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사진=SBA본업과 다른 영역, 이른바 '이종 산업' 분야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나서는 대·중견기업이 늘고 있다. 본업과 무관해도 시너지를 낼 수 있거나 미래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 선제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관련 업계를 종합하면 오픈이노베이션의 스펙트럼이 비교적 넓은 쪽은 다양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사들이다. 현업 부서마다 필요한 혁신 수요와 기술장벽 등이 다르다. 또 미래의 산업변화를 고려하면 다양한 영역을 겪어봐야 한다. 어느 한 분야를 고집하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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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 다양한 그룹사, 미래 산업변화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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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삼성전자(58,800원 0.00%)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에서 출발, 외부 스타트업을 키우는 'C랩 아웃사이드', 삼성생명(82,600원 ▼900 -1.08%)·삼성화재(361,500원 ▲500 +0.14%) ·삼성카드(40,500원 ▲350 +0.87%)·삼성증권(45,700원 ▲350 +0.77%) 등 '삼성금융 C랩 아웃사이드' 등을 동시에 운영 중이다.
2019년 시작한 삼성금융 C랩 아웃사이드는 현재 6기를 모집 중이며 지난 1~5기에 1600여개 스타트업이 신청해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삼성생명은 삼성의 CVC(기업형벤처캐피탈)인 삼성벤처투자와 함께 펀드를 만들어 지금까지 24개 스타트업에 565억원을 투자했다.
우리금융은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 '디노랩'을 통해 블록체인·핀테크뿐 아니라 친환경·의료·육아·로보틱스 등 비금융 스타트업을 발굴해왔다. 우리금융지주(16,750원 ▼50 -0.30%) 관계자는 "지자체와 손잡고 전국의 유망 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의미가 있다"며 "이들이 우량기업으로 성장하면 은행으로서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DB(1,212원 ▼11 -0.90%)는 금융·보험, 제조·서비스, ICT 분야 스타트업을 두루 모집했다. DB 그룹은 생명·DB금융투자·저축은행·DB하이텍·DB Inc. 등 5개 계열사가 참여해 각 산업별 주요 과제를 제시한다. NH농협 '오픈비즈니스허브'는 금융·비금융을 망라한 범농협 네트워크가 강점이다. 농업, 생명, 소비자 상품 등 다양한 계열사와 협업할 기회가 많다.
NH농협이 벤처캐피탈(VC) 액셀러레이터(AC) 등과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한 네트워킹 행사를 열었다. /사진=NH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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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외국인', 우리금융 의료·로봇 기업도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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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과 달리 전문분야가 뚜렷한데도 폭넓게 스타트업을 뽑는 경우, 전략적인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기도 한다. 현대건설(35,700원 ▼700 -1.92%)이 대표적이다. SBA(서울경제진흥원) 서울창업허브 공덕과 현대건설은 다음달 18일까지 '현대건설×서울 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 참가할 스타트업을 모집한다. 이 프로그램 참여 스타트업은 스마트 건설기술, 미래주택, 라이프스타일 외에 재생에너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솔루션까지 현대건설이 제시한 과제를 해결하면 된다.
건설은 곧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직결되는 데다 건설 과정과 그 이후까지 친환경·에너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PoC 결과에 따라 CVC 투자 연계 등 후속 협업도 가능하다. 지난해에도 해당 프로그램을 운영한 SBA는 "지난해 선발된 10개 스타트업은 공동 사업화, 투자 유치,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의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사진=SBA 카카오모빌리티비상장 (13,150원 0.00%)는 지난 19일 SBA와 한국무역협회가 마련한 오픈이노베이션 설명회에서 외국인 편의 개선을 과제로 포함해 눈길을 끌었다. '외국인'은 주차, 물류 등 모빌리티와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다국어 서비스 등 외국인 생활 애로사항을 해결하면 결국 외국인의 국내 이동과 여행경험을 개선하면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진형석 한국무역협회 스타트업글로벌성장실 박사는 "언뜻 관련이 없어 보여도 시너지를 낼 수 있거나, 다가올 미래에 대비해 이종 산업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