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글로컬 유니콘 키우자-광주편] 특별 좌담회
하상용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김선우 STEPI 중소벤처기술혁신정책연구센터장·전광명 인트플로우 대표
[편집자주] 지방소멸은 우리나라가 직면한 최대 위기입니다. 산업이 위축되면서 일자리가 부족해지고 인재가 떠나며 산업이 더 위축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열쇠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입니다. 이를 위해선 디지털 전환 시대를 이끌어갈 신기술·신산업 분야 창업 활성화가 중요합니다. 이에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는 지역별 미래산업 육성 전략과 창업생태계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이제는 지방시대! 글로컬 유니콘 키우자> 특별기획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타 지역서 유입된 기업뿐만 아니라 서울로 떠났다가 복귀하는 유턴기업도 늘었다."
광주AI(인공지능)창업캠프 입주를 희망하거나 신청한 기업들의 이력을 본 관계자의 얘기다. '창업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광주에 작은 변화가 감지된다.
광주는 현재 국내 최대규모의 'AI 중심 산업융합집적단지' 조성을 목표로 관련 거대 R&D(연구개발) 인프라를 구축하고, 1000억원 규모의 AI 펀드를 조성하는 등 'AI 선도도시'로 탈바꿈을 꿰하고 있다. 이에 따라 AI 분야 딥테크(첨단기술) 스타트업들도 하나둘 모여 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광주의 이 같은 변화는 노후화된 지방 도시에 창업 활성화를 일으킬 새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인다.
광주 토박이 스타트업인 인트플로우 전광명 대표, 하상용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 김선우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중소벤처기술혁신정책연구센터장이 만나 '광주 창업생태계 발전방안'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하 센터장은 지난 1995년 광주 첫 창고형 대형 할인매장인 '빅마트'를 선보여 연 매출 2000억원대 회사로 키워낸 기업인이다. 2013년부터 센터장 명함 뒤에 '창업 성공률이 높은 광주'라는 글귀를 새겨 넣고 다닌다. 인트플로우는 AI 기반 양돈 재고관리 솔루션 '엣지팜 카운트'와 양돈 자동 성장관리 솔루션 '엣지팜 그로우' 등을 개발, 전남 한돈 농가 20여곳에 제공 중이다. 김 센터장은 국내 창업·벤처생태계 지수를 개발하는 등 스타트업 투자생태계를 16년간 연구해온 전문가다.
-광주엔 어떤 스타트업들이 주로 있나.
▶하상용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이하 하 센터장)=요즘엔 AI를 활용한 헬스케어 쪽이 많다. 광주가 AI에 특화한 도시라는 점과 더불어 전남대 병원이 실증에 적극적이어서다. 그 다음으로 모빌리티 분야가 증가 추세다.
-어떤 지원을 받았나.
▶전광명 인트플로우 대표(이하 전 대표)=광주시가 AI에 집중하면서 관련 지원책이 수도권 보다 많다. 시제품 제작부터 인건비, 사무실 지원 등 크고 작은 프로그램이 있다. 그 덕에 예상했던 것보다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 센터장= 보통 지역투자를 받으면 본사나 연구소를 그 지역에 둬야하는 조건 때문에 주소만 옮겨 놓는 경우가 흔한데 최근 수도권에서 이곳으로 이전한 기업들을 보면 가족들까지 모두 데리고 내려온다. 도서관 사서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AI 솔루션을 개발한 회사를 최근 만났는데 광주가 AI 연구개발 관련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져 있어 왔다고 하더라.
▶김선우 STEPI 중소벤처기술혁신정책연구센터장(이하 김 센터장)=그 지역만의 독특한 창업 브랜드를 만들고, 관련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면 지역일지라도 승부수를 걸어볼만하고 실제로 관련 대표사례가 하나둘 나오고 있다. AI라는 핵심기술 기반으로 지역 뿌리산업과 연계하면 그만큼 축적된 자산과 경험, 노하우를 손쉽게 얻을 수 있어 서울, 수도권 창업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이다.
-지역이라 투자자 확보가 쉽지 않을텐데.
▶전 대표=이제 시리즈A 투자를 준비하는 단계인데 시드 보다 규모가 큰 투자를 해줄 곳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 센터장=지자체마다 5000억원, 1조원 규모의 성장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 펀드는 시리즈B, C 단계에 있는 회사에 투자한다. 다시 말하면 사업성이 보장돼 리스크가 적은 기업에 넣는다는 말이다. 초기 창업자한테 가는 투자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방법이 없나.
▶하 센터장=우리 센터가 최근 펀드를 모으는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올해 10억원을 더한 약 40억원 규모의 개인투자조합이 곧 결성된다. 1~2억원씩 낸 25개~30개 기업·기관부터 500만원, 2000만원씩 낸 80명의 개인투자자들로 이뤄졌다. 제조업체 사장부터 변호사, 회계사, 의사 등 참여자 직업도 다양하다.
이런 분들 한 500명쯤 모으고 1000~2000만원씩 투자를 이끌면 100곳 이상의 창업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우리는 팁스를 1년에 10개씩 배출한다. 그렇게 10년이면 100개의 팁스사가 나온다. 최소한 1500명 이상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축적의 힘'이 우리 지역을 창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낼거라고 확신한다.
-광주지역 창업 활성화를 위해 더 필요한 것은.
▶김 센터장=모태펀드 받으면 약 20% 정도를 지역에 투자해야 하는데 다들 하는 얘기가 "투자할 데가 없다"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매달 한 번씩 '광주창업포럼'과 '원팀투자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투자자, 창업자 모두 항상 정해진 날 모임이 있다는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IR이 됐든, 네트워킹 행사가 됐든 이런 만남의 장이 끊임없이 이어지도록 하는 게 지역창업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하 센터장=고급인재 육성·유치도 필요하다. 관련해 광주에 광주AI창업캠프가 3호점까지 있다. 수도권에서 이곳으로 이전해온 기업들도 많다. 숙식을 제공하는 '인공지능 사관학교'도 운영 중이다. 여기 졸업생이 1년에 약 300명 정도 된다. 올해 3년차에 접어들면서 차츰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다.
▶전 대표=우리는 유럽과 동남아로 진출하기 위해 현지 사정에 밝은 외국인을 고용하기를 원하는데 이렇게 어려운 일인줄 몰랐다. 이번에 터키(튀르키예) 직원을 뽑았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한국어도 잘하는 검증된 친구다. 지진 재난으로 잠깐 고향가족들의 안부를 확인하러 출국했는데 한국에 들어올 때 출입국 당국으로부터 처음부터 다 다시 검증해야 한다고 해서 들어오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 제가 그 친구 뽑는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뜯어 말렸는 데 왜 그랬는지 그때서야 알게 됐다. 해외에서 들어온 외국인 인재를 맘 놓고 쓸 수 있는 환경이 우선적으로 만들어지면 좋겠다.
▶김 센터장=국내법상 스타트업은 몇 명 이상 내국인을 고용해야 외국인을 몇 명 고용할 수 있다는 쿼터제를 적용받는다. 우리 젊은이들의 일자리도 부족한 상황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받아들이는 게 국민정서와 동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는 게 사실이다. 카이스트와 같은 과학기술특성화대학에선 비자를 좀 더 연장해 외국인 유학생들이 국내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데 이런 인력을 필요로 한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비자 제도 개편을 본격적으로 논의해 볼 때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타 지역서 유입된 기업뿐만 아니라 서울로 떠났다가 복귀하는 유턴기업도 늘었다."
광주AI(인공지능)창업캠프 입주를 희망하거나 신청한 기업들의 이력을 본 관계자의 얘기다. '창업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광주에 작은 변화가 감지된다.
광주는 현재 국내 최대규모의 'AI 중심 산업융합집적단지' 조성을 목표로 관련 거대 R&D(연구개발) 인프라를 구축하고, 1000억원 규모의 AI 펀드를 조성하는 등 'AI 선도도시'로 탈바꿈을 꿰하고 있다. 이에 따라 AI 분야 딥테크(첨단기술) 스타트업들도 하나둘 모여 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광주의 이 같은 변화는 노후화된 지방 도시에 창업 활성화를 일으킬 새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인다.
광주 토박이 스타트업인 인트플로우 전광명 대표, 하상용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 김선우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중소벤처기술혁신정책연구센터장이 만나 '광주 창업생태계 발전방안'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하 센터장은 지난 1995년 광주 첫 창고형 대형 할인매장인 '빅마트'를 선보여 연 매출 2000억원대 회사로 키워낸 기업인이다. 2013년부터 센터장 명함 뒤에 '창업 성공률이 높은 광주'라는 글귀를 새겨 넣고 다닌다. 인트플로우는 AI 기반 양돈 재고관리 솔루션 '엣지팜 카운트'와 양돈 자동 성장관리 솔루션 '엣지팜 그로우' 등을 개발, 전남 한돈 농가 20여곳에 제공 중이다. 김 센터장은 국내 창업·벤처생태계 지수를 개발하는 등 스타트업 투자생태계를 16년간 연구해온 전문가다.
-광주엔 어떤 스타트업들이 주로 있나.
▶하상용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이하 하 센터장)=요즘엔 AI를 활용한 헬스케어 쪽이 많다. 광주가 AI에 특화한 도시라는 점과 더불어 전남대 병원이 실증에 적극적이어서다. 그 다음으로 모빌리티 분야가 증가 추세다.
-어떤 지원을 받았나.
▶전광명 인트플로우 대표(이하 전 대표)=광주시가 AI에 집중하면서 관련 지원책이 수도권 보다 많다. 시제품 제작부터 인건비, 사무실 지원 등 크고 작은 프로그램이 있다. 그 덕에 예상했던 것보다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 센터장= 보통 지역투자를 받으면 본사나 연구소를 그 지역에 둬야하는 조건 때문에 주소만 옮겨 놓는 경우가 흔한데 최근 수도권에서 이곳으로 이전한 기업들을 보면 가족들까지 모두 데리고 내려온다. 도서관 사서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AI 솔루션을 개발한 회사를 최근 만났는데 광주가 AI 연구개발 관련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져 있어 왔다고 하더라.
▶김선우 STEPI 중소벤처기술혁신정책연구센터장(이하 김 센터장)=그 지역만의 독특한 창업 브랜드를 만들고, 관련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면 지역일지라도 승부수를 걸어볼만하고 실제로 관련 대표사례가 하나둘 나오고 있다. AI라는 핵심기술 기반으로 지역 뿌리산업과 연계하면 그만큼 축적된 자산과 경험, 노하우를 손쉽게 얻을 수 있어 서울, 수도권 창업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이다.
-지역이라 투자자 확보가 쉽지 않을텐데.
▶전 대표=이제 시리즈A 투자를 준비하는 단계인데 시드 보다 규모가 큰 투자를 해줄 곳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 센터장=지자체마다 5000억원, 1조원 규모의 성장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 펀드는 시리즈B, C 단계에 있는 회사에 투자한다. 다시 말하면 사업성이 보장돼 리스크가 적은 기업에 넣는다는 말이다. 초기 창업자한테 가는 투자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방법이 없나.
▶하 센터장=우리 센터가 최근 펀드를 모으는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올해 10억원을 더한 약 40억원 규모의 개인투자조합이 곧 결성된다. 1~2억원씩 낸 25개~30개 기업·기관부터 500만원, 2000만원씩 낸 80명의 개인투자자들로 이뤄졌다. 제조업체 사장부터 변호사, 회계사, 의사 등 참여자 직업도 다양하다.
이런 분들 한 500명쯤 모으고 1000~2000만원씩 투자를 이끌면 100곳 이상의 창업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우리는 팁스를 1년에 10개씩 배출한다. 그렇게 10년이면 100개의 팁스사가 나온다. 최소한 1500명 이상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축적의 힘'이 우리 지역을 창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낼거라고 확신한다.
-광주지역 창업 활성화를 위해 더 필요한 것은.
▶김 센터장=모태펀드 받으면 약 20% 정도를 지역에 투자해야 하는데 다들 하는 얘기가 "투자할 데가 없다"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매달 한 번씩 '광주창업포럼'과 '원팀투자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투자자, 창업자 모두 항상 정해진 날 모임이 있다는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IR이 됐든, 네트워킹 행사가 됐든 이런 만남의 장이 끊임없이 이어지도록 하는 게 지역창업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하 센터장=고급인재 육성·유치도 필요하다. 관련해 광주에 광주AI창업캠프가 3호점까지 있다. 수도권에서 이곳으로 이전해온 기업들도 많다. 숙식을 제공하는 '인공지능 사관학교'도 운영 중이다. 여기 졸업생이 1년에 약 300명 정도 된다. 올해 3년차에 접어들면서 차츰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다.
▶전 대표=우리는 유럽과 동남아로 진출하기 위해 현지 사정에 밝은 외국인을 고용하기를 원하는데 이렇게 어려운 일인줄 몰랐다. 이번에 터키(튀르키예) 직원을 뽑았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한국어도 잘하는 검증된 친구다. 지진 재난으로 잠깐 고향가족들의 안부를 확인하러 출국했는데 한국에 들어올 때 출입국 당국으로부터 처음부터 다 다시 검증해야 한다고 해서 들어오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 제가 그 친구 뽑는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뜯어 말렸는 데 왜 그랬는지 그때서야 알게 됐다. 해외에서 들어온 외국인 인재를 맘 놓고 쓸 수 있는 환경이 우선적으로 만들어지면 좋겠다.
▶김 센터장=국내법상 스타트업은 몇 명 이상 내국인을 고용해야 외국인을 몇 명 고용할 수 있다는 쿼터제를 적용받는다. 우리 젊은이들의 일자리도 부족한 상황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받아들이는 게 국민정서와 동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는 게 사실이다. 카이스트와 같은 과학기술특성화대학에선 비자를 좀 더 연장해 외국인 유학생들이 국내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데 이런 인력을 필요로 한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비자 제도 개편을 본격적으로 논의해 볼 때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연중기획' 기업 주요 기사
- 기사 이미지 13억달러 '글로벌 뭉칫돈' 베트남 스타트업에 몰린 이유
- 기사 이미지 韓 스타트업, 베트남서 골 넣는 법?…'무역계 박항서'가 알려준다
- 기사 이미지 K-스타트업 글로벌화 앞당긴다...단계별 '준비·진출·안착' 지원
관련기사
- 56일이면 사라지는 포장재로 '대박'…샤넬도 이 기업에 줄 섰다
- 네이버 D2SF, 생성형 보컬 AI '오드아이'에 신규 투자
- 한문으로 된 고서 번역하는 'AI 플랫폼'…인식정확도 92%
- "VR 헤드셋으로 뇌건강 체크…가까운 미래 개두술 사라질 것"
- GIST, 가상회사 경영게임 '캡심' 통해 창업·경영 모의훈련
- 기자 사진 류준영 차장 joon@mt.co.kr 다른 기사 보기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