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하는 K-스타트업 '이것'부터 챙겨라…글로벌 VC의 조언

남미래 기자 기사 입력 2023.10.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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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앤아처, 글로벌 콘퍼런스 '에이스트림' 개최

(좌측부터) 마이클 크로(Mikael Krogh) 인베스티게이트VC(Investigate VC) 창업자 및 고문, 러스 노이(RUSS NEU) 퀘스트벤처스(Quest Ventures) 파트너, 안나벨 리(Annabel Lee) 도쿄이과대학 이노베이션캐피탈 심사역/사진제공=본인
(좌측부터) 마이클 크로(Mikael Krogh) 인베스티게이트VC(Investigate VC) 창업자 및 고문, 러스 노이(RUSS NEU) 퀘스트벤처스(Quest Ventures) 파트너, 안나벨 리(Annabel Lee) 도쿄이과대학 이노베이션캐피탈 심사역/사진제공=본인
"한국의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겸손하다. 그러나 때로는 독이 될 때도 있다."

24일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 와이앤아처 주최로 열린 글로벌 콘퍼런스 '에이스트림(A-STREAM)'에서 만난 싱가포르 VC 인베스티게이트VC(Investigate VC)의 마이클 크로 창업자 및 고문은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스타트업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마이클 고문은 "(IR 대회에서) 한국의 스타트업 창업자는 자신의 제품이 아직 부족하고 발전할 점이 많다는 식으로 설명한다"며 "하지만 개발 수준이 비슷한 미국 스타트업들은 적극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홍보하면서 영업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사업 성과보다는 수상 이력 등 공신력을 어필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스타트업은 어떤 정부 지원사업을 따냈고, 어디서 투자 받았는지 등 '공신력'을 인정받은 걸 어필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해외 벤처캐피탈(VC)이 궁금한 건 매출이나 판매량 등 시장 지표들이다"고 말했다.

마이클 고문은 1998년부터 벤처투자 업계에 뛰어든 25년 베테랑 심사역이다. 2018년 싱가포르에 설립한 인베스티VC의 운용자산(AUM)은 3000만달러(약 400억원)으로, 글로벌 AC 앤틀러(Antler) 등 15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마이클 고문은 주요 투자 기준으로 '네트워크 이펙트'(network effects)를 꼽았다. 그는 "네트워크 이펙트란 제품을 출시하고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고도화된 제품을 다시 내놓거나 새로운 제품을 출시해 사용자의 이탈을 막는 것을 말한다"며 "네트워크 이펙트가 형성되지 않은 제품은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8년부터 에이스트림에 참가한 러스 노이(RUSS NEU) 퀘스트벤처스(Quest Ventures) 파트너는 한국 스타트업이 해외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사업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퀘스트벤처스는 싱가포르 기반의 VC로, 싱가포르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 22개사 중 4개사에 투자했다. AUM은 1억2000만달러(약 1600억원)에 달한다.

러스 파트너는 "한국 스타트업은 정부 지원을 받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제품을 출시할 때 전략적인 면이 다소 부족한 경우가 있다"며 "해외에 진출할 때는 투자 유치보다 사업 성장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사업이 성장하면 자연스럽게 자금이 들어오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일본 VC인 도쿄이과대학 이노베이션캐피탈 안나벨 리 심사역은 해외 진출에 나서는 스타트업에게는 현지 파트너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쿄이과대학 이노베이션 캐피탈은 도쿄이과대학의 VC로, AUM은 110억엔(약 988억원)에 달한다. 현재 한국 등 해외에도 투자하는 3호 펀드를 100억엔(약 900억원) 규모로 조성하고 있다.

이 심사역은 "일본은 시장은 크지만 공격적인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 스타트업이 기대하는 만큼 투자를 받거나 성장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해외에 나갈 때 사업 성장을 도와줄 파트너를 찾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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