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만 그어도 입체감 나는 '3D 드로잉 SW'…AI붐에 '숨은 재능' 꽃핀다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5.01.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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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김용관 스케치소프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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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를 태블릿pc에서 구동한 모습/사진=스케치소프트
페를 태블릿pc에서 구동한 모습/사진=스케치소프트

텍스트→이미지→음성→동영상→(?)

생성형 AI(인공지능)의 진화 속도가 가파르다. 지난해 10월 오픈AI가 발표한 동영상 생성형 AI '소라 터보'는 최대 20초 길이의 동영상을 수 초 만에 자동 제작한다. AI가 영화도 만드는 시대다. 이런 능력을 지닌 AI가 다음에 뭘 보여줄까? 빈칸에 들어갈 단어를 묻는 질문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3차원(D) 콘텐츠"라고 말한다.

이 같이 답변이 나오는 건 전문가들이 다뤄왔던 3D 콘텐츠 제작 기술이 일반인들도 손쉽게 다룰 수 있을 정도로 간편해지고 있다는 점이 고려되어서다. 스케치소프트가 개발한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페더'(Feather)가 대표적이다. 최근 이 앱이 생성형AI의 차세대 사업으로 꼽히는 '공간컴퓨팅' 분야에서 큰 성장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으며 시리즈A 브릿지 투자까지 이끌었다.

스케치소프트에 투자한 베이스벤처스 한정봉 팀장은 "스케치소프트는 고품질 3D 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한 회사로, 생성형 AI 학습용 데이터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투자 배경을 밝혔다. 이어 "혼합현실(MR) 기기 '비전 프로'를 개발한 애플과 페이스북에서 아예 사명을 바꿔가면서 VR·AR(가상·증강현실)에 사활을 걸고 있는 메타 등이 최근 AI를 통해 3D 콘텐츠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스케치소프트는 이들과 같은 글로벌 빅테크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파트너가 되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관 스케치소프트 대표/사진=스케치소프트 대표
김용관 스케치소프트 대표/사진=스케치소프트 대표

2020년 2월 설립된 스케치소프트가 개발한 '페더'는 워크스테이션 같은 비싼 시스템이 필요 없는 사스(S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솔루션으로 전문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쉽게 3D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김용관 스케치소프트 대표는 "이전엔 3D 이미지 제작이 전문가들의 영역이었고, 작업이 수주에서 수개월까지 걸렸다면, 페더는 태블릿PC와 디지털 펜만 있으면 되고 10~15분 정도면 자신이 원하는 3D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케치소프트는 지난해 11월 앱스토어에 유료 버전으로 정식 출시하기 전에 총 16만명의 사용자가 참여하는 베타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때 페더를 써본 후기들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데 "선 하나만 그어도 바로 3D면이 생성되고, 그 위에 선을 덧대 그리면 그럴듯한 3D 오브젝트가 완성돼 편리했다"는 호평이 많았다. 예를 들어 선물상자를 그릴 경우 상자 각 모서리에 해당하는 선들을 그어주면 소프트웨어가 선과 선이 만나는 지점을 계산해 자동으로 면을 생성한다. 이런 간편함과 기대치에 부합한 작품의 완성도가 사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생성된 상자는 손가락으로 360도 회전시키며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다. 김 대표는 "미술전공자들처럼 그림 솜씨가 뛰어나지 않아도 선만 잘 그으면 내가 짓고자 하는 건물이나 입체형 웹툰,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호환성도 뛰어나 페더에서 그린 그림을 오토캐드·마야·카티아 등 기존 3D 소프트웨어(SW)로 손쉽게 옮겨 추가 작업을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석·박사 과정을 밟으며 10여년 3D 스케칭 기술을 전문적으로 연구해왔다. 그는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복잡한 3D 설계 작업을 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고 더 쉽게 다룰 수 있는 SW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페더는 종이에 펜으로 그리듯 아이디어를 즉각적으로 입체화 가능하므로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쓰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케치소프트는 올해부터 페더로 제작한 작품을 모바일과 PC에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3D 웹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는 다른 사용자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3D를 자동 생성하는 차세대 AI를 개발하는 데 있어 양질의 학습데이터를 제공하는 허브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스케치소프트에 따르면 현재 페더 사용자 대부분은 외국인이고 한국인 비율은 5% 남짓하다. 김 대표는 "그림을 그리는 로직은 언어가 필요치 않고 국경도 없다"며 "사용자환경이 직관적이면 쓰는 데 제약이 따르지 않아서 앞으로 사용자는 더 늘어나고 데이터도 그만큼 쌓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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