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합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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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자율주행 로보택시 웨이모/AFP=뉴스1미국에선 운전자 없이 차량이 이동하는 자율주행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구글의 자율주행 로보택시(무인 택시) '웨이모'가 지난해 6월 상용화된 데 이어 최근 무인 버스·트럭 등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자율주행 허브 도시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 애리조나주 피닉스, 텍사스주 오스틴 등을 넘어 조지아주 애틀랜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등으로 서비스 지역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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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택시만 있나, 무인 버스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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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자율주행 로보택시 웨이모/사진=웨이모전 세계 자율주행 기술 개발업체 중 가장 앞선 곳은 구글의 웨이모다. 이 회사는 2009년 구글의 자율주행사업부로 출발해 2016년 자회사로 독립 분사했다. 지난해 9월 기준 웨이모의 자율주행 로보택시 누적 주행거리는 3300만마일(약 5300만㎞)에 달한다. 운행 안전성 역시 높은 편이다. 웨이모가 5000만㎞를 넘게 주행하는 동안 사고건수(탑승자나 보행자 부상을 초래한 건수)는 운전자가 운행하는 자동차 대비 80%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올 하반기엔 테슬라의 로보택시도 선을 보일 예정이다.
로보택시가 미국인들의 일상으로 스며드는 사이 이번엔 로보버스도 등장했다. 12일(현지시간)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메이모빌리티(May Mobility)는 이날 애틀랜타 인근 피치트리 코너스에서 첫 유료 무인 버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회사는 2017년 설립된 자율주행 스타트업으로 그동안 미시간·텍사스·미네소타·애리조나 등에서 다양한 형태의 자율주행 셔틀버스 서비스 테스트를 해왔다. 이번에 상용화하는 버스는 시청·호텔·소매점·사무실 등이 밀집한 도심 지역 8개 정류장을 오가는 셔틀 형태로 운영된다.
메이모빌리티의 무인 버스/사진=메이모빌리티메이모빌리티는 현재 약 40여대의 토요타 시에나 미니밴을 개조해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올 연말엔 차량공유업체 리프트와 손잡고 로보택시 서비스에도 나선다. 관련 업계는 메이모빌리티가 구글 웨이모와 대적할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한다.
무인 트럭도 나온다. 자율주행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나스닥에 상장된 오로라이노베이션(Aurora Innovation)은 지난해 말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올 4월 자율주행 트럭을 상용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파카·볼보 등 자동차 제조사를 비롯해 최근 엔비디아와 자율주행 파트너십을 체결해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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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체험시장 가치 1조달러"…여행 유니콘에 뭉칫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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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여행 관련 상품을 원스톱으로 제공해 젊은 고객몰이에 나선 클룩 /사진=클룩전 세계 숙박·교통·액티비티 예약 플랫폼 클룩(Klook)이 지난 12일(현지시간) 1억달러(약 144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회사 비트루비안파트너스 주도의 이번 투자 라운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클룩의 누적 투자 유치금액은 10억달러(약 1조4400억원)를 넘어섰다.
2014년 에릭 녹파, 에단 린 등이 홍콩에서 공동 창업한 클룩은 자유여행을 원하는 MZ세대 등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급성장했다. 회사 설립 4년 만인 2018년 유니콘으로 등극한 클룩은 2023년 베세머벤처파트너스가 주도했던 직전 투자 라운드에선 2억1000달러(약 3000억원)의 뭉칫돈을 끌어 모았다. 세콰이어캐피털,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대형 투자사를 비롯해 한국투자파트너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벤처캐피탈(VC)도 이 회사에 투자했다. 클룩은 미국이나 홍콩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고 있다.
이미 시리즈 E+ 투자 단계 유니콘인 클룩에 이번에 추가 자금이 몰린 배경에는 월간 방문자 수가 7000만명을 넘었고, 1억4000만건 이상 여행 예약이 이뤄지는 등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가 있다. 실제 클룩은 기존 항공·숙박 예약 플랫폼을 넘어 다양한 여행지에서 즐길 수 있는 볼거리·먹거리·즐길 거리 등 다양한 체험 활동과 인터넷·교통수단 등 편의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는 차별점을 갖고 있다. 틱톡·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 검색을 비롯해 인플루언서 마케팅도 활발하다.
블룸버그는 차별화된 경험에 관심이 많은 젊은 소비자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클룩의 성공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전 세계 체험 시장의 가치가 1조달러(약 144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 앤 컴퍼니의 최근 보고서도 클룩의 성장 가능성을 뒷받침했다는 진단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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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조기에 잡아내요"…'엑스레이·CT' 판독 돕는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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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헬스케어 스타트업 해리슨에이아이(Harrison.ai)가 지난 11일(현지시간) 1억1200만달러(약 1700억원) 규모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 /사진=해리슨에이아이암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을 발병 초기에 엑스레이·CT 등 의료 영상만으로 발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의료진들이 의료 영상 슬라이드를 일일이 수동으로 해석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암과 같은 질병의 경우 조기 진단도 쉽지 않다.
호주 헬스케어 스타트업 해리슨에이아이(Harrison.ai)가 지난 11일(현지시간) 1억1200만달러(약 1700억원) 규모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한 배경에는 이 같은 의료 현장의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AI 서비스가 있다. 엑스레이·CT 등 영상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이 회사의 AI 기반 의료진단 소프트웨어 서비스는 의료진의 판단을 돕는다.
베트남에서 태어나 호주로 이민한 앵거스 트란과 디미트리 트란 박사 형제는 AI를 자동화해 의료 영상을 판독한다면 주요 질병에 대한 오진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보고 2018년 해리슨에이아이를 설립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해리슨에이아이의 이번 투자 유치는 2021년 시리즈 B 라운드(9230만달러) 이후 3년여 만으로 누적 투자 유치금액은 2억4000만달러(약 3500억원)다.
자사의 흉부 방사선 촬영용 AI를 활용하면 폐암 조기 진단 비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해리슨에이아이의 주장이다. 폐에는 통증을 감지하는 신경이 거의 없어 폐암의 조기 발견이 어렵지만 자사의 AI 소프트웨어를 적용하면 발병 16개월 이내 초기 폐암 사례의 32%를 판독했다는 연구 자료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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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독일 대표하는 AI 기업들 손잡았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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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대표하는 프랑스 AI 스타트업 미스트랄 웹페이지/사진=블룸버그유럽을 대표하는 스타트업 두 곳이 인공지능(AI) 기술을 군사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군사용 무기를 비롯해 전장에 적용할 AI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의 AI 스타트업 미스트랄(Mistral AI)과 독일의 국방 AI 스타트업 헬싱(Helsing)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AI 정상회의 현장에서 파트너십을 맺었다. AI 정상회의는 AI 개발 방향과 안전한 활용을 논의하기 위해 각국 정상과 학계, 기업 등이 모이는 연례 국제회의다.
미스트랄은 '유럽판 챗GPT'를 만든 업체로 엔비디아·삼성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프랑스 대표 AI 업체다. 최근 군사용 AI 시스템 개발팀을 출범하는 등 국방 분야 사업을 키우고 있다. 헬싱은 독일을 대표하는 방위기술 스타트업으로 유로파이터 제트기·드론 등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자체 공격 드론도 제작하고 있다.
두 회사가 AI 기술을 활용해 전장에서 군인과 AI 간 협업을 개선하는 시스템을 개발할 것으로 외신들은 보고 있다. 특히 헬싱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배치하고 있는 공격용 드론에 미스트랄의 생성형 AI 모델을 결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AI 개발 기업들은 윤리적인 이유를 들어 방위산업 진출에 신중을 기했지만 최근엔 이 경계가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실제 오픈AI는 미국 방산기업인 안두릴인더스트리와 제휴해 드론 방지 기술을 개발했다. 구글은 지난 4일 자사 AI 윤리 지침을 변경, 'AI를 무기나 감시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삭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