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창업생태계가 심상치 않다. 창업기업은 줄어들고 이들에 대한 초기투자가 감소하는 반면 폐업은 늘어나는 등 전반적으로 활기를 잃어가는 모습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신규 벤처투자액은 8조580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3% 증가한 수치다. 2021년 이후 감소하던 벤처투자가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수치만 보면 벤처투자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상황이 더 나빠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초기기업 투자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올 들어 신규 벤처투자는 늘었지만 업력 3년 이하 초기기업 투자는 1조560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4.8%나 감소했다. 3년 연속 줄면서 2020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반면 같은 기간 업력 3~7년 미만 중기기업(2조4174억원)과 업력 7년 이상 후기기업(4조6028억원) 투자는 각각 19.5%, 27.4% 증가했다. 올해 대부분의 벤처투자가 중·후기기업에 몰린 것으로 모험보다 안전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마중물인 초기기업 투자가 줄어들면 창업시장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일반 창업에 비해 사업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기술창업은 더 민감하다. 실제 올 상반기 기술창업은 11만1577개사로 전년 동기에 비해 3.6% 줄었다. 2021년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를 두고 한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창업기업마저 줄어들면서 투자할 만한 초기기업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주로 기존에 투자한 포트폴리오사에 대한 추가 투자 혹은 후속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둘째는 민간투자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3분기까지 신규 벤처펀드 결성액은 8조20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 감소했다. 민간 부문 출자금이 6조20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감소한 영향이다. 2022년 동기(10조7985억원)와 비교하면 민간 부문 출자금은 42% 넘게 급감했다.
금융기관과 연기금, 공제회, 일반법인 등 주요 민간 출자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신규 벤처펀드 결성액에서 민간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86.2%에서 75.6%로 줄었다. 반면 모태펀드, 성장금융 등 정책금융 비중은 13.8%에서 24.4%로 늘었다. 정부는 민간 중심의 벤처투자생태계를 조성하겠다며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초기투자는 감소하고 창업기업은 줄어드는 반면 폐업은 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접수된 법인파산 신청 건수는 144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213건보다 19% 증가한 수치다. 최근 10년간 최고 수준이다. 올해 월평균 법인파산 신청이 160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전체 법인파산 신청 건수는 지난해(1657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법인파산 통계에는 대기업, 중견기업 등 기업 규모가 나타나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자금력 등 경영환경이 열악한 중소·벤처기업이 대부분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에는 제때 투자를 받지 못한 스타트업도 상당수 포함돼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디지털 대변혁 시대, 혁신적인 창업생태계를 갖추는 것은 국가 생존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특히 AI(인공지능), 바이오, 반도체 등 기술창업 활성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는 '제2 벤처붐' 열기가 식지 않도록 창업 및 벤처투자 관련 규제개혁에 보다 적극 나서야 한다.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외부출자 한도 상향,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 도입, 모태펀드 AC(엑셀러레이터) 및 엔젤투자매칭펀드 출자 확대 등 그동안 업계에서 수차례 요구한 벤처투자 촉진책부터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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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초기기업 투자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올 들어 신규 벤처투자는 늘었지만 업력 3년 이하 초기기업 투자는 1조560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4.8%나 감소했다. 3년 연속 줄면서 2020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반면 같은 기간 업력 3~7년 미만 중기기업(2조4174억원)과 업력 7년 이상 후기기업(4조6028억원) 투자는 각각 19.5%, 27.4% 증가했다. 올해 대부분의 벤처투자가 중·후기기업에 몰린 것으로 모험보다 안전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마중물인 초기기업 투자가 줄어들면 창업시장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일반 창업에 비해 사업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기술창업은 더 민감하다. 실제 올 상반기 기술창업은 11만1577개사로 전년 동기에 비해 3.6% 줄었다. 2021년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를 두고 한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창업기업마저 줄어들면서 투자할 만한 초기기업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주로 기존에 투자한 포트폴리오사에 대한 추가 투자 혹은 후속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둘째는 민간투자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3분기까지 신규 벤처펀드 결성액은 8조20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 감소했다. 민간 부문 출자금이 6조20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감소한 영향이다. 2022년 동기(10조7985억원)와 비교하면 민간 부문 출자금은 42% 넘게 급감했다.
금융기관과 연기금, 공제회, 일반법인 등 주요 민간 출자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신규 벤처펀드 결성액에서 민간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86.2%에서 75.6%로 줄었다. 반면 모태펀드, 성장금융 등 정책금융 비중은 13.8%에서 24.4%로 늘었다. 정부는 민간 중심의 벤처투자생태계를 조성하겠다며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초기투자는 감소하고 창업기업은 줄어드는 반면 폐업은 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접수된 법인파산 신청 건수는 144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213건보다 19% 증가한 수치다. 최근 10년간 최고 수준이다. 올해 월평균 법인파산 신청이 160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전체 법인파산 신청 건수는 지난해(1657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법인파산 통계에는 대기업, 중견기업 등 기업 규모가 나타나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자금력 등 경영환경이 열악한 중소·벤처기업이 대부분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에는 제때 투자를 받지 못한 스타트업도 상당수 포함돼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디지털 대변혁 시대, 혁신적인 창업생태계를 갖추는 것은 국가 생존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특히 AI(인공지능), 바이오, 반도체 등 기술창업 활성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는 '제2 벤처붐' 열기가 식지 않도록 창업 및 벤처투자 관련 규제개혁에 보다 적극 나서야 한다.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외부출자 한도 상향,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 도입, 모태펀드 AC(엑셀러레이터) 및 엔젤투자매칭펀드 출자 확대 등 그동안 업계에서 수차례 요구한 벤처투자 촉진책부터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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