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지역특화 투자회사와 벤처펀드가 필요한 이유

이재훈 에코프로파트너스 대표 기사 입력 2024.08.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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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칼럼]

이재훈 에코프로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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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생태계의 마중물인 벤처투자도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집중이 심각하다. 2020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집행된 벤처투자금의 7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2022년 벤처투자사들의 지역별 연간 신규 투자건수도 수도권이 1773건인 반면 지방은 224건으로 11.2%에 불과하다.

벤처투자회사도 90% 이상이 수도권에 있다. 심지어 상위 20여개 대형 벤처투자회사는 서울에 위치해 전체 벤처투자금의 50% 이상을 운용하는 등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투자환경 차이가 매우 큰 상황이다. 물론 벤처기업과 인력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투자가 몰릴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말 수도권의 벤처기업 점유율은 65.1%에 달한다.

문제는 지역별 벤처투자의 큰 격차는 업종별 편중 현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지방에는 제조업 기반의 벤처기업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체 투자금액 중 70% 이상이 ICT서비스, 유통서비스, 바이오·의료 분야에 투자된 반면 제조업에는 전체 투자금의 20% 정도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에 있는 제조 기업은 점점 투자받기 어려워지고 지역 창업·제조업 생태계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인력과 창업은 물론 벤처투자마저 수도권으로의 집중현상은 일시적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생태계 격차가 점점 심화된다면 결과적으로 지역 창업·제조업 생태계를 고사시켜 지방소멸을 가속화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5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창업생태계 불균형을 완화하고 지역에서 창업한 기업이 성장해 지역 내 일자리를 창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지역 성장지원 서비스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정책의 핵심은 지역의 열악한 창업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역 스타트업의 초기투자를 담당하는 액셀러레이터(AC)와 벤처캐피탈(VC)을 지원하는 것이다.

수도권 대비 자금과 인력 등의 측면에서 열위에 있는 지역 AC와 VC에 대해 보증지원, 모태펀드 지역계정 출자규모 확대, 전문교육 및 정주여건 개선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는 당연하면서도 시의적절한 조치다. 하지만 지역은 수도권과는 달리 ICT서비스, 유통서비스, 바이오·의료 등의 벤처기업보다는 일반 제조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다. 지역 AC와 VC는 수도권 AC와 VC와는 다른 역량과 경험이 요구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지원책은 보완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은 벤처기업에 비해 창업에서 IPO(기업공개)까지 도달하는데 통상 10년이상 걸리기 때문에 지역 AC와 VC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대부분의 벤처펀드 존속기간이 벤처기업에 맞춰 최대 8-9년이어서 지역 제조업의 성장에 충분한 기간이 아니다.
따라서 지역의 열악한 창업·제조업 생태계를 제대로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수도권 투자형태에 익숙한 AC와 VC가 아니라 지역에서 잔뼈가 굵은 지역 제조업 특화 전문 AC와 VC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역 금융기관에서 오랫동안 지역 제조기업에 대한 투자심사업무를 담당했던 지역금융 전문가와 테크노파크나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에 근무한 지역기업 지원 전문가들에게 금융투자교육을 시킬 필요가 있다. 이들이 지역에서 투자심사역으로 활약한다면 지역산업구조 특성에 맞는 '투자→회수→재투자'라는 투자의 선순환 체계가 갖추어질 것이다.

또한 제조업이 벤처기업에 비해 투자회수기간이 길다는 점을 고려해 펀드 존속기간이 최대 12-15년인 지역 제조업 특화펀드 조성이 시급하다. 이와 같이 지역특성에 맞는 AC와 VC 및 펀드가 갖춰진다면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지역의 투자생태계가 형성되어 결국에는 지역 창업·제조업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지역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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