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성능 컴퓨팅 기술 아세안 수출...국내 기업 진출 발판 될 것"

대전=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5.03.10 06:00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공유하기
글자크기

[인터뷰] 이식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원장
"슈퍼컴 6호·하이브리드 양자컴퓨팅 개발 본격화"
"한-아세안 협력기금(AKCF)과 손잡고 글로벌 진출"

이식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원장/사진=KISTI
이식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원장/사진=KISTI
"슈퍼컴퓨터 6호기와 하이브리드 양자컴퓨팅을 통해 반도체, 첨단바이오 등 12대 국가전략기술 R&D(연구개발)를 적극 지원하겠다. "

이식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신임 원장은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인터뷰에서 "HPC(고성능컴퓨터)·양자컴퓨팅·AI(인공지능)'을 핵심 경영 키워드로 정하고 연초 사업계획을 수립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KISTI는 첨단 연구용 인프라를 개발·지원하는 기관이다. 슈퍼컴 5호기(누리온) 구축·운영 등 공공 HPC 인프라 서비스를 맡아왔다. 최근에는 AI 연산에 특화한 GPU(그래픽처리장치) 기반 슈퍼컴 6호기 구축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1월27일 취임한 이 원장은 2000년 KISTI에 입사해 슈퍼컴퓨팅응용실장, 국가슈퍼컴퓨팅본부장, 국가초고성능컴퓨팅 실무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한 초고성능컴퓨팅 분야 전문가다.

이 원장은 먼저 "슈퍼컴 6호기는 올해말까지 장비를 설치해 내년 상반기 중 시범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략 8000대 규모의 GPU가 장착될 슈퍼컴 6호기의 도입 예산은 약 4483억원. 6호기는 5호기(누리온) 보다 계산 속도가 23배 이상 향상된 600페타플롭스(PF, 초당 60경번 연산)급의 시스템이다. 저장공간도 10배 이상 크다는 설명이다.

이 원장은 "생성형AI 열풍으로 인해 초고성능 컴퓨터의 역할이 더 커지면서 6호기에 대한 기대도 더 커졌다"며 "세계 10위권 수준의 슈퍼컴 6호기를 통해 연구자와 기업이 마음껏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보다 효율적인 연구환경 기반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원장은 기존 슈퍼컴과 양자컴퓨터 기술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양자컴퓨팅'을 개발, "HPC 혁신을 이루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양자컴퓨터는 특정 연산 분야에서 슈퍼컴 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가진다. 기존 컴퓨터가 0과 1, 두 가지 상태로 정보를 처리하는 것과 달리 중첩과 얽힘 등 양자역학적 특성을 활용해 훨씬 더 많은 경우의 수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터가 신약, 신소재 등 신성장동력산업 R&D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원장은 "현재 기술 수준에서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R&D에 양자컴퓨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기존 양자컴퓨터와 슈퍼컴퓨터를 서로 연결한 하이브리드 양자컴퓨팅 시스템을 구현해야 한다"며 이같은 시스템을 개발하는 로드맵을 마련해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KISTI는 빅데이터와 슈퍼컴 기술력을 인정받아 복지부·과기부 등 4개 부처청과 함께 1000억원대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을 진행한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 바이오·의료 데이터를 전부 통합하는 작업으로 국내 연구자들이 고품질의 유전체 데이터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또 "이를 통해 정밀의료 발전과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ISTI는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한-아세안(ASEAN) 디지털 혁신 플래그십' 사업도 올해 본격화 할 예정이다. 아세안 회원국에 HPC 기반 활용 환경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한-아세안 협력기금(AKCF)으로부터 총 4년간 약 147억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아세안 10개국을 대상으로 △연산용량 3.5PF의 초고성능컴퓨터 인프라구축 △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 플랫폼 수출 △4년간 160명을 대상으로 HPC 활용 연수교육 등의 사업을 펼쳐나가는 내용이다.

이 원장은 "태국과 싱가포르를 제외한 아세안 회원국 8개국은 HPC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특히 데이터, AI 등의 핵심인 GPU, NPU(신경망처리장치) 기반의 초고성능 컴퓨팅 환경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우리가 HPC 하드웨어 구축과 활용 노하우를 전수해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 향후 한국이 보유한 우수한 AI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아세안 회원국에 수출함으로써 우리 기업의 아세안 진출 가능성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KISTI' 기업 주요 기사

관련기사

이 기사 어땠나요?

이 시각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