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앞둔 벤처펀드 34조원…"세컨더리펀드 활성화 시급"

김태현 기자 기사 입력 2024.11.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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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2028년까지 약 34조원 규모의 벤처펀드가 만기를 앞둔 가운데 원활한 회수를 위한 세컨더리펀드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쏟아지는 벤처펀드 만기를 받아줄 세컨더리펀드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우려 때문이다. 세컨더리펀드 규모 확대와 유형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국회예산정책처(이하 국회예산처)가 발표한 '중소기업모태펀드 등 정책펀드 종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24~2028년 만기가 도래하는 벤처펀드는 1411개, 33조7652억원이다.

그러나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지난 10년간 한국벤처투자, 농업정책보험금융원, 한국산업은행 등 국내 주요 정책 모펀드 운용사들이 결성한 세컨더리펀드는 5조6485억원에 불과하다.

글로벌 기준으로 봤을 때도 국내 세컨더리펀드 규모는 미미하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이하 VC협회)에 따르면 전체 벤처펀드 대비 세컨더리펀드 비중은 2024년 7월 기준 17.6%로 2021년 5.4%와 비교해 크게 늘었지만, 전 세계 기준(약 24%)과 비교하면 여전히 작은 규모다.

해가 갈수록 길어지는 기업공개(IPO) 소요기간도 세컨더리펀드 활성화가 필요한 이유다. VC협회에 따르면 2023년 IPO에 성공한 77개 기업의 평균 IPO 소요기간은 15.5년이었다. 역대 최장이다. 길어진 코스닥 침체기에 상장 문턱까지 높아지면 IPO까지 걸리는 시간이 늘었다.

반면 정책 모펀드가 출자한 자펀드의 존속기간은 대체로 6~8년으로 설정돼 있다. IPO 소요기간을 고려했을 때 IPO를 통한 회수가 쉽지 않다. 특히, 국내 주요 출자자(LP)들이 벤처펀드 만기 연장에 민감한 상황에서 IPO가 성사될 때까지 마냥 만기를 연장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인수합병(M&A)를 통한 회수는 더 어렵다. VC 투자 대상인 벤처스타트업의 경우 대부분 적자 경영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최근 불확실성으로 벤처·스타트업 주요 인수 주체였던 대기업들이 M&A에 소극적인 것도 걸림돌이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벤처펀드들의 M&A를 통한 회수 비중은 전체 1.4%로 387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한 VC 임원은 "최근 망가진 포트폴리오와 좋은 포트폴리오를 묶어 매각하는 패키지딜 제안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이전에는 볼 수 없던 모습"이라며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상장에 성공해도 공모가를 밑도는 경우가 많다보니 굳이 펀드 만기를 연장하면서까지 인내하며 기다릴 이유가 사라졌다"며 "세컨더리펀드 활성화를 위한 규모 확대와 유형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중기부는 세컨더리펀드 활성화를 추진 중이다. 우선 내년 국내 세컨더리 지분 투자 수요가 있는 주요국을 대상으로 1억달러(약 1392억원) 규모의 '글로벌 세컨더리펀드'를 조성한다.

또 모태펀드가 출자한 자펀드가 주목적 투자 분야 기업의 구주을 매입하는 경우에도 2년간 한시적으로 주목적 투자로 인정한다. 액셀러레이터(AC) 전용 세컨더리펀드도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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