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O칼럼] 김영욱 프록시헬스케어 대표
직업에 대한 인식조사 통계를 보면 MZ세대들은 워라벨과 연봉을 직업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는다. 그렇다면 일과 개인 생활의 균형을 맞추고 만족스러운 연봉도 보장하는 곳은 어디일까? 그리고 워라벨과 연봉의 적절한 기준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굴지의 대기업은 공채 보다는 경력직 위주로 선발한다. 연금제도가 잘 되어 있는 공무원 또한 점차적으로 '철밥통(안정적인 직장)' 개념이 무너져 가고 있다. 전문직은 점점 더 문이 좁아지는 추세다. 쉽게 말해 직업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직업군의 기회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혜택 또한 점차 감소하고 있다.
반면 스타트업은 작년 한해동안 14만개 이상이 설립됐을 정도로 직업군의 큰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문제는 스타트업, 특히 초기 기업의 경우 워라벨을 추구하지 못하는 것이 숙명적인 일이라는 점이다.
스타트업은 창업자의 도전정신(Entrepreneur)을 기반으로 기존의 시스템을 혁신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다. 재무적으로 취약하며, 사업 성공의 불확실성도 높다. 투자자를 설득해야 하고, 서비스를 빠르게 출시해 가설을 시장에서 증명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한다. 창업자는 매일 사업의 구체적 실현을 위해 노력하며, 그 구성원들이 빠르게 추진해 성과를 내는 방식이다. 즉 스타트업은 MZ세대들이 직업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꼽는 워라벨과 금전적 보상이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곳이다.
이같이 직업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워라벨과 고연봉을 기대하는 반면,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은 현실적으로 이를 충족해주기 어려워 구직자와 구인 기업간 미스 매칭이 발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제 필자는 3년간의 창업기간 동안 많은 직원들이 거쳐가며, 인사관리 부문에서 성장통을 혹독하게 겪었다. 스타트업은 입사시 직전 연봉을 맞추어 주는 과정부터 힘들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업의 특성상 사업 방향의 잦은 변화와 취약한 관리 구조에 따른 각종 이슈의 해결, 투자 유치의 성공 여부에 대한 우려 등으로 근무강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어느 정도 성과가 나도 금전적 보상 보다는 스톡옵션을 지급하기에 현재 연봉 인상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직원들은 떠나기 일쑤다.
여기에 직원들의 워라벨을 인정하지 않는 기업을 부도덕하게 바라보는 시각은 스타트업에 큰 부담이 된다. 열악한 근로조건이나 사업주의 개인적 목적의 업무 지시 등은 비판받아야 마땅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워라벨이 쉽지 않은 초기 스타트업에 대해서도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가혹한 일이다.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미국식 수평적 업무문화, 자율적 근무여건, 혁신의 이미지에 있는 세련됨으로 인지되는 것 또한 초기 스타트업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 스타트업은 생존을 위해 노력하며, 성장통을 겪고, 그래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기업, 공무원의 채용을 늘리는 것 또한 분명한 한계가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구 수명 증가, 다양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맞추는 시스템의 필요성을 고려하면 스타트업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 구조 실현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의 워라벨을 위한 사회적 뒷받침이 보강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을 액셀러레이터와 벤처캐피탈이 나서서 실천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은 포트폴리오 기업을 위해 워케이션(휴가지에서 1주일간 근무하게 하는 복지) 제도를 제공한다. 주요 벤처캐피탈은 투자기업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지원제도 운영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이같이 스타트업의 워라벨 구축에 다양한 기관이 함께 노력한다면, 스타트업 또한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 이것이 구직자와 구인 기업간의 미스매칭을 해소하는 지름길이며, 궁극적으로는 한국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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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김영욱 프록시헬스케어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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