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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 스포츠맨 탄생 ?...복싱하던 로봇, 이번엔 탁구에 도전

김성휘 기자 기사 입력 2024.07.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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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타트업씬] 7월 3주차

[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합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사람크기 휴머노이드 나디아의 복싱 시합/사진=ihmc
사람크기 휴머노이드 나디아의 복싱 시합/사진=ihmc

'인간을 닮은 로봇' 휴머노이드는 어디까지 사람과 똑같이 움직일 수 있을까. 미국의 로봇 스타트업 ihmc 로보틱스가 탁구 치는 로봇을 시연했다. 로봇의 이름은 '나디아'. 한 시대를 풍미했던 루마니아 체조스타 나디아 코마네치의 이름이다. '나디아'는 과거에도 획기적인 동작 실현으로 주목 받았는데 이번에 탁구에 도전했다.


복싱 넘어 탁구도 척척


20일 ihmc 영상에 따르면 2족보행 로봇 '나디아'는 빨간 라켓을 들고 사람처럼 탁구대 앞에 서서 맞은편 '진짜 사람'이 보내는 서브를 받아낸다. 처음엔 공 위치를 잘못 보고 실수도 했지만 이내 가뿐히 네트를 넘기면서 안정적인 '랠리'를 이어간다. 나디아는 VR(가상현실) 헤드셋을 쓴 사람이 하는 탁구 동작을 그대로 실행했다.
나디아 로봇의 탁구 시합/사진=ihmc
이 회사는 지난해 권투 로봇으로 한 차례 화제가 됐다. 당시에도 AI 휴머노이드가 스스로 움직인 게 아니라 사람이 헤드셋을 통해 원격조종했지만 동작의 정확성이 눈에 띄었다. 당시 해외에선 영화 '리얼 스틸(2011)'과 비슷한 모습이라고 놀라워했다. 휴 잭맨이 주연을 맡았던 '리얼스틸'은 사람이 조종하는 로봇 복싱이 일반화된 시대를 그린 SF영화다.

외신들은 탁구에 대해선 한층 성능이 좋아진 걸로 평가했다. 사람이 하는 동작과 로봇의 반응 간 입력 지연이 나타나던 것을 해소, 로봇이 사람과 탁구를 즐길 수 있을 정도가 됐다는 것이다.

나디아 로봇의 권투 모습/사진=ihmc
ihmc는 사람이 몸에 착용하면 보행을 도와주는 하반신 형태의 보행로봇으로 주목 받았다. 나디아가 무릎을 굽혔다폈다 하면서 계단이나 장애물을 넘어가는 동작도 선보였다. 창업자들은 휴머노이드가 인간과 똑같은 동작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신체 능력의 한계를 극복한 코마네치를 존경하는 뜻에서 그의 이름을 붙였다고 밝혔다.

미국·루마니아 이중국적인 나디아 엘레나 코마네치는 세계 체조역사를 바꾼 인물. 1961년생으로, 10대이던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서 사상 최초로 10점 만점을 받았다. 1980년 소련 모스크바 올림픽선 체조 금메달을 휩쓸었다.

올들어 AI가 폭발적으로 발전하면서 휴머노이드 기업들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렸다. 일례로 피규어AI는 키 170㎝, 약 60㎏ 정도의 로봇이 다섯 손가락을 써서 자동차를 조립할 수 있게 했다. 피규어AI는 지난 2월 이 로봇을 미국 BMW 공장에 적용키로 했다.

나디아 로봇의 보행시연/사진=ihmc
나디아 로봇의 보행시연/사진=ihmc


'딥러닝 대모' 당신마저...유니콘 AI스타트업 탄생


AI(인공지능) 딥러닝 분야의 대모(godmother)로 불리는 중국계 미국 과학자가 AI 스타트업을 세우더니 단숨에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 반열에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페이페이 리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올해 4월 월드랩스를 설립,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 가치로 평가 받았다고 보도했다.

월드랩스는 이미 벤처캐피탈(VC) 안드레센 호로위츠, AI 펀드인 래디컬 벤처스 등에서 1억달러를 투자받았다. 오픈AI가 챗GPT를 2022년 11월 출시하면서 AI 분야 투자빅뱅이 시작됐다. 그 후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AI 스타트업으로는 월드랩스가 가장 최근 사례라고 FT는 전했다.

중국출생 미국 과학자 페이페이 리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페이페이 리 트위터(X)
중국출생 미국 과학자 페이페이 리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페이페이 리 트위터(X)
리 교수는 이미 AI 분야에 대모로 불릴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했으며 대규모 이미지 데이터베이스인 '이미지넷'을 개발해 AI 기술발달에 기여한 걸로 평가된다.

리 교수는 스탠퍼드대 AI연구소에서 부분 휴직하고 창업에 나섰다. 월드랩스는 이른바 공간지능(스페시얼 인텔리전스·spatial intelligence)을 고도화한다. AI가 단순히 묻고 대답하는 정도를 넘어 이미지 데이터를 마치 사람처럼 인식, 3차원인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고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술을 다룬다.

리 교수는 앞서 4월 TED 강연에서 AI가 3차원 공간을 이해하고 탐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소개한 바 있다. 그는 명성만큼 경력도 화려하다. 구글클라우드 AI 책임자, 트위터 고문을 지냈고 백악관 AI 테스크포스의 고문이기도 하다.


실리콘밸리 최대 VC "엄마 미안해요, 트럼프 지지" 파장


팟캐스트에서 트럼프 지지 발언을 하는 마크 안드레센 a16z 공동창업주/사진=안드레센 트위터(X)
팟캐스트에서 트럼프 지지 발언을 하는 마크 안드레센 a16z 공동창업주/사진=안드레센 트위터(X)
미국 VC 안드레센 호로위츠(a16z)의 공동창업주인 마크 안드레센(앤드레슨)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후보를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번 트럼프 지지선언은 몇 가지 이유로 화제가 됐다. 트럼프 후보 피격 후 공화당 전당대회로 주목도가 한껏 높아진 데다 안드레센은 쭉 민주당원이었기 때문. 게다가 a16z는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유명한 VC다. 때문에 이들의 선택은 늘 관심의 초점이다.

안드레센은 최근 a16z 공동 창업자인 벤 호로위츠와 함께 진행하는 팟캐스트 "벤 앤 마크 쇼"를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민주)-트럼프 전 대통령(공화)의 정책을 비교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백악관이 광범위하게 스타트업 업계를 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암호화폐 규제, 미실현 자본이득에 과세하려는 세제 개편안이 대표적이다.

현재 미국의 자본이득세(capital gain tax)는 주식 등 투자자산 매각시 가격 상승분에 부과한다. 단 주가가 아무리 올라도 매각하지 않아 '실현되지 않은' 이익은 과세하지 않는다. 그런데 바이든정부는 미실현 자본이득에 대해서도 과세해야 한다는 세제안을 제시했다. 이른바 '슈퍼리치'(갑부) 과세를 현실화하자는 것이다.

안드레센은 "실현되지 않은 자본에 대한 이득세가 시행되면 신생 기업은 가치상승분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할 수 있다"며 "벤처 기업은 매년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빼앗기는 것이고 이로 인해 스타트업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우리가 스스로에게 가하는 모든 제한은 미국을 다른 나라들에 비해 불리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술, 경제, 군사력이 미국을 위대한 국가로 만든 세 기둥이라고 주장했다. 결정적으로 3대 분야에서 미국이 소련보다 우위였기에 미국이 냉전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후보가 암호화폐를 전면 지지하는 등 기술 업계, 특히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해 트럼프가 낫다고 주장했다.

안드레센은 민주당 성향인 가족을 의식한 듯 "엄마가 화를 낼 것 같다. 엄마 미안해요"라고 했다. 피치북에 따르면 15년 전 설립된 a16z는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큰 VC 중 하나다. 자산규모는 420억달러(58조원)가 넘는다.


샘 올트먼 3형제 모두 투자한 美 스타트업 어디?


슬로프 공동 창립자인 로렌스 린 무라타 CEO, 앨리스 덩
슬로프 공동 창립자인 로렌스 린 무라타 CEO, 앨리스 덩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가족사도 흥미롭다. 형제자매는 그를 포함 3남1녀인데 샘, 잭, 맥스 등 삼형제가 각자 벤처·스타트업 분야에 일하고 있다. 이들 삼형제가 모두 투자한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B2B 결제시스템 스타트업 슬로프(Slope)다.

어떤 사업을 하는 기업도 비용결제를 피해 갈 수 없다. 슬로프는 기업의 거래 관리, 결제 프로세스 최적화를 돕는다. 창업자들은 인공지능 분야에 종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초거대언어모델(LLM) AI를 활용한다. B2B 결제나 고객의 자금관리 기능을 개선했다. 올트먼 형제도 이 점을 눈여겨봤다.

슬로프와 샘 올트먼의 인연은 2016년으로 거슬러 간다. 슬로프 공동 창립자인 로렌스 린 무라타 CEO, 앨리스 덩은 "2016년에 샘 올트먼이 스탠퍼드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방법'이라는 강의를 했을 때 만났다"며 "그는 몇 가지 강연을 더 했는데, 결국 우리는 연락을 주고받게 됐다"고 미국 매체 테크크런치에 말했다.

슬로프가 2021년 시드 라운드, 2022년 시리즈A 투자를 잇따라 유치한 뒤 샘 올트먼은 2023년 투자에 참여했다. 슬로프 창업자들은 맥스 올트먼을 2022년 처음 만났고 2023년엔 또다른 형제 잭 올트먼과 인연을 맺었다.

잭은 HR 관련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래티스 창업자다. 맥스는 현재 사가(Saga)벤처스 공동창업자이며 앞서 아폴로 프로젝트에 몸담았을 때 슬로프에 투자했다. 샘 올트먼까지 삼형제 모두 창업정신으로 무장하고 스타트업씬에서 저마다 두각을 나타내는 셈이다.

B2B 결제시장은 10년내 174조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이 분야에 뛰어든 스타트업이 많기 때문에 슬로프 또한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슬로프는 올트먼 삼형제 외에 JP모건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JP모건 또한 슬로프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을 뿐 아니라 JP모건 결제망에 슬로프를 포함시켰다.

사람크기 휴머노이드 나디아의 탁구 시합. 화면 가운데엔 VR을 쓰고 탁구동작을 나디아에 전달하는 직원이 보인다./사진=ihmc
사람크기 휴머노이드 나디아의 탁구 시합. 화면 가운데엔 VR을 쓰고 탁구동작을 나디아에 전달하는 직원이 보인다./사진=ih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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