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주요 협회 운영 플랫폼 및 법률·부동산 플랫폼 월 이용자 수/그래픽=윤선정한국세무사회를 비롯한 직역단체들이 민간 플랫폼에 대응해 자체 플랫폼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실제 시장 영향력은 미미하고, 이용률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벤처·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종합소득세(종소세) 환급 신청 서비스를 주도해온 삼쩜삼 등 민간 플랫폼에 맞서 한국세무사회도 '국민의 세무사' 앱을 출시하며 본격 경쟁에 나섰다. 세무사회는 그동안 삼쩜삼이 세무사법을 위반했다며 소속 세무사 징계, 고발 등 강경 대응을 이어온 바 있다.
이번에 출시한 '국민의 세무사' 앱은 자영업자, 프리랜서, 소상공인 등 납세자가 본인 인증 후 홈택스 접속 없이도 소득금액을 확인하고 세무사에게 종소세 신고를 의뢰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세무사와 직접 연결돼 절세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세무사회 관계자는 "플랫폼에 등록된 세무사를 선택해 신고 대행을 의뢰할 수 있다"며 "개개인 상황에 맞는 절세 상담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방식은 자비스앤빌런즈가 운영하는 '삼쩜삼TA'와 유사하다. 삼쩜삼TA은 납세자와 세무사를 연결하는 구조로, 지난해 세무사회는 해당 서비스를 세무사법 위반으로 고발한 바 있다. 이에 자비스앤빌런즈 측은 "삼쩜삼TA는 광고비를 세무사로부터 받는 구조로, 무자격자 세무대리 알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직역단체의 자체 플랫폼 출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2022년 의뢰인과 변호사가 채팅, 전화 및 화상상담을 하는 '나의변호사'를, 한국공인중개사협회도 2023년 부동산 정보플랫폼 '한방'을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 플랫폼의 이용률은 매우 저조한 상태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한방의 월 이용자 수는 4만2615명이다. 같은 기간 민간 플랫폼인 직방의 월 이용자수는 172만7198명으로, 40분의 1 수준이다.
'나의 변호사'의 이용자 수는 모바일인덱스에서 집계가 되지 않을 정도로 수치가 낮다. 모바일인덱스는 일간, 주간, 월간 이용자 수 순위가 1만위 이내 앱만 데이터 확인 가능하다. 민간 플랫폼 로톡은 지난달 월 이용자 수 1만6007명을 기록했다. 웹 트래픽 분석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같은 기간 웹 방문자도 '나의 변호사'는 21만4934명인 반면 로톡은 115만4000명으로 5배 이상 많았다.
대한약사회 산하 약학정보원이 운영하는 공적처방전달시스템(PPDS)도 마찬가지다. 전체 약국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만8000곳 이상이 가입했지만 닥터나우, 나만의닥터 등 주요 비대면진료 플랫폼과의 연동 부재, 시스템 오류, 처방 지연 등으로 실효성은 낮다는 평가다. 지난달 취임한 대한약사회 권영희 회장도 PPDS를 그대로 유지하되, 서비스를 확대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협회 중심 플랫폼이 시장에서 외면받는 이유로 기술력 부족과 사용자 친화성 부족을 꼽는다. 스타트업 관계자는 "민간 플랫폼은 수십, 수백명의 개발과 운영인력이 투입돼 이용자 편의성과 UI/UX(사용자 인터페이스·사용자 경험) 개선, 서비스 업데이트에 집중하지만 협회는 스타트업처럼 인력과 비용을 투입해 빠른 개발과 마케팅이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직역단체의 플랫폼은 태생 자체가 단체의 이익 보호 등 특정 목적이 앞선다"며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시장의 반응을 얻긴 힘들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