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기술사업화·창업이라는 화두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2.08.1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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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2벤처붐의 성과와 미래를 점검하기 위한 'K+벤처'(K애드벤처) 행사에 참석, "세계 4대 벤처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 국정성과 홍보의 키워드는 '창업'이다. 청와대 시그널에 맞춰 해당 부처들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특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관련기관들의 최근 활동이 이런 흐름에서 더 도드라져 보인다.

과학기술·경제분야 대통령 헌법 자문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지난 24일 공동개최한 심포지엄에선 한결같이 '코리아 패러독스'(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에도 기업의 실적이나 경제 성장세가 시원치 않은 현상)를 지적하고 나섰다.

이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연구·개발 결과가 사업화로 원활히 연결되지 않는 괴리현상이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염한웅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은 "기술패권 경쟁격화, 기후변화에 대응한 산업의 전면적 개편 속에 연구·개발 투자의 성과와 효율성에 대한 보다 깊은 통찰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런 자조섞인 목소리는 연구현장에서도 터져나왔다. 지난 26일 3년 임기를 마친 노정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은 화상으로 이뤄진 기자간담회에서 "저조한 연구·개발 투자효율"을 언급했다.

연구소기업, 연구·개발특구정책 등을 주도한 용홍택 과기정통부 1차관은 이달 들어 매주 기술이전·사업화·창업의 최전선을 다니며 챙겼다. 현장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가는 곳마다 "국책연구·개발 뒷단도 관심 있게 지켜봐달라"는 호소가 이어졌다. 용 차관과 출연연 기술을 활용해 창업한 기업 대표, 출연연 및 대학 관계자들이 3차례 함께한 자리에선 다양한 제언이 쏟아졌다. 이중 A씨는 "연구원이 보유한 기술을 활용해 창업하는 일반적인 주도형 창업 외에 위임형, 개방형 등 유형을 다각화한 정책지원제도를 만들자"고 말해 주목받았다. 개방형 연구원 창업은 비즈니스 역량을 보유한 외부 전문가와 기술역량을 보유한 내부 연구직 직원이 공동기획 창업을 하는 것이다. △성과확산형 △기술합작형 △경영혁신형 △학·연·병 합작형으로 창업유형을 세분화해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자는 얘기도 공감을 얻었다.

용 차관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완전히 거꾸로 된 생각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대가 변했고 현실이 절박하다면 전략적 구상도 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가는 곳마다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출연연의 외연확대를 목표로 시장적용·창출 중심의 연구·개발로 전환하자."

내년 국가 연구·개발 예산은 30조원에 육박한다. 최근 물가상승·조세저항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올해보다 더 내도 좋다는 마음이 생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란 질문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삶의 질 향상, 사회문제 해결, 일자리 창출 등이 해답이 될 수 있다. 그건 서랍 속 논문·특허로는 이뤄낼 수 없다. 창업의 원동력이 될 공공 연구·개발 성과의 사업화 제고가 화두로 던져진 지금 이를 위해선 공공 연구·개발 주체들에 대한 유인체계 마련이 우선돼 보인다. 기술이전에 성공한 연구자에 게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 부여, 기술이전 조직의 전문화, 기술키움(응용단계연구) 예산의 확대, 기술벤처를 우대한 연구·개발투자제도 마련, 연구자 창업지원제도 강화 등 그간 소극적이었거나 만지작거린 대안카드를 모두 꺼내보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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