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쩐의전쟁' 뒤흔든 딥시크…막혔던 韓 AI 스타트업 성장판 열까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5.01.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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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이너'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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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고성능 AI(인공지능) 서비스 '딥시크'(DeepSeek)가 전세계 IT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딥시크의 '메기 효과'가 그간 성장이 정체돼 있던 국내 AI 스타트업들에게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의 작은 스타트업이 저사양 GPU(그래픽처리장치)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챗GPT의 아성에 도전했다는 것은, 다른 후발주자들도 AI 시장 진입에 가장 큰 장벽인 반도체 수급과 AI 학습 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고 경쟁판에 뛰어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31일 IT 업계에 따르면 딥시크가 최근 공개한 추론 특화 AI 모델 'R1'은 전세계 생성형 AI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추론 모델 'o1'과 유사하거나 일부는 뛰어넘는 성능을 보였다.

/그래픽=임종철
/그래픽=임종철
딥시크는 R1 개발에 엔비디아의 저가·저사양 GPU 'H800'을 사용했으며 특히 단 2개월, 560만달러(약 80억원)만 소요됐다고 주장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오픈AI가 챗GPT 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1억달러(약 14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딥시크 측의 주장에 대한 진위여부는 가려지지 않았다. 만약 사실이라면 다른 AI 기업들도 딥시크의 개발 공식을 벤치마킹해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지 않고도 고성능 AI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는 얘기다.

IT 업계 관계자는 "2022년 말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한 이후 전세계 AI 산업은 천문학적 투자금을 앞세운 미국의 빅테크들이 주도해 왔다. 딥시크의 출현과 성공은 글로벌 AI 생태계에 대변혁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체 LLM 개발 스타트업에 기회 요인"


/그래픽=김지영
/그래픽=김지영
국내 AI 스타트업들도 이번 '딥시크 쇼크'를 새로운 기회로 보고 발 빠르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딥시크가 오픈소스 형태로 AI 모델을 공개한 만큼 이를 응용해 기술력을 고도화하거나 제품에 통합해 상용화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포착되고 있다.

생성형 AI 분야 사업을 전개 중인 한 스타트업의 관계자는 "딥시크처럼 저비용 고효율의 AI 모델이 많아질수록 이를 응용하는 다양한 AI 서비스가 나타날 수 있다. 국내 스타트업 입장에선 딥시크와 경쟁을 벌이기보단 얻어낼 것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자체적으로 LLM(거대언어모델)을 구축해 온 스타트업들의 경우 딥시크의 기술을 활용해 더욱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관측이다.

자체 LLM '솔라 프로'를 개발한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의 관계자는 "딥시크 모델이 오픈소스로 풀린 만큼 스타트업들은 이를 활용해 한 단계 기술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자체 LLM을 만드는 기업에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최헌정
/그래픽=최헌정
업스테이지가 지난달 정식 출시한 솔라 프로는 MMLU(대규모 다중과제 언어이해 평가) 기준 81.4점을 기록했다. 딥시크의 R1과 오픈AI의 o1은 각각 90.9점, 91.8점으로 측정됐다.

업스테이지 관계자는 "R1의 경우 671B(약 6710억개) 파라미터 규모의 모델이지만 솔라 프로는 거의 30배 적은 22B(약 220억개) 파라미터만으로 이런 성능을 냈다. 딥시크 방식을 벤치마킹하면 더욱 폭발적인 고도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AI 개발 기술력은 있지만 GPU는 부족했던 기업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됐다. 딥시크 출현을 계기로 솔라 프로처럼 규모가 작으면서도 고성능을 내는 LLM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다양한 LLM들이 등장하고 각각의 기술력이 상향 평준화되면 AI 기업들의 경쟁 포인트는 AI 모델 개발이 아닌, 이를 응용해 수익화하는 서비스·제품화 전략으로 옮겨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LLM 상향 평준화 이후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차별화 요소는 AI 모델들을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비용 구조를 통한 서비스·제품화 전략이 될 것"이라며 "여기서 소비자와 접점을 구축한 기업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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