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냥이 치료에 속터지는 미국...원격진료로 해결 나선 K스타트업

김태현 기자 기사 입력 2024.08.1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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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김광현 십일리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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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십일리터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광현 십일리터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를 크게 늘리며 가파르게 성장한 플랫폼 스타트업도 어느 순간 큰 '장벽'에 직면한다. 바로 수익화다. 수많은 이커머스 사례에서 보듯이 이용자 수가 반드시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적절한 비즈니스모델(BM)을 구축해야 한다.

반려동물 홈케어 솔루션 '라이펫'을 운영하는 십일리터에게 지난 1년은 BM을 정착하는 과정이었다. 높은 기술 수준을 바탕으로 빠르게 이용자 수를 늘린 만큼 본격적인 수익화에 나선 것.

지난해 7월 인터뷰(강아지 뒤태만 1만5000장 찍더니…'슬개골 탈구' 잡은 이 회사') 이후 1년만에 만난 김광현 십일리터 대표는 "지난해 5명이었던 인력이 10명으로 늘었다"며 "개발자 뿐만 아니라 MD(상품기획자)와 마케터 등 고객들과 소통하는 인력들도 보강했다"고 말했다.


커머스·보험으로 BM 확장…보험사 협업 강화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라이펫은 △20가지 문항으로 10개 부위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맞춤 건강체크' △스마트폰 사진 1장으로 질병 유무와 진행정도를 판단하는 'AI(인공지능) 건강체크' △1대1로 수의사와 매칭하는 '온라인 상담' 등으로 반려동물의 건강상태를 종합적으로 체크한다. 현재까지 라이펫에 등록된 반려동물은 4만마리, AI 건강체크 누적건수는 6만3000건이 넘는다.

김 대표는 "2021년 9월 설립 이후 지난해 중순까지 반려동물 진단 보조 영역에 집중해왔다"며 "이제는 질병 판별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관리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커머스 기능을 추가하고, 보험사와 협업을 강화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십일리터는 지난해 7월 라이펫에 스토어를 오픈했다. 반려동물을 위한 건강기능식품과 기능성 사료를 판매하고 있다. PB(자체브랜드) 제품 3종도 판매 중이다. 스토어 매출에서 PB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25%로 크다. 올해 9월까지 PB 제품으로 8종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에는 DB손해보험과 손잡고 유료 멤버십을 선보였다. 강아지는 최대 300만원, 고양이는 최대 75만원까지 치료비를 지원한다. 김 대표는 "펫보험 시장은 질병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도 무분별하게 가입하는 탓에 손해율이 높다. 일부 상품은 150%가 넘는다"며 "라이펫의 AI 건강체크 기능은 반려동물의 질병을 사전에 감지해 무분별한 가입을 막을 수 있다. 실제 손해율도 30~40%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화재, 헥토이노베이션 등에 여러 건강체크들을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며 "4분기부터 본격적인 보험 관련 사업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술비만 4000달러…美 동물진료 시장 정조준


김광현 십일리터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광현 십일리터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 대표의 다음 목표는 해외 진출이다. 여러 국가 중에서도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 지난달 영문 서비스도 오픈했다. 김 대표는 "올해 초 CES 2024에 참여해 많은 미국 반려동물 가구들과 얘기를 나누며 동물병원 접근성이 한국과 비교해 크게 떨어진다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대면 진료를 받으려면 최소 한달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 진료비도 비싸다. 일반적인 상담비만 50달러(약 6만8800원)다. 수술이라도 한번 하면 4000달러는 훌쩍 넘는다. 그러다 보니 브라질과 멕시코 등 인근 국가로 반려동물 원정 수술을 떠나는 이들도 많다.

김 대표는 "원격진료가 가능한 미국에서 라이펫 건강체크 유료화를 검증해볼 계획"이라며 "기존 동물진료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 사료 대기업과 파트너십도 맺었다"고 말했다.

라이펫 이용자 확대를 위해 올해 3분기에는 커뮤니티 기능도 탑재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커뮤니티 기능까지 붙으면 그동안 구상했던 기본적인 서비스는 모두 완성된다"고 말했다.

십일리터가 이렇듯 스케일업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서울캠퍼스타운이 있다. 서울캠퍼스타운은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청년창업지원 프로그램이다. 십일리터는 지난해 서울시 건대입구 근처에 마련된 서울캠퍼스타운 기업성장센터에 입주했다. 서울캠퍼스타운 기업성장센터는 성장기 스타트업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로 육성하기 위한 스케일업 센터다.

김 대표는 "서울캠퍼스타운 프로그램을 통해 사무실 입주 뿐만 아니라 민간 운영사인 씨엔티테크는 투자 뿐만 아니라 팁스(TIPS), IBK창공 프로그램까지 연결해줬다"고 말했다.

십일리터  
  • 사업분야반려동물
  • 활용기술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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