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혁신대회 주무르는 규제자유특구 참여기업들, 비결은

고석용 기자 기사 입력 2023.04.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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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테스트베드 규제자유특구, 기업들 "실증으로 기술력 입증"

#웹기반 드론·UAM 관제 솔루션을 개발한 스타트업 클로버스튜디오는 지난해 10월 두바이에서 열린 스타트업 전시회 자이텍스(GITEX)2022 이노베이션컵에서 대상을 받았다. 초기 스타트업들만을 대상으로 한 경진대회로 올해는 전세계에서 750개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우수한 평가는 스타트업 행사에서만 국한되지 않았다. 몇 달 뒤 클로버스튜디오는 CES 2023에도 솔루션을 출품해 3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수많은 드론·UAM 관제 솔루션 중에서 클로버스튜디오가 돋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클로버스튜디오는 솔루션의 혁신성과 함께 실제로 사고 없이 관제를 실증한 기록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드론·UAM으로 비가시권 비행을 하려면 비행 때마다 국토교통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충남 수소에너지전환 규제자유특구는 수소드론 유효성을 실증하기 위해 이같은 규제에 예외를 뒀다. 이에 클로버스튜디오는 2021년 12월 충남 특구에 참여해 누적 100㎞ 이상 비행을 관제하며 솔루션의 완성도를 높이고 안전성을 입증했다. 클로버스튜디오는 실증기록과 자이텍스, CES 등 수상성과를 기반으로 올해부터 중동, 영국, 스페인 등 해외시장에서 서비스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지역 단위 규제샌드박스제도인 규제자유특구가 시행 4년차를 맞으면서 클로버스튜디오처럼 실증에 참여한 벤처·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성과가 늘고 있다. 특구에 참여한 벤처·스타트업들이 실증 결과를 토대로 해외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엑스레이를 제조하는 벤처기업 오톰도 올해 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스타트업 축제 '비반(BIBAN)' IR에서 2위를 차지했다. 전세계 500개 스타트업이 참가한 대회로, 오톰은 휴대용 엑스레이를 발표했다. 강원 디지털헬스케어특구를 통해 의료기관 외 장소에서 엑스레이 촬영을 할 수 있도록 실증특례를 받아 고도화한 제품이다. 강원 특구에서 실제 기기가 활용됐던 실증 결과를 기반으로 안전성을 입증한 것이 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올해 CES 2023에서는 특구에서 실증 중인 벤처·스타트업 4곳이 혁신상을 수상했다. 에바(전기차 충전인프라), 디엔에이코퍼레이션(유전자 분석을 통한 질환진단), 원소프트다임(개인 맞춤형 생활관리), 클로버스튜디오 등 4곳이다. 에바는 제주 전기차충전서비스 특구에서, 디엔에이코퍼레이션은 울산 게놈서비스산업 특구에서, 원소프트다임은 대구 스마트웰니스 특구에서 실증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최태인 클로버스튜디오 대표는 "스타트업의 신산업 제품·서비스들은 실제로 상용화가 되는지 여부가 상당히 중요하다"며 "규제자유특구는 특례를 부여해 신사업을 실제로 상용화 수준으로 테스트하게 한다는 점에서 레퍼런스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달(3월) 16일 서울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제14차 규제자유특구 심의위원회에서 '글로벌 혁신특구'의 필요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달(3월) 16일 서울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제14차 규제자유특구 심의위원회에서 '글로벌 혁신특구'의 필요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특구 기업들이 해외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실증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벤처·스타트업의 혁신성과 기술력이 상당한 만큼, 실증결과를 토대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도록 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이미 벤처투자업계는 특구 기업들의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규제자유특구 실증사업에 참여한 벤처·스타트업이 받은 투자액은 3814억원이다. 특구 제도가 4년차에 접어들면서 성과가 나오고 있고, 투자업계의 관심도 갈수록 늘고 있다.

중기부도 이같은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지난해 8월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부터 "특구 실증이 끝났는데 국내에서는 법령이 제정되지 않아 팔지 못하고 해외에서는 사겠다고 줄을 선 경우가 있다"며 "특구 기업들이 해외실증이나 해외진출 판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글로벌 혁신특구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혁신특구는 이달 중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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