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우리가 바이오산업에 주목하는 3가지 이유

윤지환 교수 기사 입력 2022.08.1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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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칼럼] 윤지환 고려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윤지환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윤지환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전세계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바이오산업의 시장규모는 2020년 기준 4970억달러에 달했고,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9.4%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스닥에 상장된 바이오기술 관련 회사의 주가지수 인덱스는 5년 전만 해도 3000 미만이었지만, 2021년 7월 현재 5000을 넘는다. 우리가 바이오산업에 주목하고 성장하리라 기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바이오산업은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망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120세 시대를 말하는 요즘이지만,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한국인 기대수명은 2019년 기준으로 아직 83세 정도다. 인간의 수명은 사실상 인체를 구성하는 각종 장기와 그 장기를 구성하는 세포의 수명에 달렸다.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존 거든 교수와 일본 교토대학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는 이미 여러 차례 분화를 마쳐 노화된 세포를 미성숙 세포로 되돌릴 수 있는 '역분화DNA'를 발견했다.

이를 일반 체세포에 주입해 유전자 염기서열을 조정했더니 이미 노화된 체세포도 각종 장기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역분화줄기세포로 되돌리는 기술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이 기술은 수정란이나 난자를 사용하지 않고 이미 자라난 체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배아줄기세포가 겪는 각종 윤리 논란에서도 벗어나고 면역 거부반응에서도 자유롭다. 이러한 기술을 활용해 미국, 영국, 일본 등지에서 세포와 장기의 수명을 되돌려 결국 인간의 건강수명을 연장하려는 기술을 보유, 개발 중인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둘째, 인간 유전자지도 정보를 해독해 바이오기술의 발전방향에 대해 이해하기 쉬워졌기 때문이다. 컴퓨터 파일에 0과 1이 2진법으로 어떤 순서로 나열돼 있느냐에 따라 정보가 달리 저장되듯, 모든 생명체는 DNA 속에 4가지 염기성분인 아데닌, 티민, 시토신, 구아닌이 어떤 순서로 나열돼 있느냐에 따라 유전정보가 달리 저장된다.

컴퓨터 A의 파일을 USB에 담아 컴퓨터 B에 옮겨서 저장하고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듯이 바이오의 세계도 컴퓨터와 유사해 인간 DNA 속의 유전정보를 잘라서 DNA 운반체에 담아 박테리아에 이식하면 박테리아가 이를 처리하고 반응하게 된다. 이러한 바이오기술 사업화의 대표적인 예가 당뇨병 치료약이다. 1976년 캘리포니아대학의 허버트 보이어 교수는 제넨텍을 설립하고 인간의 DNA 중 인슐린을 만드는 부분을 잘라 박테리아에 주입했다. 박테리아는 짧은 시간에 기하급수적으로 분열하므로 인슐린을 대량 생산하게 된 것이다.

셋째, 바이오기술의 발전으로 상상하던 바를 현실화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 개봉한 영화 '쥬라기공원'은 모기가 빨았던 공룡의 피 속의 DNA를 추출해 현 시대에 공룡을 만든 이야기다. 이제는 이를 응용해 선사시대에 멸종된 매머드 코끼리를 비롯한 여러 동물을 부활시키려는 시도가 각국 연구진에 의해 활발히 이뤄져 가시적인 성과와 논문이 나오고 있다.

'23andMe'를 비롯한 많은 업체에서 건강검진을 하면 피 몇 방울로 유전정보를 분석해 미래 걸릴 수 있는 질병까지 예측하는 시대다. 3D(3차원) 바이오 프린팅기술로 줄기세포를 잉크로 사용해 혈관, 난소와 같은 인공장기 생산에 대한 임상시험이 활발히 진행 중이며, 새로운 화장품이나 의약품이 인체에 미치는 독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간, 심장, 폐 등의 미니 장기가 제작되고 있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상상하던 이야기가 눈앞의 현실이 되어가는 시대인 것이다.

유전자 가위와 편집을 활용한 바이오기술의 발전, 그리고 줄기세포 관련기술이 발전할수록 수명연장을 위한 개인 맞춤형 바이오의약품과 인공장기산업이 발전할 것이다. 바이오산업이 우리 삶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관련 스타트업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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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윤지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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