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K-딥테크 모멘트

임상연 미래산업부장 기사 입력 2025.02.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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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의실에서 '딥시크 쇼크' 대응과 AI 발전 전략 긴급 간담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수많은 인파로 인해 일부 참석자들이 문 밖에서 발표를 듣고 있다. 2025.02.04.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의실에서 '딥시크 쇼크' 대응과 AI 발전 전략 긴급 간담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수많은 인파로 인해 일부 참석자들이 문 밖에서 발표를 듣고 있다. 2025.02.04.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중국의 신생 AI(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개발한 LLM(거대언어모델)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고비용·고성능'이란 AI모델의 성공방정식을 '저비용·고성능'으로 뒤바꿔놓으면서다. 최근엔 정보유출 문제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가 딥시크 차단에 나서면서 이용자가 크게 줄었지만 딥시크 쇼크의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취임식날 '딥시크 모멘트'와 마주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725조원 규모의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계획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지난 10일엔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우리도 다시 AI 경주에 참여하겠다"며 160조원 규모의 '유럽판 스타게이트' 구상을 내놓았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일부 미친 규제를 없애고 이를 둘러싼 환경을 단순화하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중심의 AI 패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불과 2년 전, 영국에서 열린 첫 AI 정상회의 때와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당시 프랑스를 비롯한 28개국은 "AI가 인류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며 규제방안 마련에 머리를 맞댔다.

딥시크 쇼크는 비상계엄 사태 후 정치갈등으로 둘로 쪼개진 우리에게도 각성제가 됐다. 정부와 민간은 물론 정치권까지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이게 했다. 정부는 '국가AI컴퓨팅센터'에 투입할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 3만개 중 절반을 연내 조기 확보키로 했고, 국회도 이를 뒷받침할 조단위 'AI 추경(추가경정예산)' 논의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아울러 AI 기술에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AI 기술을 국가전략기술에 포함해 R&D(연구개발) 등 투자에 최대 50%의 세액공제를 적용하는 내용이다. 국가가 마중물을 부어 AI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여야정의 공감대가 형성된 모습이다.

사실 최근까지 AI업계엔 '이대로라면 우리나라가 AI 변방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했다. 자본, 인력, 설비 등 AI산업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데이터 수집·활용 등 규제장벽도 지나치게 높아서다. 지금이라도 여야정이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대안모색에 머리를 맞대기 시작한 점은 고무적이다.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분야 주52시간 예외적용 등 업계의 주요 현안들 처리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딥시크 AI모델의 핵심기술은 질문이 들어오면 특정 영역만 활성화해 답하는 '전문가혼합'(Mixture of Experts·MoE)과 다른 AI모델의 출력결과를 훈련목적으로 사용하는 '증류'(Distillation) 기술이 꼽힌다. 이 기술들은 AI 전문가라면 누구나 아는 개념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혁신이 없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이를 기반으로 특이점을 포착, 최적화·경량화한 AI모델을 만들어낸 것은 진보임에 틀림없다.

딥시크의 등장이 우리에게 위기가 아닌 기회라고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딥시크는 막대한 자원투입 없이 독창적이고 정교한 엔지니어링만으로도 영향력 있는 AI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미 딥시크를 뜯어본 AI 전문가 사이에선 '우리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국내에도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AI기업이 여럿 있다. 스타트업 중에서도 업스테이지, 모레, 트웰브랩스, 리턴제로 등은 특정 영역에서 글로벌 빅테크(대형 IT기업)보다 뛰어난 AI모델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업스테이지  
  • 사업분야IT∙정보통신
  • 활용기술인공지능
  • 업력***
  • 투자단계***
  • 대표상품***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한창인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들의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도전정신이 꺾이지 않고 결실을 맺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정책지원과 규제개선으로 그런 환경만 조성한다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K-딥테크'의 탄생도 꿈은 아닐 것이다. 머지않아 'K-딥테크 모멘트'가 현실로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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