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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벤처투자 현황 및 피투자기업 업력별 투자실적/그래픽=이지혜국내 벤처투자가 2021년 이후 3년만에 회복세를 보였다. 2022~2023년 글로벌 고금리 기조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위축됐던 벤처투자 시장이 서서히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의 기반인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가 크게 감소한데다 벤처투자 시장의 한 축인 민간 출자자(LP)들의 투자까지 크게 줄어 향후 전망을 낙관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12일 중소벤처기업부는 '2024년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을 발표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2024년 국내 벤처투자액이 전년대비 9.5% 증가한 11조9457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이후 3년만의 반등이다. 투자유치 기업 수는 4697개로 벤처투자 집계를 개시한 이후 가장 많았다.
업종별로는 ICT서비스가 전년대비 38% 늘어난 3070억원을 기록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AI(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 ICT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기·기계·장비(13.2%) △유통·서비스(11.5%) 등에 대한 투자도 큰 폭으로 늘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2024년 우리나라 벤처투자 규모는 어려운 글로벌 시장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했다"며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규제를 완화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벤처투자 생태계를 조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회복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우선 설립 3년 이하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가 크게 줄었다. 중기부에 따르면 2024년 초기기업 투자액은 2조2243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줄었다. 같은 기간 중기(3~7년), 후기(7년 초과)기업에 대한 투자는 각각 9.3%, 23.3% 증가했다.
한 벤처캐피탈(VC) 업계 관계자는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비즈니스모델(BM)과 수익성이 증명된 기업에 투자가 몰리고 있다"며 "넘치는 자본을 밑바탕으로 미래 성장성만을 고려해 투자하던 2020~2022년 때와 비교해 초기기업에 대한 심사가 까다로워졌다"고 말했다.
민간 LP들의 출자가 급감한 것도 문제다. 2024년 신규 벤처펀드 출자자 현황을 살펴보면 민간 LP 출자액은 8조1324억원으로 전년 대비 25.1% 감소했다. 주요 민간 LP 역할을 해온 금융기관(산업은행 제외)과 연기금 및 공제회의 출자금이 각각 31.9%, 56.2% 줄어든 여파다. 신규 벤처펀드들의 매칭 LP 역할을 하는 일반법인의 출자액도 2조3152억원으로 같은 기간 15% 감소했다.
이는 신규 벤처펀드 결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2024년 신규 벤처펀드 결성건수는 811건으로 전년 대비 48건 줄었다. 신규 벤처펀드 결성금액도 10조5550억원으로 같은 기간 19% 감소했다.
한 벤처캐피탈(VC) 임원은 "고금리 영향으로 아무래도 금융권들의 출자가 이전보다 많이 줄었다"며 "대내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벤처펀드 출자에 있어 이전보다 보수적"이라고 말했다.
김봉덕 중기부중기부 벤처정책관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아무래도 투자 회수 성공 가능성이 높은 중후기 기업에 투자가 몰리고 있다"며 "모태펀드 출자사업 등을 통해 초기기업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