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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플랫폼 발란이 화장품 유통업체 실리콘투(26,650원 ▲850 +3.29%)로부터 총 15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는다고 28일 밝혔다.
실리콘투가 발란의 전환사채(CB) 75억원어치를 1차로 취득한 뒤 오는 11월부터 내년 5월까지의 매출·영업이익 등이 실적 조건에 부합하면 추가로 75억원을 인수하는 조건부 투자유치 방식이다.
구체적인 조건은 해당 기간 동안 2개월 연속으로 사입판매 매출 50% 이상과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을 경우다. 실리콘투는 2027 회계연도 감사보고서가 공시된 날부터 2028년 말까지 발란의 지분 50%에 1주를 더한 수량을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도 확보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발란이 글로벌 명품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만큼 실리콘투가 보유한 글로벌 유통 네트워크를 통해 양측의 시너지가 커질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발란 관계자는 "이번 투자유치를 바탕으로 신사업 전개를 위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양측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고 더 경쟁력 있는 명품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02년 설립된 실리콘투는 2021년 9월 코스닥에 입성했다. K뷰티 역직구 플랫폼인 '스타일코리안닷컴'을 운영하며 한국 화장품을 전세계 100여개국에 판매하고 있다.
일각에선 발란이 실리콘투에 인수될 가능성도 예상한다. 아모레퍼시픽(117,200원 ▼3,300 -2.74%)이 코스알엑스에 투자한 뒤 콜옵션을 행사해 인수했던 사례나 삼성전자(54,500원 ▼1,800 -3.20%)가 레인보우로보틱스(342,500원 ▼50,000 -12.74%)에 먼저 투자한 이후 콜옵션을 확보해 현재 인수를 진행 중인 사례 등이 이번 발란의 투자유치 방식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발란을 포함해 머스트잇, 트렌비 등 '머트발'로 대표되던 국내 명품 플랫폼 업계는 코로나 기간 크게 성장했으나 지금은 경기 침체로 명품 소비가 위축된 데다 낮은 마진율까지 겹치면서 어려운 경영 환경에 처한 상황이다.
지난해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2023년 기준 3사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발란이 100억원, 머스트잇 79억원, 트렌비 32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소비 둔화와 수익성 악화의 위기에서 발란이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재도약에 성공할지 주목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