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생태계 살아야 글로벌 AI 전쟁 승리"…김학균 VC협회장 목표는

남미래 기자 기사 입력 2025.03.0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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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김학균 퀀텀벤처스코리아 대표/사진제공=본인
제16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김학균 퀀텀벤처스코리아 대표/사진제공=본인
"인터넷, 모바일 혁명에 이어 AI(인공지능) 혁명 시대인 지금이 경제발전에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벤처생태계가 제대로 복원돼야 대한민국도 기회가 있습니다. 기술주 시장인 코스닥의 입지를 다지고 훌륭한 창업가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협회(VC협회) 신임 회장(퀀텀벤처스코리아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만나 "기술국가로 성장한 대한민국은 또 다른 모멘텀을 찾아야 할 때"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학균 회장은 지난달 25일 제16대 VC협회장으로 취임했다. 김 회장은 운용자산(AUM) 1조원 이상 대형 VC의 60대 대표가 협회장을 맡는 기존 관행을 깨고 선출되며 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김 회장은 1972년생으로 AUM 3500억원인 퀀텀벤처스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또, 김 회장은 협회 설립 이래 처음으로 경선을 통해 선출됐다. 그동안 협회장은 원로 인사 중 1명을 추대해 선출돼 왔다.

김 회장은 "AUM, 나이 등 고정관념을 깨고 뽑아준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가장 낮은 곳에서 소임을 다하며 VC의 역할과 위상을 설파하겠다"고 말했다.


'돈맥경화' 회수시장, "코스닥 활성화·벤처 글로벌화 추진"


제16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김학균 퀀텀벤처스코리아 대표/사진제공=한국벤처캐피탈협회
제16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김학균 퀀텀벤처스코리아 대표/사진제공=한국벤처캐피탈협회
현재 VC 업계의 가장 큰 문제는 경색된 회수시장이다. 코스닥 시장을 통한 기업의 자금 조달 규모는 2000년 7조1000억원, 2024년 7조6000억원으로 그동안의 경제 규모 증가에도 불구하고 큰 차이가 없는 실정이다. 코스닥 시장의 개인투자자 비중은 약 80%로 단기 투기성 시장으로 변질되면서 기관투자자의 유입도 줄고 있다.

이에 김 회장의 공약도 회수시장 활성화에 방점을 찍었다. 김 회장은 "기술주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해야 하는데, 투기성 시장으로는 우수한 기업이 나오기 쉽지 않다"며 "코스닥 펀드 조성을 정부에 건의하는 등 코스닥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혁신기업이 배출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NYSE)로 거래소가 분리된 미국 증시처럼 코스피와 코스닥을 분리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나스닥과 NYSE는 좋은 기업을 유치하려는 기업공개(IPO) 경쟁이 치열하다. 거래소가 상장 업무를 독점한 한국의 경우, 좋은 기업들이 코스피 상장을 선호하면서 코스닥이 2부리그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김 회장은 "나스닥과 NYSE의 치열한 IPO 유치 경쟁 결과, 전세계 시가총액 1위~7위 기업이 모두 나스닥에 상장해 있다"며 "기술주 육성의 장이라는 코스닥 설립 취지에 맞게 코스피와 코스닥을 분리해 IPO 유치 경쟁을 시켜야 한다"고 했다.

미국, 싱가포르 등 해외 거래소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국내 혁신기업의 해외진출도 지원할 계획이다. 나스닥처럼 국내 시장을 키우는 동시에 혁신기업의 해외상장도 지원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회수통로를 다양화한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최근 스타트업들이 글로벌을 목표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회수시장도 글로벌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 개선·좀비VC 퇴출…건전한 벤처생태계 조성


제16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김학균 퀀텀벤처스코리아 대표/사진제공=한국벤처캐피탈협회
제16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김학균 퀀텀벤처스코리아 대표/사진제공=한국벤처캐피탈협회
김 회장은 VC업계의 획일적인 규제 개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의무보유 확약(락업) 확대를 골자로 한 IPO 제도 개편안, 핵심운용인력 이탈에 따른 패널티 등이 대표적이다.

김 회장은 "규제의 목적을 고민해봐야 한다. 사실 VC 투자금은 정책자금, 연기금, 공제회 등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자금으로,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해 락업 확대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이는 VC의 회수를 가로막고 신규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는 등 전체 생태계에 부작용을 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핵심운용인력이 이탈하면 펀드 관리보수를 삭감하는 패널티도 도덕적 해이와 직업윤리 부족 등 본래 취지보다 부작용이 많은 만큼 규제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혹한기에 펀드 결성과 투자를 안 하는 '좀비VC'가 늘어나는 만큼 업계 구조조정도 지원할 방침이다. 김 회장은 "더 이상 펀드를 조성하고 투자하지 않는데 기존 펀드의 만기가 남아 있어 문을 닫지 못하는 곳이 적지 않다"며 "협회가 중심이 돼 만기가 남은 펀드를 다른 VC에 이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의 다양성을 높이는 신생 VC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대형VC들이 성공적으로 펀드를 운용하며 벤처 생태계 성장에 큰 기여를 해왔다"며 "중소형·신생 VC도 창의적인 투자 아이디어로 펀드를 조성하는 등 중요한 벤처생태계 일원이다. 이들이 원활하게 펀드 결성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협회장으로써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출자자 외연 확대를 위해 펀드 수익률도 세분화해 공개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모험자본으로 불리지만 사실 VC 펀드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해왔다. 펀드 조성 연도나 VC 업력, 투자분야 등 다양한 기준으로 나눠 펀드 수익률을 집계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벤처펀드가 안정적인 투자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더 많은 출자자들이 벤처투자에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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