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벤처·스타트업 투자흐름은 미래산업과 기업에 대한 전망을 나타냅니다. 파편화된 벤처투자를 유니콘팩토리가 직접 모아서 분석했습니다. 생생한 벤처캐피탈(VC) 업계 종사자의 목소리와 함께 이달의 벤처투자 흐름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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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주요 투자유치 /그래픽=윤선정올해 1분기 국내 신규 벤처투자액 7000억원, 투자건수 150건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AI(인공지능) 기반의 AIaaS(서비스형 AI) 벤처·스타트업에 투자가 집중된 가운데 △의료·헬스케어 △에너지·친환경 △소재·부품·장비 △유통·물류·커머스 등 다양한 업종에 투자가 진행됐다.
투자 라운드별로는 시드와 프리시리즈A 등 초기 투자에 집중된 경향이 두드러졌다. 전체 투자건수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한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지난해 오픈AI의 챗GPT가 완전히 상용화되면서 스타트업이 AI 애플리케이션 단위에서 가야할 길이 선명해졌다"며 "실제 이를 빠르게 적용한 기업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이들의 비전에 공감하는 VC가 늘어난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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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신규 투자 158건, 7105억원…초기투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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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라운드별 투자건수 /그래픽=김현정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집계한 올해 1분기 신규 벤처투자액은 7105억원(비공개 제외), 투자건수는 158건으로 집계됐다. 투자 단계와 금액, 투자사는 스타트업이 직접 공개한 내용을 기준으로 집계했다. 비공개 내용은 집계에서 제외했다.
라운드별로는 시드와 프리시리즈A 등 초기 투자가 82건으로 전체 투자건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시리즈A 27건, 시리즈B 12건으로 집계됐다. 시리즈C 이상 후반 라운드 투자건수는 시리즈C 5건, 시리즈D 1건,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 5건으로 전체 약 7%에 불과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4년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설립 3년 이하 초기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전체 18.6%으로 올해 1분기 대비 절반 수준이었다.
100억원 이상 메가딜도 여럿 진행됐다. 올해 1분기 메가딜은 총 26건으로 집계됐다. 시즐(237억원), 리브스메드(300억원), 더화이트커뮤니케이션(100억원) 등 프리 IPO 3건 외 나머지 투자는 스케일업 단계인 시리즈A와 시리즈B에 집중됐다. 해당 라운드에 총 11건의 메가딜이 성사됐다.
메가딜 중 주목할 만한 투자는 베스트이노베이션이다. 시드 라운드에 23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2019년 설립된 베스트이노베이션은 스킨케어 브랜드 '코페르'(KOPHER)와 건기식 브랜드 '안도'(ANDO)를 국내·외에서 유통하고 있는 식음료(H&B) 기업이다.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과 높은 글로벌 인지도를 높게 평가한 투자사들이 시드 라운드임에도 대규모 투자를 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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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aaS가 이끈 투자…외면 받던 유통·물류·커머스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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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벤처·스타트업 투자유치 개요 /그래픽=김지영업종별로는 IT·정보통신이 투자건수와 금액 모두 가장 많았다. IT·정보통신 37곳이 1948억원을 투자 받았다. 의료·헬스케어(16건, 1344억원), 에너지·친환경(11건, 652억원), 소재·부품·장비(13건, 567억원), 유통·물류·커머스(13건, 551억원)가 뒤를 이었다.
IT·정보통신 투자 37건 중 23건이 AI 기술 기반으로 집계됐다. 생성형 AI가 아닌 다양한 업종에 AI를 접목하는 AIaaS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경쟁력 있는 AIaaS 기업에 투자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AI 에이전트 뤼튼테크놀로지스는 83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뤼튼 투자를 주도한 오진석 굿워터캐피탈 파트너는 "AI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곧 다양한 고객층을 대상으로 한 AI 서비스 전성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며 "뤼튼은 이러한 AI 시장 트렌드를 잘 이끌어 나가고 있는 혁신 기업"이라며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 AIaaS 기업이 실적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도 투자로 이어졌다. 리걸 AI 솔루션 BHSN 투자를 진행한 알토스벤처스 관계자는 "이미 국내 대기업 고객사를 확보했고, 하반기부터 법률체계가 유사한 일본 시장에 본격 진출,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마케팅 출혈 경쟁으로 외면 받았던 유통·물류·커머스에 대한 투자도 눈에 띈다. 배달 대행 플랫폼 부릉이 300억원, 가전 브랜드 '미닉스', 홈 에스테틱 브랜드 '톰', 단백질 식품 브랜드 '프로티원' 등을 운영하고 있는 스마트홈 플랫폼 앳홈이 180억원을 투자 받았다.
앳홈 투자를 주도한 김지윤 한국투자파트너스 심사역은 "단순히 B2C(기업과 고객 간 거래) 제품 판매 회사가 아닌 거시적 환경 변화에 의해 발생하는 여러 사회 문제들을 제품으로 해결하는 회사"라며 "초기 지표가 좋아 해외에서도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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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렉스 1분기에만 6건 투자…잉카인베스트먼트 첫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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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가장 활발하게 투자에 나선 곳은 뮤렉스파트너스로 나타났다. △퓨쳐스콜레 △가제트코리아 △베스트이노베이션 △두어스 △퍼플AI△이노바이드 등 6건의 투자를 진행했다. 시드인 베스트이노베이션과 프리시리즈A인 퍼플AI를 제외한 나머지는 시리즈A 투자였다.
뮤렉스파트너스 관계자는 "2022년 8월 결성된 뮤렉스퍼플3호투자조합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며 "거의 다 소진했고, 올해 2분기 투자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뮤렉스퍼플3호투자조합은 모태펀드가 앵커 출자자로 참여한 청년창업 펀드로 업종에 상관없이 초기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결성액은 445억원, 만기는 2030년 12월이다.
이케아 리테일을 운영하는 잉카그룹의 투자 부문 잉카인베스트먼트가 리코의 시리즈C 투자를 이끈 점도 눈길을 끈다. 이번 투자는 잉카인베스트먼트의 첫 아시아 투자다. 앞서 잉카인베스트먼트는 순환 경제 관련 기업에 10억유로(약 1조5902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18년 설립된 리코는 사업장 폐기물 수거 서비스 '업박스'를 운영하고 있다. 리코는 잉카인베스트먼트가 리드한 이번 시리즈C 투자 라운드에서 585억원을 유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