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창업했다 전재산 잃더라"…'아이리버 MP3' 주역들 다시 뭉쳤다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5.03.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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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플러스(+)]김혁균 먼슬리키친 대표
애플 맞짱 떴던 CEO, 미국 본토 상륙…'외식업' 뚫는다

[편집자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의 간판코너인 '스타트UP스토리'를 통해 한차례 소개됐던 기업 대표를 다시 만나 그간의 경험과 시행착오,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던 노력 등의 경영스토리를 들어봅니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김혁균 먼슬리키친 대표 /사진=먼키
김혁균 먼슬리키친 대표 /사진=먼키
"매장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테이블오더 제품은 대부분 중국산 저가 부품을 조립한 것으로, 자체 개발한 사례가 없다. 이로 인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 결함, 연동 오류 등이 빈번히 발생하고 이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부담 요인이 된다."

김혁균 먼슬리키친(먼키) 대표는 "테이블오더와 주문앱, 키오스크, 판매정보관리(POS),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해 매장 운영 흐름을 완전히 연결함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먼키가 개발한 테이블오더는 태블릿-카드리더기-배터리-스탠드를 일체화해 복잡한 배선이나 설치공사 없이 바로 테이블에 두고 사용할 수 있는 '무선 올인원 디바이스'다. 지난 2년간 R&D(연구개발)과 2만번의 정밀 튜닝을 통해 완성됐다.

내부에는 산업용 부품을 내장했다.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통해 터치 반응과 화면 전환 속도를 0.1초로 구현했고, 고온·저온·습기·기름과 같은 요식업의 극한 환경에서 장기간 사용에도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내구력을 갖췄다.

아울러 1주간 지속되는 배터리를 비롯해 과열·과충전·과방전 방지 등 3중 안전센서는 전기합선에 따른 화재나 배터리 폭발 위험을 원천 차단하는 안전성도 확보했다. 알루미늄 프레임과 태블릿의 120도 회전 기능은 디자인 측면에서 매장 인테리어에 고급스러움을 돋보이게 한다.


POS-키오스크-테이블오더 등을 하나의 디지털 생태계로 구축


2021년 12월 1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간판코너인 스타트업스토리에 실린 김혁균 대표 인터뷰 기사
2021년 12월 1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간판코너인 스타트업스토리에 실린 김혁균 대표 인터뷰 기사
먼키는 2021년 11월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의 간판 코너인 '스타트UP스토리'에 소개된 이후 사업 영역을 더욱 확장하며 외식업의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아왔다.

먼키가 외식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첫 단추를 끼운 것은 '디지털 푸드코트'를 지향한 맛집 편집샵이었다. 이곳은 주문 결제부터 매출·마케팅 관리, 식기 반납까지 모든 과정을 디지털로 연동해 시간대별 메뉴 수요와 매출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예를 들어 점심 매출이 예상보다 적다면 단골손님들에게 '저녁에 방문하면 소주 한 병 무료'라는 메시지를 보내 매출을 끌어올리는 식이다. 먼키는 이를 기반으로 포인트 앱과 POS, 키오스크 등을 하나의 디지털 생태계로 묶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래픽=최헌정
/그래픽=최헌정
김혁균 대표는 이 생태계를 완성 시키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 테이블오더라고 보고 지금의 제품을 만들었다. 매장 운영자 측면을 넘어 매장을 찾아온 고객이 메뉴를 직접 주문·결제하는 경험적 측면까지 디지털화의 편리함과 효용성을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기존 테이블 오더 제품은 대부분 유선 조립 방식"이라며 "이는 제각기 다른 회사에서 만든 기성 부품을 단순히 선으로 연결한 조립 형태다. 버벅임, 주문 누락, 합선·누전으로 인한 화재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각 부품이 표면적으로만 연결돼 운영체제 차원에서 안정적 연결이 어려운 만큼 주문결제 시 잦은 오류가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점도 있다. 또 디자인 측면에서도 매장의 분위기와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아이리버 성공신화 주역들 다시 뭉쳐…탄탄한 기술력



먼키의 '무선 올인원 테이블오더'
먼키의 '무선 올인원 테이블오더'
먼키의 테이블오더는 세계 최초로 무선올인원 테이블오더에 대한 기술 특허와 디자인 특허를 획득했다. 이처럼 공식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김 대표를 비롯해 먼키 개발 인력의 탄탄한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대표와 먼키 개발팀은 2000년대 MP3 플레이어 대중화의 주역인 '아이리버'에서 합을 맞췄던 멤버들이다. 아이리버 최고경영자(CEO)였던 김 대표를 필두로 이들이 개발한 '미키 MP3'는 전세계에서 100만개 이상 판매된 글로벌 히트작으로 기록을 남겼다. 당시엔 애플의 기술력보다도 앞섰다.

이후 김 대표가 요식업의 디지털 전환에 매진하게 된 것은 요식업 창업에 뛰어들었던 지인들이 퇴직금과 전 재산을 잃고 절망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서다. 기술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던 자신의 경험을 살려 자영업자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김 대표는 "실패율이 높은 외식업의 가장 큰 페인포인트는 자영업자의 엄청난 시설투자비 부담과 디지털 인프라의 미비였다. 디지털로 외식 플랫폼을 만들면 외식 산업 전반의 자본 리스크와 낮은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뉴욕 법인 설립, 현지 공략 본격화


김혁균 먼슬리키친 대표가 테이블오더의 기술 특허와 디자인 특허증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먼키 제공
김혁균 먼슬리키친 대표가 테이블오더의 기술 특허와 디자인 특허증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먼키 제공
먼키는 미국 뉴욕을 시작으로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3년 뉴욕 법인을 세운 뒤 미국의 결제 시스템 개발사 '포스파트너'와 레스토랑 디지털 솔루션 구축을 위한 100억원대 계약을 맺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미국 중계결제사업자(ISO) 자격도 획득했다. 이를 통해 미국 내 결제 단말기와 POS 기기, 키오스크, 앱을 연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미국 전역에 50여개 가맹점을 보유한 'CM치킨'에 테이블오더 등을 제공하는 공급사로도 선정됐다.

먼키는 미국에서 가장 큰 배달 플랫폼 '우버이츠'의 공식 파트너이기도 하다. 자체 개발한 '미국 먼키포스'를 우버의 결제·배달 시스템과 연동해 우버이츠에서 자동 결제되도록 솔루션을 구축했다.

국내에선 외식 브랜드 엔타스그룹(경복궁·삿뽀로·고구려 운영사)과 교촌치킨에 솔루션을 공급 중이다. 매장 운영에 필요한 요소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것을 넘어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로 더 정교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매니저'로 진화한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자영업자의 매출 상승과 비용 절감을 극대화해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하는 '진정한 러닝메이트'라는 미션과 글로벌 시장에 새로운 표준 제시라는 비전을 갖고 혁신을 거듭해 나가겠다. 자영업자와 고객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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