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스타트업의 아이디어 및 기술 보호를 위해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특허청, 경찰청, 국정원 등 범정부 차원의 공조체제가 만들어진다.
중소벤처기업부는 9일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재단법인 경청의 주관으로 '아이디어 및 기술탈취 구제를 위한 피해 중소기업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재훈 중기부 기술보호과장은 "중소기업 기술침해 제도가 각 부처에 분산돼 있어 범부처 협의체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이달 중으로 범부처 업무공조를 위해 공정위와 특허청,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한 협업 체계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아이디어 및 기술침해 분쟁시 신고기관이 중복된다는 지적에 대한 해결책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아이디어 및 기술침해 분쟁이 발생한 중소기업은 중기부, 특허청, 공정위 등 각 부처에 개별적으로 신고를 해야 했다. △기술유용 신고(공정위) △기술침해 신고(중기부) △영업비밀 침해 신고(특허청 또는 수사기관) △아이디어 침해 신고(특허청) 등 부처마다 담당 업무가 나뉘어 있기 때문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주제 발표를 한 박희경 변호사는 "신고기관의 중복으로 중소기업은 어느 기관에게 신고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영업비밀이나 아이디어 침해 등은 법적 경계가 모호해 중소기업 기술침해에 공동 대응을 하기 위한 상설 범부처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허청은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디스커버리 제도는 기술 침해 사건이 발생하면 분쟁 당사자 양측이 확보한 증거를 함께 공개하는 미국의 특허분쟁 제도다. 분쟁 당사자 간 증거를 주고 받다보면 침해 여부가 명확해져 소송 이전 합의를 통한 해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양재석 특허청 산업재산보호정책과장은 "많은 중소기업이 분쟁과정에서 증거를 산출하기 어려워하고 있어 한국형 디스커버리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영업비밀 유출 우려로 반대의견이 많은 점을 일정 부분 반영하고 국회 공청회를 거쳐 제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현록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과 사무관도 "중소기업 대상으로 기술자료요구서와 비밀유지계약서 작성 교육을 확대하겠다"며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실제로 이행했는지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정부부처 관계자 외에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한정 의원, 정무위원회 김종민 의원 등 국회의원과△알고케어 △퀀텀 △매일한국 △팍스모네 △키우소 △인덱스마인 △스마트스코어 △프링커코리아 △닥터다이어리 등 아이디어 및 기술분쟁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스타트업 대표들은 분쟁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김경만 의원은 "불공정한 행위를 방치한다면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의 창업 의지가 꺾일 수 밖에 없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최소한 동등하게 시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국회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장태관 재단법인 경청 이사장도 "아이디어와 기술 탈취는 상생협력이라는 자율에 맡기는 데는 한계가 명확해졌으니 피해기업들이 호소하는 제도 개선에 귀기울여 국회와 정부가 관련 입법안을 강력하게 추진해 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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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남미래 기자 future@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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