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주세요" 구조요청에 "윙윙"…美경찰보다 먼저 도착한 이것

송지유 기자 기사 입력 2025.04.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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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타트업씬] 4월 2주

[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합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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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수사국(FBI)과 특수기동대(SWAT), 주요 도시 경찰국 등이 AI(인공지능) 드론(무인기)을 구매해 업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진은 미국 드론 스타트업 스카이디오 드론을 시험 중인 미국 군인/사진=블룸버그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특수기동대(SWAT), 주요 도시 경찰국 등이 AI(인공지능) 드론(무인기)을 구매해 업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진은 미국 드론 스타트업 스카이디오 드론을 시험 중인 미국 군인/사진=블룸버그
최근 미국 전역에선 구조·범죄 현장 주변을 맴도는 드론을 쉽게 볼 수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특수기동대(SWAT), 주요 도시 경찰국 등이 AI(인공지능) 드론(무인기)을 구매해 업무에 적극 활용하고 있어서다. 드론이 먼저 현장에 도착하고 순찰차는 그 이후에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경찰이 현장에 닿기도 전에 신고 내용을 확인하고, 실시간 감시를 할 수 있는 것도 드론 덕이다.

미 보안당국이 구매하는 드론은 대부분 자국 스타트업이 개발·제조한 제품들이다. 미국 정부가 보안 이슈를 문제 삼아 중국산 드론 제조업체들을 대거 퇴출하면서 현지 업체들이 큰 기회를 잡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샘 올트먼이 투자한 드론 업체 '블링크'에 뭉칫돈


특히 미 워싱턴주 시애틀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블링크(Brinc)는 미 경찰국이 가장 애용하는 드론 개발업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최근 글로벌 벤처캐피탈(VC)인 인덱스벤처스가 주도한 7500만달러(약 1090억원) 규모 블링크 투자 라운드가 단기간 마무리된 이유이기도 하다.

블링크는 14세에 네바다대학교 공대에 입학해 '천재 소년'으로 불렸던 블레이크 레스닉(25)이 만든 회사다. 그는 대학 재학 중 세계 1위 드론업체인 중국 DJI 등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경험을 쌓았고, 2018년 18세의 어린 나이에 창업했다.

당시 챗GPT 개발업체인 오픈AI CEO(최고경영자)인 샘 올트먼이 시드 단계 투자에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테크크런치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 회사의 누적 투자금은 1억5720만달러(약 2280억원), 기업가치는 2023년 기준 3억달러(약 4300억원)다.

스타트업 블링크(Brinc)는 미 경찰국이 가장 애용하는 드론 개발업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블레이크 레스닉 블링크 CEO./사진=블링크
스타트업 블링크(Brinc)는 미 경찰국이 가장 애용하는 드론 개발업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블레이크 레스닉 블링크 CEO./사진=블링크
블링크는 민간용 제품보다는 경찰 등 공공기관을 위한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레스닉 CEO는 "2017년 고향인 라스베이거스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사건 이후 제품 개발 방향을 공공안전 분야로 틀었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 참여한 모토로라 솔루션과 전략적 제휴도 맺는다. 모토로라 솔루션은 911 콜센터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미국 보안업계 대표 업체다. 두 업체가 손을 잡으면 911 콜센터 시스템에서 승인한 특정 긴급 전화에 드론을 즉시 파견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외신들은 짚었다.

미국 드론 개발 스타트업 가운데는 스카이디오 등 이미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에 등극한 업체들도 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 드론을 기증해 유명세를 탄 스카이디오의 기업가치는 2023년 기준 22억달러(약 3조2000억원)에 달한다. 보안 분야 스타트업으로 지난달 기업가치 75억달러(약 10조9000억원)를 인정받은 플록 세이프티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드론 사업 부문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또 미국"…돈 줄 마른 아시아


 올 1분기 아시아 지역 벤처캐피탈(VC)의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130억달러(약 18조62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했다. /그래픽=크런치베이스
올 1분기 아시아 지역 벤처캐피탈(VC)의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130억달러(약 18조62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했다. /그래픽=크런치베이스
올 1분기 아시아 시장 벤처투자 규모가 10여년 만에 가장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이 냉각되면서 미국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심화한 여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 전문매체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아시아 지역 벤처캐피탈(VC)의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130억달러(약 18조62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했다. 이는 2014년 4분기 아시아 스타트업 투자금 123억달러(약 17조6500억원) 이후 가장 적은 금액이다.

사업 단계별로는 시리즈A·B 등 초기 투자가 가장 많이 줄었다. 아시아 지역 초기 단계 투자는 총 53억달러(533건·약 7조59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53% 감소했다. 시리즈C 이후 후기 투자는 총 61억달러(145건·약 8조74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5% 줄었다. 엔젤·시드 등 극초기 투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 감소한 총 16억달러(791건·약 2조2900억원)에 그쳤다.

국가별로는 중국에서 65억달러(약 9조3100억원)로 아시아 전체 투자의 절반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1분기 125억달러(약 17조9100억원)와 비교하면 반토막 난 수준이다. 아시아에서 전년 동기 대비 벤처투자가 늘어난 곳은 이스라엘과 일본 2곳 뿐인 것으로 집계됐다.

아시아에 기반을 둔 AI 스타트업에 대한 펀딩이 감소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달 말 오픈AI에 400억달러(약 57조3800억원)의 투자금이 몰리는 등 미국 AI 업체들이 전 세계 자금을 빨아들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크리스 메틴코 크런치베이스 벤처투자연구원은 "아시아 지역 벤처 시장은 북미만큼 성숙하지 않아 회복이 더딘 분위기"라며 "다만 중국 AI 업체인 딥시크가 최근 외부의 자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어 투자 라운드가 본격화될 경우 아시아 벤처투자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LG전자가 투자한 美 세탁 스타트업


미국 실리콘밸리의 세탁 스타트업 린스는 최근 시리즈D 투자 라운드에서 2300만달러 등 누적 기준 7000만달러 자금을 조달했다. LG전자도 이 회사에 투자했다. /사진=린스
미국 실리콘밸리의 세탁 스타트업 린스는 최근 시리즈D 투자 라운드에서 2300만달러 등 누적 기준 7000만달러 자금을 조달했다. LG전자도 이 회사에 투자했다. /사진=린스
미국 실리콘밸리의 온디맨드(IT 인프라를 통해 소비자 수요에 즉각적으로 제품·서비스를 제공) 세탁 스타트업 린스(Rinse)가 누적 기준 7000만달러(약 1000억원) 이상 자금을 조달하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말 LG전자가 참여한 시리즈D 투자 라운드에선 2300만달러(약 329억원) 자금을 끌어 모았다. LG전자는 2021년 이 회사에 7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또 다시 자금을 댔다. 미국의 세탁 및 드라이클리닝 서비스 시장 규모가 연 157억5000만달러(약 22조5000억원)로 추산되는 만큼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설립된 린스는 아이비리그 대학교 중 한 곳인 다트머스대 동문 아제이 프라카시, 샘청, 제임스 존이 공동 창업했다. 이들은 샌프란시스코 남부에서 20년 이상 오프라인 세탁소를 운영했던 존의 부모에게 영감을 받아 기술 기반의 세탁 서비스를 하기로 의기투합했다.

'세탁계의 우버'를 표방하는 이 회사는 24시간 이내 세탁·드라이클리닝을 완료해 배달하는 서비스를 차별화 전략으로 내걸고 있다. 고객이 세탁을 의뢰하면 1시간 이내 수거하는 서비스도 호평을 받고 있다. 대다수 온디맨드 스타트업이 독립 사업자와 계약해 배송 서비스하는 것과 달리 린스는 직원을 직접 채용해 관리한다. 현재 직원 수는 총 700명(세탁물 배송 담당 600명·일반 직원 100명)이다.

린스는 소비자 직접 판매(D2C) 사업 비중이 크지만 최근엔 카페·스파 등 상업시설 운영자를 대상으로 한 B2B 사업을 키우고 있다. 향후엔 오프라인 세탁소 등을 인수해 자체 브랜드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동영상 이력서' 채용 플랫폼 나왔다


동영상 이력서를 통해 취업준비생과 기업을 연결하는 채용 플랫폼이 등장했다. 미국의 스타트업 드래프트드(Drafted)다. 사진은 드래프트드 플랫폼. /사진=드래프트드
동영상 이력서를 통해 취업준비생과 기업을 연결하는 채용 플랫폼이 등장했다. 미국의 스타트업 드래프트드(Drafted)다. 사진은 드래프트드 플랫폼. /사진=드래프트드
'언제까지 이력서·자기소개서를 글로 쓸래?'

동영상 이력서를 통해 취업준비생과 기업을 연결하는 채용 플랫폼이 등장했다. 미국의 스타트업 드래프트드(Drafted)다. 이 회사의 채용 플랫폼은 일반적인 키워드 기반의 접근 방식을 넘어 AI 및 동영상 이력서를 바탕으로 지원자와 기업을 매칭한다.

미 캘리포니아주 USC 대학 동문인 앤드류 코즐로프스키와 로드리코 페키오가 공동 창업한 이 회사는 이미 3500여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스타트업부터 포춘 500대 기업까지 규모도, 분야도 다양하다. UCLA, 마이애미대학교, 시카고대학교, 조지타운대학교 등 유수의 학교와도 파트너십을 체결, 인턴십과 일자리를 찾는 학생들의 이력서가 쇄도하고 있다.

구직자가 드래프트드 플랫폼에 접속해 이름과 학교, 학위 등을 입력하면 동영상 이력서 제작이 가능하다. 작업이 끝나면 채용 중인 스타트업이나 기업에 자신의 이력서를 직접 보낼 수도 있다. 고용주 입장에선 동영상 이력서를 필터링해 특정 학교 졸업자나 기술 보유자 등 적합한 후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코즐로프스키 CEO는 "지금까지 동영상 이력서 서비스를 하는 채용 플랫폼은 없었다"며 "구직자에겐 평생 무료로 운영할 계획이지만 구인 기업에는 추후 사용량에 따라 구독모델 요금을 부과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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