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민간 주도, R&D 30조원 시대 '공공연구성과 활용 촉진 R&D 사업' 게임체인저로 부상
사업 첫 해 기술이전 19건, 계약총액 47억원, 기술료 징수액 18.5억원…연구소기업 창업 2건 달성
#아주대가 주도하는 나노기술 기반 바이오·전자부품 소재 중개연구단은 최근 병원균 검사기술을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블루비즈에 이전했다. 이 기술로 식중독을 야기하는 대표적 병원균인 대장균, 살모넬라, 병원성대장균 등을 현장에서 신속히 검출할 수 있다. 기존 방식에 비해 병원균 검출속도가 약 5배 빠르다. 기술을 상용화하면 급식소나 식품공장, 대형식당 등에서 식중독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연구소기업 에스크랩스는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마리골드 유래 루테인을 대체할 건강기능식품 개발·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눈건강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루테인·지아잔틴을 식물성 플랑크톤에서 손쉽게 생산하는 기술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이끄는 미세조류 세포공장 중개연구단으로부터 이전받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추진한 '공공연구성과 활용 촉진 R&D(연구·개발)사업'의 성과가 잇따라 나온다. 대학·정부출연연구기관의 기초·원천연구성과를 기업 수요에 맞게 기술성숙도(TRL)를 높여 민간에 이전·사업화를 돕는 것으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총 487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11일 과기정통부가 이 사업의 첫해(2021년) 성적표를 내놨다. 기술이전 19건, 계약총액 47억원, 기술료 징수액 18억5000만원이다. 아울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소기업 '에스크랩스'와 전남대 교원창업기업 '노트큐어' 2개 기술창업을 이뤘다. 무엇보다 이 사업을 통한 기술료 1건당 징수액이 약 9700만원으로 기존보다 3.46배 높다는 게 주목할 만하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가 전체 기술료 1건당 징수액은 2800만원이다.
윤석열 정부는 민간이 주도하는 시장 중심의 R&D 정책과 가시적인 R&D 성과 창출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정부 R&D 예산 30조원 시대'를 맞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요구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논문·특허와 같은 양적 지표는 괄목할 만큼 성장했다. 문제는 이런 논문·특허성과를 실질적인 부가가치로 이어주는 기술사업화 단계가 허술하다는 점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기술이전·사업화 건수는 2020년 기준 3만2910건으로 지난 5년간 연평균 17.4%, 기술료 징수 건수는 2020년 9898건으로 연평균 13.0% 증가했지만, 선진국 수준으로 더 끌어 올릴 효율적인 후속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사업은 기술 성숙도(TRL) 9단계 기준으로 볼 때 4단계 이하인 기초·실험단계 연구를 제품화 가능한 7단계 이상으로 높이는 데 집중한다. 그러려면 시제품 제작·평가, 표준화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데 이런 역할을 중개연구단이 맡는다.
진흥원에 따르면 현재 △미세조료 세포공장 중개연구단(분야 바이오, 주관기관 생명연) △나노입자 대면적 정렬 및 패턴화기술 기반 바이오·전자부품소재 상용화 중개연구단(나노, 아주대) △반도체 아날로그 IP(지식재산권) 자동생성 기술사업화 기획 중개연구단(정보통신, 포스텍) △그린수소 생산 자립화 중개연구단(기후환경, 에너지연) △CPI(Cyber Physicochemical Interfacing) 기반 테라노스틱스 실용화 플랫폼 개발 중개연구단(융합, 전남대) 등이 활동한다.
기존 R&D사업과 차별점이라면 수행기관이 유망기술과 핵심 연구자를 자율적으로 구성하고 기술이전 전담조직(TLO)과 함께 비즈니스모델과 기술실용화 로드맵을 수립·추진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미세조류 세포공장 중개연구단의 최윤이 고려대 교수는 "과기정통부에서 이번에 처음 시도하는 중개연구 사업은 그간의 기술사업화 경험, 노하우 등을 고려해 볼 때 기초·원천 연구의 조기 기술사업화를 위한 최적의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김봉수 진흥원장은 "중개연구단을 통해 원천기술을 실제 시장수요에 맞춘 응용기술로 고도화하면 다른 분야에도 응용이 가능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서 "앞으로 공공기술의 경쟁력이 대폭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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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류준영 차장 joon@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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