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신재생에너지 혁신 더딘 韓, 저만치 앞서 간 日·中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5.03.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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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 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도요타방직의 수소자전거/사진=류준영 기자
도요타방직의 수소자전거/사진=류준영 기자

지난달 19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에너지산업 기술 전시회 '2025 스마트에너지위크'. 1600여개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수소·연료전지 엑스포관에선 '수소 자전거'가 등장해 참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도요타방직이 스타트업과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해 제작한 이 자전거엔 고출력의 연료전지(FC) 스택과 수소를 저장하는 고압 수소탱크를 소형화해 장착했다. 아직 시제품 수준이나 상용화되면 일본 여행객 유치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본 소도시 여행객이 늘면서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편한 교통문제를 해결할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광발전엑스포관에선 태양광 배터리 전문업체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담은 신제품들이 눈길을 사로 잡았다. 가오투신에너지기술은 전기차 상단에 설치하는 태양광 발전기를 선보였다. 평소엔 차량용 루프박스였다가 작동 버튼을 누르면 태양광 패널이 자동으로 펴져 배터리를 충전한다.

순환경제엑스포관에선 전 세계 내로라하는 딥테크(첨단기술) 스타트업들이 각자의 첨단기술을 선보이며 자웅을 겨뤘다. 대부분 설립 2~3년 차로 이산화탄소 모니터링, 에너지관리 솔루션 중심의 소프트웨어(SW)를 핵심 사업모델로 삼은 기업이 많았다.

이들의 서비스·상품은 크게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가 전력회사를 비교하고 계약을 변경할 수 있는 서비스와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기술로 구분됐다. 특히 AI(인공지능) 기술을 더해 기존 관리에서 예측 서비스까지 범위를 확장·발전시켜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가오투신에너지기술의 차량용루프박스형 태양광발전기/사진=홍보영상 캡쳐
가오투신에너지기술의 차량용루프박스형 태양광발전기/사진=홍보영상 캡쳐
신재생에너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부문에선 중국업체들이 대거 참가했다. 이차전지, 스마트그리드, 풍력 등 각 테마관의 소·부·장 부스 절반은 '메이드인 차이나'로 채워졌다.

이번 전시회엔 일본, 중국뿐 아니라 대만, 싱가포르, 독일, 스위스, 캐나다 등 다국적 기업인들이 몰려 주최 측 추산 약 7만2000명 이상의 참관객이 다녀갔다.

이 같은 전시 흥행은 일본 정부의 전폭적이면서 일관된 정책지원사업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전시 주최사 RX 재팬 관계자는 "일본에선 에너지 관련 고도화된 인프라를 개발·유지하기 위한 정부 프로젝트와 투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여기서 기회를 잡고자 한 해외 기업들이 몰려 하반기 9월 행사 부스 예약도 거의 다찼다"고 말했다.

스마트에너지위크는 신재생에너지 솔루션이 AI 대전환의 중심에서 새 도약을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우리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에너지 기술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기술혁신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이 녹록치 않다.

앞서 우리 정부는 2027년까지 그린스타트업 1000곳, 예비유니콘 10곳을 육성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파격적인 정책인 동시에 가장 현실성이 떨어지는 정책이란 지적이 쏟아졌다. 또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를 두고 여야가 강대강 대치를 하는 사이 R&D(연구·개발) 예산 삭감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에너지 기술 혁신 속도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딘 상황이다. 신재생에너지는 단기간 투자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언제까지 정부를 믿지 못하고, 일본과 중국을 부러워해야만 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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