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 기업가정신 뿌리내리려면

김성휘 기자 기사 입력 2025.04.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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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2024년 서울시 강남구 슈피겐홀에서 열린 제13회 청년기업가대회 결선/사진=머니투데이
2024년 서울시 강남구 슈피겐홀에서 열린 제13회 청년기업가대회 결선/사진=머니투데이
"게이츠는 하버드에 입학했지만 그리 오래 머물지는 않았다. 워낙 기업가적 성향이 강했는데..."

최근 국내에도 번역출간된 '팔로알토'(말콤 해리스 씀)는 실리콘밸리의 역사를 다룬다. 팔로알토는 캘리포니아주의 한 지역 이름이자 실리콘밸리의 별명이기도 하다. 팔로알토를 설명하는 키워드는 많겠지만 그중 하나가 창업이다. 이곳에서 휴렛팩커드(HP),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과 구글 등 수많은 '별'이 태어났다.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는 미국 경제는 흔히 '창업의 요람'으로 여겨진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제프 베이조스 등 한 두사람 유별난 인물만 그런 게 아니다. 오랜 기간 쌓여 온 개척정신, 금지한 것 말고 다 되는 규제 패러다임 등 기업가정신을 자극하는 사회문화적 분위기가 배경에 있다. 미국이라고 해서 창업과 도전이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패를 용인하고 그만큼 재도전도 인정한다. 재창업이나 연쇄창업이 흔한 이유일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 경제 조건이 다르고, 자본주의 역사가 비교적 짧다. 그럼에도 창업의 중요성은 강조된다. 그렇다면 사회 풍토와 인식을 창업 친화적으로 바꿔야 한다. 미국은 '스타트업 아메리카' 정책을 통해 기업가정신 확산과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지원을 확보하는 데 정부와 민간이 합심했다. 민관 합작으로 출발해 민간 벤처캐피탈(VC)이 된 이스라엘 '요즈마 펀드', 핀란드의 스타트업 축제 '슬러시'나 '스타트업 사우나' 등 개방적인 창업 행사도 벌어진다.

국내에도 기업가정신 확산에 나선 기관들이 있다. 오는 6월까지 진행되는 제14회 청년기업가대회는 재단법인 '한국기업가정신'이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공동 주최한다. 2011년 시작한 대회는 그동안 크몽, 스타일쉐어, VCNC(타다 운영사) 등 기업가치 수천억원에 달하는 예비유니콘을 다수 배출했다.

수상팀은 한국기업가정신재단으로부터 수천만원의 투자를 받을 수 있다. 패스파인더H와 AC패스파인더는 수상여부와 관계없이 개별심사를 통해 각각 최대 10억원, 1억원의 투자에 나선다. 여기에 공동주최기관을 통한 미디어홍보를 고려하면 스타트업으로선 꽤 매력적인 도전 무대다. 한국기업가정신은 지난해 10월 롯데그룹과 함께 제1회 신격호롯데청년기업가대상을 치러 '미래의 신격호'를 꿈꾸는 청년 창업가들을 발굴했다.

이밖에 아산나눔재단은 2011년 현대그룹 창업자 고(故) 정주영 회장을 기리면서 설립됐다. 정 회장 이름을 딴 '정주영 창업경진대회'(정창사)가 대표적이다. 국내 벤처 1세대 주도로 설립한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KoEF)은 청소년기부터 기업가정신을 확산시키는 교육, 교육자 양성 등에 적극적이다. 은행권이 합심해 세운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도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기부터 전 생애주기에 걸쳐 기업가정신 DNA를 키울 수 있는 교육, 문화, 환경적 요인을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의 파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혁신'이라는 엔진을 돌려야 하고 그 연료는 민간 부문의 창의성과 도전, 즉 기업가정신에서 나올 것이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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