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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공실' 고민 지식산업센터 건물주 위한 해결책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4.07.0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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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구 아이엠박스 전략부문 대표

이학구 아이엠박스 전략부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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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에 공감하면서 대형 건물주는 아니더라도 중소형 꼬마빌딩 건물주를 꿈꾼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이에 '뀡대신 닭'이라고 투자 비용이 적게 드는 지식산업센터나 상가가 한때 인기 높은 투자 대상으로 부동산 시장을 주름잡았다.

특히 코로나 장기 저금리로 인한 부동산 호황기 때 인기 투자처로 주목받았던 지식산업센터가 최근에는 금리 상승과 공실로 인해 골치 아픈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담보대출 연체율도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부실화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권을 중심으로 지식산업센터에 대한 경고음이 나온다.

과거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린 지식산업센터는 중소·벤처기업 사무실이나 소규모 공장이 입주할 수 있도록 3층 이상으로 지어진 집합 건축물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기였던 2010년대 후반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규제 완화 바람을 타고 전국에 우후죽순 신축됐다. 당시 일반 공장과 달리 수도권 공장총량제의 적용을 받지 않고, 분양이나 매입 가격의 약 80%까지 대출이 가능해 투자수요가 엄청나게 몰렸다.

그러나 고금리로 시장이 침체된 지금, 절반 이상 공실인 곳이 대부분이다. 지식산업센터가 과도하게 공급된 경기 고양·하남·평택시 등지에선 공실률이 90%에 달하는 곳도 많다. 스타트업 입주 수요가 큰 서울 성수동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전체의 70~80% 이상 불 꺼진 상태다.

공실 급증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 몫이다. 장기 공실과 고금리 대출 이자까지 부담해야 하는 이중고를 견디다 못한 투자자는 새 주인을 찾지만, 장기간 공실인 부동산을 사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지난해 전국 지식산업센터는 3395건 매매돼 투자 열풍이 불었던 2021년 8287건 대비 거래량이 절반 이상 급감했다. 일부 투자자는 경매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으나 이마저도 힘들다. 올해 1~4월 법원 경매에 나온 지식산업센터 매물은 총 35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5건과 비교해 102% 급증했다.

지식산업센터의 공실 해소 방안으로 최근 급성장 중인 '셀프스토리지'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셀프스토리지는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해외는 이미 약 30년 전부터 시작돼 현재는 널리 상용화된 서비스다. 미국과 유럽, 일본, 싱가포르 등 선진국에서는 커피숍이나 편의점 같은 생활밀착형 시설로 인식될 만큼 산업이 성장했다.

국내에서도 2030세대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캠핑·골프 등 부피가 큰 취미 용품과 자주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집 근처에 장기간 보관하고자 하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 건물주 입장에선 공실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있어 부동산 업계의 틈새시장으로 급부상 중이다.

한국에서 셀프스토리지 시장이 개화한 것은 2017년부터다. 당시 '도시화율 80%·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어서면서 개인 보관 서비스 수요가 커졌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관리회사 존스랑라살(JLL)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셀프스토리지 지점 수는 지난해 5월 기준 300여개로 전년 동기 대비 56% 늘었고 올해는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금리 장기화와 상업용 부동산 공실 증가, 주거용 부동산 가격 상승과 1인 가구 증가 등 다양한 대내외 여건은 셀프스토리지 산업을 성장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금 시기 셀프스토리지는 부동산 수익이 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확실한 비즈니스라고 제안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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