만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난임전문 스타트업 '퓨처패밀리'가 시험관시술 보험을 출시해 화제다.
19일(현지시각) 테크크런치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퓨처패밀리는 글로벌 재보험사 뮌헨리와 함께 시험관 시술 보험을 출시했다. 2번의 시술 시도에도 임신을 하지 못하거나 출산 후 2주 안에 아이가 사망하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 시험관 시술을 2번 받으려면 지역에 따라 4만달러(약 5735만원)의 비용이 든다. 퓨처패밀리의 상품은 평균 3000달러(약 430만원)의 계약금과 5개월간 월 999달러(약 143만원)의 보험료를 납부하면 된다.
이 보험은 총 최대 5만달러(약 7170만원) 내에서 시험관 시술 관련 모든 비용이 보장된다. 클레어 톰킨스 퓨처패밀리 최고경영자(CEO)는 "시험관 아기를 성공적으로 스트레스 없이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입 조건에 일부 제한이 있다. 만 38세 이상은 본인의 난자를 사용할 경우 보험 가입이 불가능하다. 기증받은 난자를 사용하면 가입할 수 있다. 이외에도 흡연 등 생활습관, 난자·정자 공급원, 불임 병력 등이 가입시 확인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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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LG·오픈AI도 베팅한 'AI 핀', 사업 종료…HP에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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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스타트업 휴메인이 출시한 AI핀. 화면없이 음성 명령으로 모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AI핀은 스마트폰을 대체할 생성형 AI 전용 폼팩터로 주목받고 있다.스마트폰 없이 생성형 AI를 운영하는 'AI 핀'을 개발한 인도 스타트업 휴메인이 2월 말 서비스를 종료한다. HP가 휴메인의 일부 사업을 1억1600만달러(약 1700억원)에 인수하는 데 따른 것이다.
18일(현지시각) HP는 1억1600만달러에 휴메인의 기술 특허 등 일부 사업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HP는 휴메인의 AI 운영 플랫폼 '코스모스'를 자사 생태계에 통합하는 대신, AI 핀 서비스는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휴메인은 AI 핀 서비스를 오는 28일 종료하며, 구매자는 90일 이내 환불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휴메인은 누적투자금 약 2억3000만달러(약 3300억원)를 유치하며 AI 핀을 개발했다. AI 핀은 스마트폰이나 XR(확장현실) 기기와 차별화된 'AI 전용 단말기'라는 개념을 제시해 차세대 모바일 기기로 주목을 받았다. 기기 화면을 터치하는 방식이 아니라 손동작으로 기기를 조작해 빔 프로젝터처럼 디스플레에서 빛을 쏴 벽면이나 손바닥에 큰 화면을 만들어내는 형태로 작동됐다.
샘 올트먼 오픈AI 창업자와 마크 베니오프 세일스포스 최고경영자(CEO) 등도 휴메인의 초기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국내에서는 SK네트웍스(4,535원 ▲90 +2.02%)와 LG(70,600원 ▲200 +0.28%) 그룹의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투자했고, SK텔레콤(58,200원 ▼900 -1.52%)도 AI 핀의 국내 출시를 검토했다.
하지만 AI 핀은 출시 직후부터 혹평이 이어졌다. 스마트폰을 대체하려고 했지만 부족한 앱, 느린 속도, 짧은 배터리 수명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제품 가격도 699달러(약 100만원)에 매달 24달러(약 3만5000원)의 구독료를 내야 하는 등 비용도 비쌌다. 결국 반품 물량이 신규 판매 물량을 넘어섰고 AI 핀 충전 케이스는 화재 위험으로 리콜 조치까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