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요람' AC, 등록 말소 '역대 최대'…"올해는 더 어렵다"

김태현 기자 기사 입력 2025.01.0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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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셀러레이터 등록 말소 건수/그래픽=김지영
액셀러레이터 등록 말소 건수/그래픽=김지영
지난해 액셀러레이터(AC) 등록 말소 건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더 이상 사업을 영위할 수 없거나 미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AC들이 대거 라이선스를 반납한 것이다.

올해 이런 흐름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AC 주요 먹거리였던 오픈이노베이션과 팁스(TIPS) 시장에 지방자치단체 산하기관, 벤처캐피탈(VC), 대기업, 대학교 등이 난립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AC의 이탈 가속화를 방지하려면 시장 형성을 위한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AC 등록 말소 건수는 34건으로 집계됐다. 2023년 31건 대비 3건 늘어난 역대 최대다. 같은 기간 AC 신규 등록 건수는 47건(2024년 10월 기준)을 기록했다. 2020년 103건(연간 기준)을 기록한 이후 4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AC 등록 말소는 주관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에 라이선스를 반납하면 집계된다. 등록 말소 건수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AC 업황이 어려워졌다는 걸 뜻한다.

등록 말소된 AC 중 3분의 1 이상인 12곳은 2022~2023년 라이선스를 취득한 신생 AC로 확인됐다. 특히, 취득 1년 만에 라이선스를 자진 반납한 곳도 △티지 △스마일빌드 △플랫폼디에이치 △알배기협동조합 △위즈엘 △한국가치투자 △케이투벤처스 △비씨티원 등 8곳에 달했다.

AC 라이선스 반납이 늘어난 이유는 오픈이노베이션과 팁스 시장에서 AC가 누리던 독점적 지위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오픈이노베이션의 경우 지자체 산하기관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경쟁이 격화됐다.

한 AC 관계자는 "AC는 대기업·중견기업과 스타트업 간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오픈이노베이션을 주요 사업으로 운영해왔다"며 "그러나 지자체 산하기관들이 직접 예산을 투입해 무료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고 토로했다. 지자체 산하기관의 참여로 오픈이노베이션이 공공재가 되면서 비즈니스모델(BM)로 이끌어 가기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지자체 입장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은 지역 내 스타트업과 대기업과의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는 기회다. 이를 통해 지역 스타트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실제 각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산업진흥원, 지자체 부처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을 운영 중이다.

AC로 한정됐던 팁스 운용사 자격을 전면 개방한 것도 AC에게는 부담이다. 2021년 12월 개정된 창업지원법에 따라 팁스 운용사는 AC에서 △초기전문 VC △중소·벤처기업 및 중견·대기업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 등으로 확대됐다. 팁스 운용사의 자격 문턱이 사라진 셈이다.

이 때문에 창업지원법 개정 전인 2021년 11월 66개였던 팁스 운용사는 2024년 11월 122개로 대폭 늘었다. 대기업과 VC를 비롯해 산학협력단까지 다양한 주체들이 운용사로 등록됐다.

AC 업계 관계자는 "벤처투자 혹한기가 지속되면서 팁스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수요는 늘어나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 AC 사업 특성상 현 구조로는 생존하기 어렵다. AC 전용 출자사업 등 시장 형성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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