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합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양자컴퓨팅 스타트업 퀀텀머신/사진=퀀텀머신
유엔(UN)은 지난해 양자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2025년을 '국제 양자과학 및 기술의 해'로 지정했다. 실제로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5 등에서도 양자기술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의 양자컴퓨팅 스타트업 퀀텀머신이 1억7000만달러(약 2482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는 지금까지 양자컴퓨팅 관련 스타트업이 받은 투자 중 최대 규모다. 이번 투자는 PSG 에쿼티가 주도하고 인텔 캐피탈, 레드닷 캐피탈 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2018년 설립한 퀀텀머신은 최초의 양자컴퓨터 표준 프로그래밍 언어를 개발한 걸로 평가된다. 기업들에게 양자컴퓨팅을 이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삼성전자(54,500원 ▼1,800 -3.20%)의 벤처캐피탈인 삼성넥스트가 앞서 투자를 단행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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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양자 제어 솔루션 제공, 삼성넥스트 2021년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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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양자기술과 양자컴퓨팅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일반에게 개념조차 생소한 양자컴퓨팅을 비즈니스에서 어떻게 실용적으로 쓸 것인지 의문도 있다. 퀀텀머신은 이러한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에게 양자 제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는 걸로 평가된다.
퀀텀머신은 양자컴퓨터 구축·운영을 위한 하드웨어 플랫폼 '퀀텀오케스트레이션(QOP)'을 출시한 바 있다. 특히 엔비디아와 협력해 양자 컴퓨팅과 기존 컴퓨팅을 결합한 DGX Quantum 시스템을 개발한 점이 주목받았다. 이 시스템은 양자 알고리즘의 개발과 테스트를 가속화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삼성넥스트는 2021년 이 회사의 5000만달러(약 730억원) 규모 시리즈B 펀딩에 참여했다. 퀀텀머신은 잇단 대규모 투자로 기술 개발과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탈리 시드 퀀텀머신 CEO(최고경영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양자컴퓨팅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금융, 제약, 물류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양자컴퓨팅의 실질적인 응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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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돌풍' 회사, 벤처펀드까지..5천만달러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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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최고경영자(CEO)가 2024년 9월 4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SKT·퍼플렉시티 AI협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24.9.4/뉴스1 /사진=(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AI 검색 엔진으로 주목받고 있는 퍼플렉시티가 AI 생태계 확대를 위해 5000만달러(약 730억원) 규모의 벤처 펀드 조성에 나섰다. CNBC 보도에 따르면 퍼플렉시티의 펀드는 미국 기반의 초기 AI 스타트업을 주로 지원할 전망이다.
새 펀드 자금의 상당부분은 퍼플렉시티 자체 자금으로 충당하고 일부 LP 투자도 받는다. 퍼플렉시티는 최근 5억달러 규모의 투자 라운드를 통해 기업가치 90억달러를 인정받았다.
퍼플렉시티의 투자자 명단에 제프 베이조스, 토비 루트케, 얀 르쿤, 안드레이 카파시, 수잔 워치츠키 등 IT 업계 큰손들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이는 퍼플렉시티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업계의 높은 평가를 반영한다.
퍼플렉시티의 이번 펀드가 시드 및 프리시드 단계의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AI 분야 초기기업을 선점, 육성하면서 관련 시장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퍼플렉시티 측은 "우리는 AI 기술의 발전이 인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믿는다"며 "이번 펀드를 통해 혁신적인 AI 스타트업들을 발굴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은 AI 기업들의 투자 역량 증대 추세를 반영한다. '챗GPT'를 만들며 전세계 AI 열풍을 일으킨 오픈AI도 유사한 벤처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퍼플렉시티펀드가 상당부분 자체 자금을 투입하는 반면 오픈AI의 펀드는 외부자금을 끌어온 것이 차이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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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 휴머노이드마저 등장, 업계는 대량생산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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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날렵한 다리로 뛰어오르고, 발차기를 하고, 덤블링을 하듯 몸을 회전시키더니 넘어지지 않고 균형을 잡는다. "
중국의 로봇 기업 유니트리가 쿵푸 동작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G1'을 공개해 또 한 번 화제를 안겼다. 이 로봇은 주먹을 날리고 회전발차기를 하는 등 복잡한 무술 동작을 선보였다. 로봇 기술이 단순한 반복 수준을 넘어 인간의 정교한 동작을 모방하는 단계까지 간 것을 보여준다.
왕펑 유니트리 CEO 는 "G1은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실제 응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향후 엔터테인먼트, 교육,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같은 기술 발전과 함께 휴머노이드 업계의 관심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대량 생산으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의 앱트로닉, 피규어AI 등이 앞다퉈 휴머노이드 대량 생산을 예고했다.
피규어AI는 "회사가 두 번째 고객과 계약했다"며 "이번 계약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10만대를 출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기업 앱트로닉도 최근 공급망 솔루션기업 제이빌과 제휴, 휴머노이드 대량 생산에 나섰다. 2016년 텍사스 오스틴대 인간중심로봇연구소에서 설립된 앱트로닉은 자체모델 '아폴로'를 개발해 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앞서 1월 26일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중 1만대의 '옵티머스' 생산이 목표"라며 1만대가 어렵더라도 수천 대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옵티머스는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이처럼 휴머노이드 기술이 점차 실용화 단계로 나아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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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원펑·주밍밍…중국판 스티브 잡스 속속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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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 글래스(안경)을 가리키고 있는 중국 로키드 창업자 주밍밍/사진=소셜미디어 로키드의 AR 글래스 제품/사진=로키드
지난달 중국 저장성 항저우. 한 기술 관련 행사장에서 검은 후드, 턱수염 등 고(故) 스티브 잡스를 연상케 하는 차림의 남성이 연설했다. AR 글래스 기업 '로키드' 창업자인 주밍밍이다.
그는 자사의 AR 안경을 쓴 채 원고를 읽지않고 연설했다. 안경 유리에 표시된 자막을 읽고, 반지를 이용해 페이지를 넘기는 식이었다. 2017년 설립한 로키드는 이처럼 발전된 AR 기술로 주목 받았다. 로키드는 앞서 CES 2025 혁신상을 받았다. 중국이 AR 기술에서도 발전을 이루고 있음을 드러낸다.
주밍밍은 "우리의 목표는 AR 기술을 통해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융합하는 것"이라며 "교육·의료·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밍밍은 또다른 의미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연설에서 "사흘 전 딥시크의 량원펑, 로봇업체 유니트리 왕싱싱, 뇌 인터페이스 기업 브레인코의 한비청 등과 집에서 식사했다"며 다른 젊은 중국 창업자들과 친분을 언급했다. 이들은 대개 항저우 기반으로 기술기업을 창업한 청년들이다. 주밍밍은 세계에 '딥시크 쇼크'를 불러 온 량원펑과 저장대학 동문이기도 하다.
현지 매체들은 이에 대해 "젊은 세대 기업인들이 중국 첨단기술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량원펑(Wenfeng Liang) 중국 딥시크 창업자/사진=소셜미디어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