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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반점 기습한 백종원처럼…AI가 대신 가맹점 곱씹는다

김성휘 기자 기사 입력 2024.08.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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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스타트업씬] 8월 4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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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필레-오-피시(생선버거)/사진=맥도날드
맥도날드 필레-오-피시(생선버거)/사진=맥도날드

#최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자사 브랜드 가맹점을 찾아가거나 음식을 주문해 먹어보는 콘텐츠를 유튜브에 선보였다. 음식 퀄리티가 유지되는지 점검하는 암행어사같은 행보다. 프랜차이즈는 수많은 가맹매장의 서비스를 균일하게 유지하기 쉽지않다. 데이터의 관점에선 매장별 제각각의 데이터가 쏟아지는데 이걸 수집하는 것도 까다로운 일이다.

백 대표처럼 일일이 서비스를 주문하지 않고도 매장 정보를 관리할 수 있다면 어떨까. 2023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설립된 하모나이즈(Harmonyze)는 프랜차이즈 사업자들이 AI(인공지능)를 사용해 복잡한 데이터를 수집·관리할 수 있게 한다. 이 회사는 최근 바워리캐피탈이 주도한 프리시드 라운드에서 200만달러(약 27억원)를 투자유치하며 주목 받았다.


뉴욕 스타트업 '하모나이즈' 200만달러 투자유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자사 가맹브랜드 '홍콩반점'에서 자장면을 주문한 모습/사진=유튜브 백종원 채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자사 가맹브랜드 '홍콩반점'에서 자장면을 주문한 모습/사진=유튜브 백종원 채널
프랜차이즈는 기업-고객 관계뿐 아니라 본사-가맹점주 등의 관계도 중첩돼 다양한 이해관계가 발생한다. 하모나이즈의 AI 에이전트는 가맹본사와 가맹점 사이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제품이 제대로 공급됐는지, 사업 관련 보험을 최신 상태로 갱신하고 있는지 등 200종류 이상의 과제를 점검한다. 가맹본사든 점주든 정보관리에 덜 신경쓰는 대신 보다 전략적인 고민을 할 여지를 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인 개리 리스코비치 CEO(최고경영자), 조니 그린스펀 CTO(최고기술책임자)가 공동 창업했다. 리스코비치는 여러 스타트업의 제품 관리자, 그린스펀은 세일즈포스 등의 기업에서 엔지니어로 각각 일했다. 그린스펀은 아버지가 피자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다.

이들은 "프랜차이즈 분야에 엄청난 양의 비정형 데이터가 있으며 AI가 이를 풀어내고 사용 가능한 것으로 변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리스코비치 CEO는 "가맹점주는 혁신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맥도날드의 '필레-오-피시'(생선버거)가 한 가맹점주의 아이디어였다고 말했다.

실제 맥도날드에 따르면 생선튀김버거인 필레-오-피시는 1962년 신시내티의 한 점주가 착안했다. 당시 카톨릭이 강한 미 서부 일부 지역에서 매주 금요일은 '고기 안 먹는 날'이었고, 자연히 햄버거 매출은 타격을 입었다. 신시내티의 한 맥도날드 매장은 고기패티 대신 생선살을 튀긴 패티로 생선버거를 개발했다.

이것이 인기를 끌자 1965년 맥도날드 모든 매장에 정식 메뉴로 등장했다. 리스코비치는 이 같은 혁신 데이터를 수집, 분석할 수 있다면 다른 모든 매장에서 비슷한 개선을 촉진할 수 있다고 본다.


푸쉬업하는 로봇…못하는 게 뭐야?


/영상=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개발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가 팔굽혀펴기를 하는 모습이 화제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최근 공개한 영상에서 아틀라스 휴머노이드가 능숙하게 팔굽혀펴기를 하는 장면을 담았다. 아틀라스는 두 발로 선 자세에서 상체를 숙이더니 두 팔을 땅에 짚고 이어서 '푸쉬업'을 시작한다.

인간을 닮은 로봇 휴머노이드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가운데 회사 측은 이들의 활동영역에 한계가 없음을 과시하는 듯하다. 물론 산업현장에서 푸쉬업 동작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이 동작은 휴머노이드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의 경쟁력을 보여준다고 동영상을 공개한 테크크런치가 평가했다.

한편 중국 로봇기업들도 빠른 속도로 미국을 추격하고 있다.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월드로봇컨퍼런스에서는 유니트리, 머시너리로보틱스 등 중국 기업들이 자체 기술로 생산한 각종 로봇이 선보였다.

특히 유니트리 휴머노이드는 마치 미국의 로봇기업들 보란듯이 펄쩍펄쩍 점프를 하면서도 균형을 잡고 넘어지지 않았다. 커피 등 요리를 만드는 로봇팔도 전시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나 대신 결제까지 부탁해" 진화하는 AI 에이전트


'AI 에이전트(대리인)'는 사람 대신 여러가지 일을 해주는 AI 시스템이다. 일정을 관리해주고, 숙박이나 항공권을 검색·예약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단 마지막 결제만큼은 사람이 해야 하는 게 지적됐다. 이런 의문에 답하는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미국의 스카이파이어(Skyfire)는 AI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결제까지 할 수 있는 네트워크망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850만달러(약 113억원)의 시드 자금을 유치했다고 공개했다. 이번 투자엔 인셉션 캐피털, 애링턴 캐피털 등이 참여했다.

소중한 돈을 AI 시스템에 맡겨도 될까. 스카이파이어의 AI 에이전트는 허용된 일정 금액까지만 결제할 수 있다. 오남용을 막기 위한 장치도 도입해 신용카드 등 기존 결제방식 대신 디지털 지갑에 보관한 돈을 이용한다. 이를 위해 미국달러의 가치에 고정된 디지털 스테이블코인 USDC를 사용한다.

AI 에이전트가 지출을 설정금액보다 초과하려면 사용자에게 신호를 보낸다. 사용자가 승인하면 비로소 한도를 넘는 금액을 결제할 수 있다. 이 내역은 사용자가 점검 가능하다. 이런 자율결제 방식은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을 원격관리하거나, 일정 금액만 들어있는 체크카드를 주는 것과 비슷하다.

현재 주수익원은 B2C(기업-고객 거래)보다는 B2B(기업간거래)다. 자동차 부품기업 덴소의 구매결제 시스템 등에 이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스카이파이어는 고객사에서 일정비율의 수수료를 받는다.

크레이그 드윗 스카이파이어 공동 창업자는 "AI 에이전트가 결제를 할 수 없다면 단지 화려한 검색일 뿐"이라며 "우리는 에이전트가 실제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 파산, 고객돈 물려 있는데 창업주 재도전


산캐트 파탁/사진= 소셜미디어
산캐트 파탁/사진= 소셜미디어
미국의 핀테크 스타트업 시냅스(Synapse)가 지난 5월 파산, 거액의 고객 돈이 묶였던 가운데 이 회사 창업자인 산캐트 파탁이 로봇 스타트업으로 재기를 꿈꾸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파탁은 새 스타트업인 '파운데이션'에 매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사로 이미 트라이브 캐피탈 외에 다른 엔젤 투자자로부터 프리시드 단계에서 1100만달러(147억원)를 투자유치했다. 그는 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AI와 로봇을 통해 사람들이 노동에서 벗어나 열정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스타트업의 비전보다는 시냅스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더욱 관심을 끈다. 파탁이 2014년 창업한 시냅스는 다른 핀테크 기업이 은행 서비스와 제휴할 수 있게 돕는 솔루션을 펼쳤다. 지출관리 앱(애플리케이션)이나 예금에 따라 리워드를 주는 앱 등 다양한 핀테크 기업을 은행과 연결했다.

시냅스는 한때 유망한 핀테크로 주목 받았다. 투자자 가운데 앤드리슨호로위츠(a16z)도 있다. 하지만 시냅스는 지난해 들어 급격히 경영이 나빠지더니 올 4월 파산보호신청(챕터11)을 했다. 이에 지난 7월 기준 수백만 명이 약 1억6000만달러(2140억원)의 예금을 돌려받지 못한 걸로 전해졌다. 고객 대부분은 시냅스와 협력한 핀테크의 고객이다.

시냅스는 파트너사였던 이볼브 은행과 서로 책임을 미루는 것으로 보인다. 파탁은 지난 20일 X를 통해 "시냅스의 예전 파트너인 이볼브 은행이 고객에게 지불을 시작하고 그들이 만든 적자를 메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냅스의 몰락에 '남 탓'을 한 셈이다. 이 사건이 어떻게 결론날 지는 불투명하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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