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달러 '글로벌 뭉칫돈' 베트남 스타트업에 몰린 이유

호찌민(베트남)=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2.09.0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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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진격의 K-스타트업, 세계로!] - 베트남 1-10
뛰어난 창업자들에 비해 투자 생태계는 열악한 환경

베트남 하노이 북부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 공장 /사진=삼성전자
베트남 하노이 북부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 공장 /사진=삼성전자
베트남 스타트업들은 지난해 한 해 동안 역대 최대 규모인 13억달러(약 1조615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2020년의 3억달러(약 4000억원)에서 4배 이상 늘었다.

베트남에 이처럼 '글로벌 뭉칫돈'이 몰리는 것은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젊은층이 크게 증가한 반면 이를 뒷받침할 벤처캐피탈(VC)과 액셀러레이터(AC) 등 투자 생태계는 아직 미성숙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베트남은 인구의 절반이 MZ세대라 할 수 있는 30대 미만에 높은 교육 수준을 갖췄고, 스마트폰 등 디지털 문화에 친숙한 '젊은 국가'다. 첨단 서비스를 창출하는데 필요한 기술력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맞물려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투자 분야는 매우 취약하다. 제대로 활동하는 VC·AC가 채 10곳도 되지 않는다. 베트남 정부는 스타트업 지원에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건물·도로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바빠 스타트업에 쓸 돈이 없다.

국내 VC 업계는 이 같은 미스매치 상황이 베트남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빠른 동반성장을 이루고 엑싯(투자금 회수)을 달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입을 모은다.


"성장성 기대 가능한 국가는 단연 베트남"



김대현 더벤처스 파트너 /사진=최태범 기자
김대현 더벤처스 파트너 /사진=최태범 기자
동남아지역 초기 스타트업 투자전문 VC인 더벤처스의 김대현 파트너는 "베트남 스타트업의 가장 큰 특징은 창업자들의 역량이 굉장히 높다는 것"이라며 "미국이나 중국에 있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 잘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파트너는 "현재 베트남 스타트업 시장은 한국의 2013~2014년도와 비슷하다"며 "베트남에서 진행되는 투자 건은 1년에 200건도 되지 않는다. 한국은 한 달에만 200개 이상의 협상이 쏟아지는 것과 비교했을 때 아직까지 투자시장의 활성화가 덜 됐다"고 했다.

그는 "스타트업의 숫자는 적지 않기 때문에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베트남 스타트업을 성장시키는 게 더벤처스의 역할"이라며 "한국 시장 다음으로 가장 좋은 투자를 할 수 있고 성장성을 기대할 수 있는 국가는 단연 베트남"이라고 강조했다.

김 파트너는 "글로벌 투자시장이 얼어붙었지만 베트남의 초기 스타트업은 지금이 오히려 적기다. 모두가 주저할 때 투자를 더 늘리는 것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VC들도 지금은 경쟁보다는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산업을 더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투자뿐만 아니라 인프라까지 만들어주는 유무형 지원"



이주홍 쿠빌더 대표 /사진=최태범 기자
이주홍 쿠빌더 대표 /사진=최태범 기자
베트남에서 처음으로 컴퍼니빌더로 사업을 시작한 '쿠빌더'의 이주홍 대표도 "뛰어난 창업가들이 늘어나는 것에 비해 VC나 정부기관들의 지원 체계는 열악하다. 그렇기에 컴퍼니빌딩 사업모델에 더 큰 기회가 있다"고 했다.

컴퍼니빌더는 단순히 투자만 하는 게 아니라 △사업 아이디어 개발 △창업자 팀 구성 △사업모델 구체화 △초기 자금 투입 등을 돕는 회사다. 공동 창업 형태로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성장하면 분사 뒤 지주회사로 남는다.

쿠빌더는 2020년 설립 후 모바일앱, 뷰티, 식음료(F&B),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12개의 컴퍼니빌딩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특히 5호 프로젝트인 복합문화공간 모노스퀘어(MONO SQUARE)의 경우 베트남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3호점 확장을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베트남 스타트업들이 실패하는 주요 원인은 활용 가능한 기본 인프라 부족에 있다. 이 부분을 보완하면 성공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쿠빌더는 재무 투자 외에 법무·HR·마케팅·개발·디자인 등 다양한 유무형의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 이 콘텐츠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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