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 창업가 교류의 가치

박재준 앤톡 대표이사 기사 입력 2025.04.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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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칼럼]

박재준 앤톡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박재준 앤톡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필자는 최근 인도에서 개최된 '2025 스타트업 마하쿰(Startup Mahakumbh)' 전시회에 참가했다. 새로운 시장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향후 협업 가능성이 높은 현지의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접점을 만들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지만, 해당 행사에 같이 참여한 국내 창업 기업들과의 교류도 인상 깊었다.

여러 스타트업 대표들은 일주일간 함께 체류하면서 깊은 대화를 나눴는데 단순 정보 공유를 넘어 오랜 사업적 고민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과 새로운 관점까지 주고 받았다.

창업가는 사업 여정 속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외부의 조언과 자문을 얻는다. 창업 생태계에는 전문 멘토, 교수, 컨설턴트, 투자자 등 각기 다른 위치에서 창업가들에게 기업진단과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조력자들이 있다. 이들의 역할도 분명히 중요하지만, 가장 현실적이고 체감할 수 있는 조언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다른 창업자들에게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관찰자가 아닌 당사자 입장에서 긴 시간을 두고 귀납적으로 체득한 경험이기 때문에 이론적이거나 단편적이지 않다.

우선 선행적 경험을 공유한다는 점이 창업자 간 교류의 중요 가치 중 하나다. 혁신 기술기업들의 사업 영역과 활용 기술은 가지각색이지만, 주요 성장 국면별 도전 과제와 고민은 유사한 경우가 많다. 사업 초기에는 자금 조달, 시장 진입, 판로 개척이 화두지만 이후에는 조직 운영, 체질 개선, 스케일업 등으로 관심 주제가 옮겨간다. 이때 선배 창업자들이 먼저 겪은 난관과 해결 노력은 나침반이 되어 준다. 그들의 이야기는 간접 경험으로 활용이 가능해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또한 다른 창업가들과의 교류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적 접근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일상적으로 창업가의 커뮤니케이션은 내부 임직원 및 산업 이해관계자들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특정 업종 중심의 사고가 고착화할 수 있다. 그러나 이종산업 및 기술분야에 종사하는 창업자들이 모이면 전혀 다른 생각과 시각과 경험들이 모인다. 기존 틀에서 벗어나 이색적인 각도에서 기업과 전략을 되돌아보고 보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기술 융복합 시대에 꼭 필요한 활동이 아닐까 싶다.

심적 공감대와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창업자 간 교류는 상당히 유의미하다. 창업가들은 늘 불확실성과 싸우고 지속적인 압박을 견뎌야 하는 서로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기 때문에, 머리뿐만이 아니라 마음으로도 고민을 나누게 된다. 서로에게 제시하는 조언이나 방편이 차갑지 않고 전심 어린 이유다. 상호 간 응원과 공감이 전제되기에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더라도, 그 과정만으로도 힘이 되고 위안을 얻을 수 있다.

매년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서 다양한 스타트업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주최하는데, 이를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직접적인 사업화 및 재정적 지원이 없기에 미온적으로 대할 수 있으나, 그 속에서 형성되는 네트워크와 통찰력은 금전적인 가치를 훨씬 상회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작은 인연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협업의 기회와 전략적인 파트너십으로 발전될 수 있기 때문에 창업가에게 소중한 자산이다.

미국 페이팔 (PayPal) 창업자들의 인적 네트워크인 페이팔 마피아가 종종 거론된다. 그들은 창업 경험과 서로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면서 새로운 성공 사례들을 지속 창출했다. 이들은 단순한 사업 파트너가 아니라, 서로의 비전과 고충을 공유하는 동료로서, 상호교류와 협업을 통해 기술혁신과 창의적 사업모델을 만들어 나간다. 창업자 간 협력은 한 기업의 성장과 발전에도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생태계 자체의 확장을 도모하는 일임이 분명하기에 서로가 더욱 더 적극적으로 연계하는 문화가 조성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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