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계열사 중 카카오모빌리티 비상장 (13,150원 0.00%), 카카오VX, 포털 다음에 이어 최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비상장 (640,000원 0.00%)까지 매각설에 휩싸였다.
지난 9일 카카오엔터가 주요 주주에 서한을 보내 매각 의사를 전달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카카오는 즉각 "확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권기수·장윤중 카카오엔터 공동대표도 사내 게시판에 "카카오가 재무적 투자자 교체와 지분 변동을 논의 중이었는데, 논의 과정에서 이 부분이 와전된 것"이라며 매각설을 진화하고 나섰다.
그러나 직원 동요는 멈추지 않는다. 카카오의 최근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서다.
지난달 카카오가 포털 '다음'을 운영하는 콘텐츠 사내독립기업(CIC)을 분사하겠다고 밝히면서 '다음' 매각설이 불거졌다. 직원 반발이 크자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지금은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게 중점이고 현재 시점에서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역시 매각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카카오는 지난 11일 '다음' 분사에 대해서도 "확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카카오VX, 카카오모빌리티는 매각을 추진 중이고, 카카오헬스케어도 잠재적 매물로 언급된다. 매각 대상이 된 계열사들은 외부 투자를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IPO(기업공개)를 시도했지만, 정부 규제나 성장성 측면에서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아 상장이 무산됐고 자금 회수가 요원하자 매각으로 방향을 틀은 것이다.
2년 전에 이어 또 매각을 추진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 사업 점유율 95%의 독과점 사업자로 정부 규제 대상이다. 게다가 상장 추진 과정에서 '매출 부풀리기'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회계 감리까지 받아 상장이 물건너 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한국투자·오릭스PE 등이 참여한 TPG 컨소시엄(24.51%), 칼라일(6.17%) 등이 주요 주주다.
카카오엔터 역시 홍콩계 PEF(사모투자펀드)인 앵커PE가 12%,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5.1%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김범수 창업자 등이 사법 리스크에 노출된데다 콘텐츠 실적 악화로 몸값이 낮아져 상장이 어렵다.
카카오게임즈 골프 자회사인 카카오VX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뮤렉스파트너스가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1241억원에 영업적자 134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헬스케어도 지난해 매출 119억원에 영업적자 349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다만 이 회사는 매각설을 부인한다.
계열사 실적 부진에 카카오 실적도 먹구름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1분기 매출액은 1조9400억원, 영업이익은 10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 11% 감소가 예상된다.

화섬식품노동조합 카카오지회 관계자는 "한두 곳이 아니라 계열사 전부 다 매각 이야기가 있다"면서 "매각 대상 기준도 알 수 없어 직원들이 더 불안해한다. 2년 전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이 불거졌을 때도 사측에서 처음엔 부인하고 일주일 뒤에 매각을 공식화했다"고 비판했다.
카카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내세우며 AI와 카카오톡을 제외한 비주력 계열사는 계속 축소 중이다. '문어발 확장'이라는 오명 아래 카카오는 2023년 말 138곳에 달했던 국내 계열사를 지난해 말 119곳으로 줄였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오너 리스크가 있고 계열사가 100여곳이 넘는 등 사업이 너무 팽창해 있다"며 "심지어 '상생' 취지에 안 맞는 성격의 사업도 많아 카카오가 매물을 많이 내놓을 것이라는 인식이 업계 전반에 깔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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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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