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팔아" 美 빅테크 퇴짜 논 비전AI 스타트업, 삼성·토요타 뚫었다

고석용 기자 기사 입력 2025.04.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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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김현수 슈퍼브에이아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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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슈퍼브에이아이 대표/사진=슈퍼브에이아이
김현수 슈퍼브에이아이 대표/사진=슈퍼브에이아이
수원 KT위즈파크는 인파 사고를 막기 위해 전광판에 구역별 실시간 혼잡도를 띄워준다. AI(인공지능)가 경기장 내 50여대의 CCTV 영상을 토대로 밀집도를 분석해 혼잡도를 표시하는 방식이다. 솔루션을 도입한 KT는 앞으로 다른 스포츠 경기장, 공연장 등에도 솔루션을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해당 솔루션을 만든 건 스타트업 슈퍼브에이아이다. 이 회사는 보안·안전 관리, 불량품 검출, 재고관리, 자율주행 등 영상이나 이미지를 다루는 비전(시각)AI를 개발할 때 쓰는 도구인 '슈퍼브 플랫폼'을 개발했다. KT에 공급한 혼잡도 분석 솔루션도 슈퍼브에이아이가 자사의 플랫폼을 직접 활용해 만든 솔루션이다. 굴삭기나 크레인을 만들던 회사가 직접 집까지 지어준 셈이다.

김현수 슈퍼브에이아이 대표는 "원래 슈퍼브 플랫폼까지가 주력 사업모델이었다"며 "그런데 아직 슈퍼브 플랫폼을 활용하기에도 어려운 기업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 아예 우리가 슈퍼브 플랫폼을 써서 AI를 만들어줄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해 지난해부터 솔루션 사업을 확장했다"고 말했다.


도구에서 완성품까지…"비전AI는 다 한다"


슈퍼브에이아이의 비전AI 개발 플랫폼 '슈퍼브 플랫폼'(왼쪽)과 슈퍼브에이아이가 수원 KT위즈파크에 제공한 혼잡도 분석 AI솔루션 /사진=슈퍼브에이아이
슈퍼브에이아이의 비전AI 개발 플랫폼 '슈퍼브 플랫폼'(왼쪽)과 슈퍼브에이아이가 수원 KT위즈파크에 제공한 혼잡도 분석 AI솔루션 /사진=슈퍼브에이아이
슈퍼브 플랫폼의 핵심은 기업들의 비전AI 개발 효율성을 높여주는 데 있다. 데이터 라벨링, 데이터 선별, 모델 학습, 합성데이터 제작 등 개발 과정 전반을 자동화해주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비전AI 개발은 생각보다 단순 반복 작업이 많다"며 "이 부분을 자동화해 6개월 정도 걸릴 개발과정을 2주 정도로 단축시켜준다"고 말했다.

한 번 구축한 AI를 손쉽게 수정할 수 있는 것도 슈퍼브 플랫폼의 강점이다. 김 대표는 "예컨대 작업자 헬멧 착용 여부를 감지하는 AI를 도입한 기업이 이제 보호장갑 착용 여부도 감지하도록 하려면 다시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된다"며 "이 때문에 'AI를 괜히 도입했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슈퍼브 플랫폼은 누구나 쉽게 AI를 개선하고 수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슈퍼브 플랫폼은 삼성전자, LG전자, 퀄컴, 토요타, 현대차, SK텔레콤 등 글로벌 대기업 AI 개발팀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기업들은 슈퍼브 플랫폼을 활용해 단순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알고리즘 고도화 같은 핵심 기술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이런 장점에도 슈퍼브 플랫폼의 확산 속도는 김 대표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전통 제조업 등에서는 슈퍼브 플랫폼을 쓸 여력도 없는 기업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슈퍼브에이아이는 지난해부터 슈퍼브 플랫폼을 직접 활용해 기업이 필요한 AI 솔루션을 구축해주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KT위즈파크의 혼잡도 분석 솔루션도 이런 사례 중 하나다.

김 대표는 "산업계가 슈퍼브 플랫폼을 잘 활용하게 될 때까지 기다리느니, 우리가 직접 AI 솔루션을 만들어서 팔자는 생각으로 사업모델을 확장했다"며 "솔루션을 통째로 구축해달라는 수요가 기대 이상으로 커 현재는 매출 절반을 차지할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현장 문제 체감하고 창업…빅테크 인수 제안도


슈퍼브에이아이 개요/그래픽=윤선정
슈퍼브에이아이 개요/그래픽=윤선정
슈퍼브 플랫폼은 김 대표의 본인 경험에서 시작됐다. 미국 듀크대학교 컴퓨터공학 박사과정을 밟던 김 대표는 2016년 SK텔레콤의 AI 연구팀에서 스카우트 제안을 받고 한국으로 건너온다. 이후 2년여간 게임 AI, 자율주행 등을 개발하면서 그는 AI 개발의 현실을 체감했다. 비효율적인 과정이 너무 많아 새로운 기술들을 적용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김 대표는 2018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를 만들기 위해 동료 4명과 함께 슈퍼브에이아이를 창업했다. 투자업계는 일찌감치 슈퍼브에이아이를 주목했다. 미국 최대 액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가 투자했고, 창업 3년 차엔 매그니피센트7(M7) 기업 중 한 곳에서 인수 제안을 받기도 했다. 김 대표는 "5명의 공동창업자가 모두 '안 팔겠다'고 했다"며 "솔직히 누군가는 매각에 찬성할 줄 알았는데 아무도 찬성하지 않아 우리끼리도 놀랐었다"고 회상했다.

빅테크에 소속되는 대신 회사를 독자적으로 키워보겠단 결정은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49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슈퍼브에이아이는 내년 하반기 국내 증시 IPO(기업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미국에 있는 본사를 한국으로 옮기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고객이 한국과 일본에 있고, 투자자들도 대부분 한국 기관투자자여서 국내에서 IPO를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AI 제품이나 서비스의 개발과정에 슈퍼브 플랫폼이 녹아드는 게 목표"라며 "특히 어떤 산업군에서든 최상위권 기업들은 비전AI를 개발할 때 슈퍼브 플랫폼을 활용하도록 해 산업계의 표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슈퍼브에이아이  
  • 사업분야IT∙정보통신
  • 활용기술인공지능, 빅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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