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향숙 이화여자대학교 제18대 총장

"인공지능(AI)은 전 분야와 연계된다. AI와 법, AI와 생명 등 어떤 전공이든 AI와 융합할 수 있다. 이화여대 출신이면 AI 분야에서 누구나 일할 수 있도록 AI 기반 교육 인프라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이향숙 이화여자대학교 신임 총장(18대)은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의 인터뷰에서 "임기 동안 학생 중심형 미래 AI 교육 대전환을 목표로, AI 활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과정으로 개편해 나가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화여대는 2022년 AI 전공 신설, 2023년 AI대학 신설, 2024년 지능형반도체공학전공을 신설하는 등 'AI 혁신 허브'로 도약하는 밑그림을 단계별로 그려나가고 있다. 이향숙 총장은 "올해 AI 관련 신설학과 경쟁률이 약 12.73대 1를 기록했다"며 "공대에서 단연 최고였다"고 말했다.
이화여대는 1996년에 세계 최초로 여자공과대학을 설립해 공학인재 양성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향숙 총장은 수학과 교수다. 이화여대에서 이공계 계열 교수가 총장이 된 건 개교 이래 처음이다. 이 총장은 이화여대 수학과 학사·석사, 미국 노스웨스턴대 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1995년 이화여대 교수로 부임했다. 수학의 암호학 분야에서 대표적인 연구자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11월 교수, 직원, 학생, 동창의 참여로 진행되는 직선제 투표와 이사회 선임을 거쳐 이화여대 제18대 총장에 선출됐다. 임기는 2029년 1월 31일까지 4년이다. 이 총장은 "이화여대 139년 역사상 최초 과학기술계열 총장이 선출됐다는 것은 시대정신이 반영됐고, 또 과학기술전문가 리더, 여성과학기술 리더에 대한 구성원의 기대와 열망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총장 취임 직전 기업가센터장(2019~2021년), 산학협력단장(2021~2023년) 등의 보직을 맡아 기술창업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 총장은 "현대적 대학의 원형을 갖춘 최초의 기관 볼로냐대학교(1088년 설립)가 '교육' 중심이었다면, 그 이후 독일 훔볼트 대학의 '연구중심대학' 모델이 관심을 받다가 지금은 산·학협력이란 새 기능이 추가돼 대학의 국가·지역경제 기여 기능이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변화는 디지털 대전환, AI 혁명, 글로벌 연결성의 확장 등 그 속도와 영향력이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며 " 이러한 대전환의 흐름 속에서 이화여대의 역할은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세계적 수준의 연구개발과 기술창업 등 혁신 활동을 통해 성장의 견인차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임기 동안 기후위기, 디지털 윤리, 생명과학과 AI의 접목 등 시대적 도전과제에 대응하는 연구를 적극 지원하고, 기업, 연구기관, 글로벌 대학·기구들과의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선 이화형 AI 미래 교육 모델을 확립한다. AI 기반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고 모든 재학생의 AI 역량 강화를 위해 'AI 포 올 이화(AI 4 All Ewha)' 프로그램을 기획해 도입할 계획이다. 또 유연계약제 및 성과보상제, 특수목적 기금 확보 등을 통해 최고 수준의 교원을 충원, 퍼스트무버(선도자)형 연구리더십도 구축한다.
학문간 융합 연구를 위해 '융합혁신연구원'도 신설한다. 그는 "이공계뿐만 아니라 인문사회, 의대, 약대, 법학전문대학원, 사범대, 음대, 조형대 등 종합대학의 강점을 살리는 융합교육과 연구 기반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대목동병원, 이대서울병원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화 첨단 융복합 메디·헬스케어 클러스터'를 구축, 연구 및 진료 역량을 강화하고 의료원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이 총장은 "이화가 1886년부터 지금까지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아시는 분들은 '사회적 자산으로서의 이대'를 인정해 주신다"며 "그러한 점에서는 앞으로도 여성 교육의 산실이란 기대에 부흥해 나가려면 이화인의 첨단기술이 사회에 환원되고 기술 사업화가 연구력 향상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는 등 국가 경제 발전에 선구적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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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류준영 차장 joon@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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