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사라지면 인류 멸종"…세계 첫 '여왕벌 백신'으로 식량안보 지킨다

남미래 기자 기사 입력 2024.12.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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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스타트업씬] 12월 3주차

[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합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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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세계 벌의 날인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서울환경연합 회원들이 꿀벌 등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는 살충제 사용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환경연합은 네오니코티노이드 성분을 사용한 살충제가 꿀벌의 행동을 교란하고 면역력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나아가 생태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고했다. 2024.5.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세계 벌의 날인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서울환경연합 회원들이 꿀벌 등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는 살충제 사용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환경연합은 네오니코티노이드 성분을 사용한 살충제가 꿀벌의 행동을 교란하고 면역력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나아가 생태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고했다. 2024.5.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4년 안에 멸종한다."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이 남긴 말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의 80%가 꿀벌 덕분에 열매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꿀벌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 2006년 미국에서는 꿀벌집단이 갑자기 사라지는 '군집붕괴현상'이 처음으로 보고됐다. 업계에서는 2010년 들어 전세계 꿀벌의 30~40%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엔(UN)은 현 추세라면 오는 2035년 꿀벌이 멸종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꿀벌 실종'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생명공학 스타트업 '달란 애니멀 헬스'는 꿀벌에 치명적인 질병을 예방하는 백신을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꿀벌 백신 개발해 식량 안보 지킨다"


/사진제공=달란 애니멀 헬스
/사진제공=달란 애니멀 헬스
17일(현지시각) 포브스에 따르면 달란 애니멀 헬스가 예방하는 질병은 꿀벌 유충에 발생하는 '부저병'이다. 감염된 유충은 번데기가 되지 못하고 부패해서 죽는다. 한번 발병하면 치료가 어려운 데다 인근 벌통에 삽시간에 퍼져 양봉 농가에 큰 피해를 주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달란 애니멀 헬스가 만든 백신은 꿀벌에 직접 주사하지 않는다. 여왕벌의 먹이인 로열젤리에 백신을 주입해 여왕벌이 낳는 알에서 태어난 유충에 항체가 형성되게 하는 게 원리다. 이 백신은 2022년 12월 미국 농무부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현재 아시아, 남미, 유럽 6개국 등과 백신 공급을 논의 중이다.

아네트 클라이저 달란 최고경영자(CEO)는 "대학의 연구를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일을 돕던 중 꿀벌 백신에 대한 연구를 발견하게 됐다"며 "핀란드 헬싱키 대학 연구팀에서 비활성화된 박테리아를 여왕벌에게 주입해 벌집의 질병 회복력을 향상시키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다"며 해당 연구를 사업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달란 애니멀 헬스는 지금까지 1400만달러(약 203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클라이저 CEO는 "매출이 100만달러(약 14억원)도 되지 않는 초기 스타트업이지만, 내년 정부 및 주요 양봉업자들과 계약을 체결하면 매출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격이 백신 상용화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백신 1개 가격은 10달러(약 1만4000원)다. 만약 3만개의 벌통을 보유한 상업 양봉업자가 백신을 구매하려면 약 30만달러(약 4억3500만원)를 써야 한다. 양봉업 특성상 비용이 많이 들고 마진율이 높지 않아 양봉업자들이 선뜻 백신을 구매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고통스러운 시험관 시술…체외수정 간소화 기술로 혁신


/사진제공=가메토
/사진제공=가메토

인류 최초의 시험관 아기는 1978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이후 수백만명의 아이가 체외인공수정(IVF, 시험관시술)을 통해 태어났는데, 지난해 미국에서 태어난 전체 출생아 중 2%가 시험관 아기일 정도로 대중화됐다.

하지만 그 과정은 고통스럽다. 시험관 시술은 '과배란 유도-난자와 정자 채취-체외 수정-배아 이식'의 과정을 거친다. 시술을 받는 여성이 가장 힘들어하는 단계가 바로 과배란과 채취다.

여성의 몸은 일반적으로 한 달에 한 번 한 개의 난자를 배출하지만, 난임이면 임신확률을 높이기 위해 약물로 배란을 과도하게 유도한다. 전신마취 후 난자를 채취하는데, 난소의 난포 여러 개를 바늘로 찔러 난자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피멍, 복부팽만, 메스꺼움, 구토, 난소 과자극 증후군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미국 스타트업 가메토(Gameto)는 추출한 난자를 체외에서 성숙시키는 솔루션 '퍼틸로'(Fertilo)를 개발해 시술의 고통을 줄여주고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이같은 기술력에 지금까지 7300만달러(약 1059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디나 라덴코비치 가메토 CEO는 "퍼틸로를 활용하면 미성숙 난자를 추출하기 전에 IVF 주사 과정을 2~3일로 단축시킬 수 있다"며 "난자를 인공난소 기능을 하는 접시에 넣어 성숙시키면 주사 기간과 횟수를 80% 가량 줄이고 부작용도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메토는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현재 6개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호주,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일본과 파라과이에서는 임상 파트너를 찾아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회사에 따르면 쌍둥이를 포함해 11명의 생명이 퍼틸로를 통해 잉태됐다.


보험 가입 불가 주택도 보장…투자자도 베팅


(말리부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말리부에서 발생한 산불 '프랭클린'의 모습. 2024.12.10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말리부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말리부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말리부에서 발생한 산불 '프랭클린'의 모습. 2024.12.10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말리부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일부 지역은 매년 대형 산불을 겪는 위험지역이다. 지난 9일(현지시각) 말리부 해변의 캐니언 로드 일대에는 대형 산불이 발생해 주민 2000여명에게 강제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 산불 위험 지역의 주택들은 산불에 대비한 주택보험을 가입하는데, 일부 보험사들은 손실을 막기 위해 주택화재보험의 신규 판매를 중단하거나 보험료를 올려 주택소유자들의 피해가 컸다. 1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탠드 인슈어런스(Stand Insurance)는 산불 위험 지역의 주택을 보장하는 스타트업으로, 캘리포니아 지역에 진출하고 있다.

스탠드 인슈어런스는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통해 산불이 주택에 미치는 물리적인 영향을 예측하고 주택 소유자가 위험을 줄이기 위한 개선사항을 파악한다. 이 같은 기술력에 보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감소하는 추세임에도 스탠드는 이퀄 벤처스, 컨벡티브 캐피탈 등에서 3000만달러(약 434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누적투자금은 9500만달러(약 1376억원)이다.

회사에 따르면 산불위험지역에 있는 300만달러짜리 주택의 경우, 연간 보험료는 1만2000~1만5000달러(1734만~2168만원)로 책정된다. 내년에는 20억달러(약 2조8910억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수백채의 주택에 보험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브릭스, 기업가치 620억달러…내년 IPO 목표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데이터브릭스가 기업가치 620억달러(약 89조원)를 인정받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비상장 기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17일(현지시각)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데이터브릭스는 최근 투자 유치에서 100억달러(약 14조원)를 조달했다. 이번 펀딩은 스라이브 캐피털이 주도했으며 앤드리슨 호로비츠, DST 글로벌, 싱가포르 정부투자공사(GIC) 등이 참여했다. 데이터브릭스의 기업가치는 1년 전(430억달러) 대비 40% 이상 상승했다.

데이터브릭스는 AI 및 데이터 분석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 약 1만2000개의 고객사를 두고 있다. 지난 6월 데이터·AI 업무량을 최적화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협력을 발표했으며, 지난 10월에는 아마존이 개발한 AI 칩을 활용하기 위해 5년간 계약을 체결하며 주목을 받았다.

매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데이터브릭스는 내년 1월 끝나는 회계연도의 연간 매출이 3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많은 소프트웨어 업체가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분기(8∼10월)에서는 1년 전보다 60% 이상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다.

기업공개(IPO) 가능성에 대해 알리 고드시 데이터브릭스 CEO는 "이르면 내년에 IPO를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서두르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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