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합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tvN '뿅뿅 지구오락실'에 출연한 가수 미미가 래퍼 이영지의 '안읽씹' 습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tvN '뿅뿅 지구오락실' 캡처 "읽씹과 안읽씹, 뭐가 더 기분 나쁠까?"
문자나 메시지를 보냈는데 상대로부터 한참 반응이 없다면 어떨까. 신조어 '읽씹(읽고 씹다)'과 '안읽씹(안 읽고 씹다)'은 각각 메시지를 읽고 답장하지 않는 것, 읽지 않고 답장도 안 하는 것을 뜻한다. 둘 중 어느 것이 더욱 '비매너'인지 온라인 커뮤니티의 단골 화두다. 래퍼 이영지는 한 방송에서 자신의 '안읽씹' 탓에 관계가 끊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AI(인공지능)가 나 대신 문맥에 맞게 답장해준다면 어떨까. 미국 스타트업이 AI가 메시지를 대신 답장해주는 솔루션을 개발해 정식 출시했다. 오픈AI 등 딥테크 기업의 투자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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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안읽씹' 메시지, AI가 알아서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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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스가 개발한 메신저 자동 답변 AI 에이전트 'RPLY' 화면/사진제공=녹스 홈페이지녹스(NOX)는 6일(현지시각) 메시지에 자동으로 답장하는 AI 에이전트 'RPLY'(리플라이)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RPLY는 받은 메시지함에서 24시간 이상 답장이 없는 메시지를 식별하고 답장을 제안한다.
이용료는 월 30달러(약 4만3000원)이며 14일 무료체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지금까지 약 1000명의 유료가입자를 확보했다.
RPLY는 사용자의 전체 문자 기록을 분석해 사용자의 문자 스타일에 맞는 답장을 작성해 자연스러운 답변을 생성한다. 안 읽은 문자들의 개요를 제공하며, 응답이 필요한 메시지 수도 확인할 수 있다. 문자 습관을 파악할 수 있도록 '가장 빨리 답장하는 사람', '잠수타고 싶은 사람' 등의 통계도 제공한다.
사용자 데이터 보호도 쟁점이 될 수 있지만 녹스는 AI 모델 학습에 텍스트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으며,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고 처리 후 즉시 삭제하는 정책을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녹스는 미 스탠퍼드대를 중퇴한 21세의 몰리 칸티온이 오픈AI의 스타트업 펀드 지원을 받아 설립했다. 칸티온 대표는 "AI 기반 스마트 답장 기술은 지난 10년간 사용돼 왔지만 애플 아이메시지용 RPLY 같은 솔루션은 없었다"며 "핵심 아이디어는 진정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문자 메시지가 부담스럽지 않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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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부부 자문의사' 마크 하이먼 창업…기업가치 20억달러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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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션 헬스의 공동창업자이자 클린턴 부부 드으이 자문의 마크 하이먼 박사/사진제공=펑션 헬스 홈페이지클린턴 전 미국대통령 부부 등 유명인사의 자문의로 알려진 마크 하이먼 박사가 설립한 스타트업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6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하이먼이 공동 설립한 건강검진 스타트업 펑션 헬스(Function Health)는 최근 기업가치 20억달러(약 2조9000억원)을 목표로 2억달러(약 29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추진 중이다.
펑션 헬스는 2023년 하이먼이 공동 창업자로 참여해 설립됐다. 암 위험이나 간, 신장 기능 100개 이상의 바이오마커를 측정하는 건강검진을 제공한다. 이 검사는 여러 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판매가격은 499달러(약 72만원)다. 지난해 12월 기준 회원 수는 10만명을 넘어섰다.
앞서 펑션 헬스는 미국 벤처캐피탈(VC) 안드레센 호로위츠(a16z)를 비롯해 할리우드 거물 아리 이매뉴얼, 미식축구 선수 콜린 캐퍼닉, 미국 배우 잭 에프론 등 유명인사들이 약 5300만달러(약 767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기능의학 센터인 울트라웰니스 센터 창립자이면서 클린턴 부부 등 유명인사의 자문도 맡았다. 영포에버 등 건강 관런 베스트셀러 15권, 건강보조제 사업 등을 펼쳐왔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과도 가까운 걸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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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방어 스타트업, 록히드서 1억달러 투자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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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방어 스타트업 히든레벨이 록히드 마틴 벤처스와 DFJ그로스 등으로부터 6개월새 총 1억달러(약 1447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3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히든 레벨은 최근 6500만달러(약 94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이번 투자는 3500만달러(약 506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한 지 약 6개월만에 이뤄졌다. 시리즈C에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약 5억달러(약 7238억원)로 알려졌다.
히든 레벨은 첨단 무선 주파수 감지 기술을 기반으로 유·무인항공기나 스텔스 드론 등을 감지, 식별, 추적하는 실시간 모니터링 솔루션을 개발했다. 히든 레벨의 시스템은 수동 레이더와 무선 주파수 방향 탐지 기술을 사용해 탐지 가능한 신호를 방출하지 않고 스텔스 기능을 가진 점이 특징이다. 능동형 레이더를 사용하지 않아 적의 탐지가 더 어렵다는 설명이다.
히든 레벨의 주 고객은 미국 국방부다. 히든 레벨은 지난해 미 육군과 10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으나, 계약의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해 500만달러(약 72억원)의 매출을 올린 히든 레벨은 올해 목표 매출을 2500만달러(약 361억원)로 잡았다. 대부분의 거래처는 미 육군, 공군, 경찰 등 미국 정부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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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열풍, 영양사 스타트업에 뭉칫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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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약국에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놓여 있다. '위고비'는 펜 모양 주사 1개로 주 1회, 1개월(4주)씩 투여하도록 개발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로, 의사가 처방한 뒤 약사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쓰이는 전문의약품이다. .2024.10.17.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위고비, 오젬픽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뜨면서 영양 상담 스타트업에 투자금이 모이고 있다.
5일(현지시각)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미국의 영양 상담 플랫폼 베리 스트리트(Berry Street)는 최근 노스존, 소피나 등로부터 5000만달러(약 724억원) 규모로 투자를 유치했다.
베리스트리트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1대1 영양사 상담을 위해 영양사와 환자를 매칭하는 플랫폼을 운영한다. 현재 1000여명이 넘는 영양사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애트나, 앤섬, 시그나, 유나이티드헬스케어 등 미국 보험사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베리 스트리트 경쟁사인 영양사와 환자를 연결하는 스타트업 페이도 최근 50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에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5억달러로, 골드만삭스가 리드투자자로 나섰다.
특히, 이번 투자는 제너럴카탈리스트, 포러너벤처스 등으로부터 25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A를 유치한 지 약 9개월만에 이뤄졌다.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너리쉬(Nourish)도 지난 3월 35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테크크런치는 "최근 체중감량에 도움이 되는 GLP-1 약물이 개발되면서 시장이 바뀌고 있다"며 "GLP-1은 보험이 적용되지만 의사들이 환자에게 치료계획의 일환으로 영양사와의 상담을 처방하는 경우도 많다"며 영양사 스타트업에 투자금이 몰리는 배경을 분석했다.
이에 베리 스트리트 등 영양사 스타트업은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고 식습관 개선을 원하는 사람들이 영양사와 상담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노아 코트러브 베리 스트리트 대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양상담이 100% 보험으로 보장되며 환자 본인 부담금이 0달러라는 사실을 잘 모른다"며 "미국 의료 시스템에서 가장 잘 활용되지 않은 혜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