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3분30초 위해 하루종일 국회 발묶인 스타트업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5.03.0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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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분30초.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가 5일 진행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데 사용한 총 시간이다.

오전 10시13분에 열린 과방위는 부정선거 음모론 등 정치 관련 이슈가 중심이 되면서 백준호 대표에게 질문하는 의원이 없었다. 회의 시작 1시간45분 지나서야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첫 질의를 받았고 답변에 37초 정도 썼다.

이후 오전회의에서 백 대표에게 추가 질문하는 의원은 없었다. 오후 2시41분 속개한 회의에선 정동영·황정아 민주당 의원이 백 대표에게 질문을 했고 백 대표는 각각 1분8초, 1분50초 정도 답변했다.

퓨리오사AI는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기업인 '메타'가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크게 주목받은 스타트업이다.엔비디아 칩에 비해 가격이 싸면서 성능은 준수한 '가성비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대만 TSMC가 퓨리오사AI에 투자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오면서 더욱 주목도가 높아졌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탈 엔비디아'에 대한 흐름이 거세지는 상황과 맞물려 퓨리오사AI는 IT 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이처럼 굵직굵직한 이슈를 마주하고 있는 스타트업의 대표는 일정이 바쁠 수밖에 없고 처리해야할 업무도 산적하다. 단 3분30초의 답변을 듣기 위해 국회가 하루종일 발을 묶어둬야 하는지 의문이다.

백 대표와 함께 과방위에 출석한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더 심각하다. 오전에는 질의가 없었고 오후 회의 때 57초 정도 답변한 것이 전부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 출신의 VC(벤처캐피탈) 업계 핵심 인물의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만든 셈이다.

국회는 종종 코미디 같은 일을 보여준다. 마약 이슈가 한창이던 2022년 국정감사 때 '먀악 베개'로 마케팅했던 모 스타트업 대표를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하려 했던 건은, 국회를 바라보는 스타트업들의 시선을 냉랭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스타트업의 성장에 있어서 국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법·제도를 개선해 이들이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판'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이슈에 편승해 갈 길 바쁜 창업가들을 불러내는 구태가 더이상 반복돼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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