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트렌드]러시아-우크라 전쟁이 불지핀 방산벤처 급성장
[편집자주] 혁신은 잔잔한 물결처럼 다가오다가 어느 순간 거대한 너울로 변해 세상을 뒤덮습니다. 경제·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를 발굴하고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분석해 미래 산업을 조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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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현대화를 통해 미군을 재건하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공약으로 내건 말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기 행정부(2017~2021년) 때와 마찬가지로 내년 시작되는 2기 행정부에서도 '강한 미국'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국방예산을 확대하고, 군 현대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군 현대화는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투 양상이 크게 변하면서 각국은 AI(인공지능), 드론, 자율주행 등을 활용한 군 현대화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이 2024년 국방혁신단(DIU) 예산을 9억8300만달러(약 1조4509억원)로 전년대비 7배 이상 증액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흐름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방산 벤처투자…6년전보다 10배↑ 글로벌 기업 정보 플랫폼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글로벌 방산 벤처투자액은 30억달러(4조4280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2022년 연간(26억달러) 기준을 넘어섰다. 투자건수는 85건으로 2022년(113건)과 비교해 적지만 굵직한 투자 사례가 늘었다.
미국 통신보안 스타트업 카오스인더스트리는 지난달 1억45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시리즈A 때보다 기업가치가 2배 이상 높아졌다. 자율화 전문 스타트업 안두릴인더스트리는 15억달러 규모의 시리즈F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외 방산용 AI 개발사 헬싱이 4억8900만달러, 자율주행 군용보트 제조사 사로닉이 1억7500만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불과 6년 전인 2019년만 하더라도 글로벌 방산 벤처투자액은 3000만달러로 그리 활발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살상무기나 보안을 다루는 만큼 거래처가 제한됐다. 위탁운용사(GP) 입장에서는 출자자(LP)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 방산 관련 시장이 커지자 상황이 바뀌었다. 방산 벤처투자가 활성화되면서 대형 방산 벤처펀드도 결성되고 있다. 글로벌 VC 안데르센호로위츠(a16z)는 올해 초 6억달러 규모의 방산 벤처펀드 '아메리칸 다이나미즘'를 결성했고, 방산 AI 팔란티어 창업자가 설립한 8VC도 지난해 8억달러 규모의 벤처펀드를 결성해 운용 중이다.
한 VC 관계자는 "플랫폼, 소재, IT 등 전통적인 벤처투자 영역에서 VC 간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차별화 과정에서 벤처투자 영역이 방산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걸음마 단계 K방산 벤처…"고정관념 없애야" 글로벌 방산 벤처투자 시장과 비교하면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현재 국내 방산 관련 출자사업은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운용 중인 '방산기술혁신펀드'가 사실상 유일하다.
이 펀드는 2022년 방위산업청이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방기술품질원·국방과학연구소 등 산하기관과 함께 조성한 모펀드다. 주목적 투자 대상은 첨단과학기술 분야 방위산업 기업 또는 방위산업 진출 희망기업이다. 연간 200억원씩 3년간 총 6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방산기술혁신펀드는 주목적 투자 달성이 쉽지 않다. 우선 방위산업 기업의 경우 방위산업체로 지정 받았거나 정부 및 유관기관의 방위산업 육성지원 사업에 선정된 기업이어야 한다. 방위산업 진출 희망기업 경우 추후 방위산업체로 지정됐을 때만 주목적 투자가 인정된다.
일각에서는 방산 벤처투자와 관련해 보다 넓은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혁현(영어이름 션 권) 500글로벌 투자심사역은 "글로벌 방산 벤처투자의 핵심은 듀얼 유즈(dual-use·민군 겸용)"라며 "민간과 방산의 시각으로 양분해서 바라보면 안 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드론과 AI가 대표적인 예다. 드론으로 애초 군용으로 개발됐지만, 이후 민간에서도 활발하게 활용된다. 반대로 AI의 경우 민간에서 먼저 개발됐지만 현재 군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권 심사역은 "미국 방산 전용 벤처펀드의 경우 별다른 투자 제약을 두지 않는다. 핀테크, 물류, 바이오테크놀로지, 식음료에도 투자한다"며 "예를 들어 유산균 제조사 같은 경우 치료제나 화학전에 사용할 원료를 만들 수도 있다. 사업화에 대한 아이디어와 확장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군 현대화를 통해 미군을 재건하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공약으로 내건 말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기 행정부(2017~2021년) 때와 마찬가지로 내년 시작되는 2기 행정부에서도 '강한 미국'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국방예산을 확대하고, 군 현대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군 현대화는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투 양상이 크게 변하면서 각국은 AI(인공지능), 드론, 자율주행 등을 활용한 군 현대화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이 2024년 국방혁신단(DIU) 예산을 9억8300만달러(약 1조4509억원)로 전년대비 7배 이상 증액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흐름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방산 벤처투자…6년전보다 10배↑ 글로벌 기업 정보 플랫폼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글로벌 방산 벤처투자액은 30억달러(4조4280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2022년 연간(26억달러) 기준을 넘어섰다. 투자건수는 85건으로 2022년(113건)과 비교해 적지만 굵직한 투자 사례가 늘었다.
미국 통신보안 스타트업 카오스인더스트리는 지난달 1억45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시리즈A 때보다 기업가치가 2배 이상 높아졌다. 자율화 전문 스타트업 안두릴인더스트리는 15억달러 규모의 시리즈F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외 방산용 AI 개발사 헬싱이 4억8900만달러, 자율주행 군용보트 제조사 사로닉이 1억7500만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불과 6년 전인 2019년만 하더라도 글로벌 방산 벤처투자액은 3000만달러로 그리 활발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살상무기나 보안을 다루는 만큼 거래처가 제한됐다. 위탁운용사(GP) 입장에서는 출자자(LP)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 방산 관련 시장이 커지자 상황이 바뀌었다. 방산 벤처투자가 활성화되면서 대형 방산 벤처펀드도 결성되고 있다. 글로벌 VC 안데르센호로위츠(a16z)는 올해 초 6억달러 규모의 방산 벤처펀드 '아메리칸 다이나미즘'를 결성했고, 방산 AI 팔란티어 창업자가 설립한 8VC도 지난해 8억달러 규모의 벤처펀드를 결성해 운용 중이다.
한 VC 관계자는 "플랫폼, 소재, IT 등 전통적인 벤처투자 영역에서 VC 간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차별화 과정에서 벤처투자 영역이 방산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걸음마 단계 K방산 벤처…"고정관념 없애야" 글로벌 방산 벤처투자 시장과 비교하면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현재 국내 방산 관련 출자사업은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운용 중인 '방산기술혁신펀드'가 사실상 유일하다.
이 펀드는 2022년 방위산업청이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방기술품질원·국방과학연구소 등 산하기관과 함께 조성한 모펀드다. 주목적 투자 대상은 첨단과학기술 분야 방위산업 기업 또는 방위산업 진출 희망기업이다. 연간 200억원씩 3년간 총 6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방산기술혁신펀드는 주목적 투자 달성이 쉽지 않다. 우선 방위산업 기업의 경우 방위산업체로 지정 받았거나 정부 및 유관기관의 방위산업 육성지원 사업에 선정된 기업이어야 한다. 방위산업 진출 희망기업 경우 추후 방위산업체로 지정됐을 때만 주목적 투자가 인정된다.
일각에서는 방산 벤처투자와 관련해 보다 넓은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혁현(영어이름 션 권) 500글로벌 투자심사역은 "글로벌 방산 벤처투자의 핵심은 듀얼 유즈(dual-use·민군 겸용)"라며 "민간과 방산의 시각으로 양분해서 바라보면 안 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드론과 AI가 대표적인 예다. 드론으로 애초 군용으로 개발됐지만, 이후 민간에서도 활발하게 활용된다. 반대로 AI의 경우 민간에서 먼저 개발됐지만 현재 군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권 심사역은 "미국 방산 전용 벤처펀드의 경우 별다른 투자 제약을 두지 않는다. 핀테크, 물류, 바이오테크놀로지, 식음료에도 투자한다"며 "예를 들어 유산균 제조사 같은 경우 치료제나 화학전에 사용할 원료를 만들 수도 있다. 사업화에 대한 아이디어와 확장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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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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