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박병준 퍼플AI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아침저녁 기온차가 10~15도까지 벌어지는 환절기에는 뇌졸중을 조심해야 한다. 혈관이 급격한 온도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혈압이 상승하고 혈전이 생기기 쉬워서다. 일교차가 1℃ 커질 때마다 급성 뇌졸중의 위험이 2.4%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국내 사망률 4위인 뇌졸중은 골든타임인 3시간 안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골든타임 내 병원에 도착하는 환자는 전체의 30%가 채 되지 않는다. 24시간 진단이 가능한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둔 병원이 많지 않은 데다 뇌졸중 전문의가 없어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퍼플AI는 AI(인공지능)로 응급 뇌질환 환자를 선별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퍼플AI의 AI 솔루션은 뇌의 출혈위치와 이상 여부를 의료진에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한다. 박병준 퍼플AI 대표(사진)는 "뇌졸중은 골든타임을 놓치면 평생 장애를 안고 살거나 목숨을 잃을 수 있다"며 "의료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에서도 뇌졸중을 비롯해 다양한 뇌질환으로 확장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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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CT 10만장 학습…뇌출혈, 20초내 신속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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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에이아이 개요/그래픽=이지혜퍼플AI는 SK C&C의 1호 스핀오프 기업이다. 포항공대 생명과학과를 졸업한 박병준 대표를 필두로 AI헬스케어팀과 서울대·아주대병원의 영상의학과 교수진이 공동 창업했다. CT 영상을 통해 뇌출혈, 뇌경색, 뇌동맥류를 진단하는 AI를 개발해 지난 2월 법인 설립 약 4개월 만에 25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까지 유치했다.
퍼플AI가 개발한 '메디컬 인사이트 플러스 뇌출혈'은 뇌 CT 영상을 20초 안에 분석해 98%의 정확도로 출혈 의심 위치와 이상 여부를 의료진에게 알려준다.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사용하는 의학영상정보시스템(PACS)에서 뇌출혈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AI 솔루션이 선별하기 때문에 보다 신속한 진단을 돕는다는 설명이다.
박병준 대표는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PACS에서 진단하는 환자가 하루에 수십명에 달한다"며 "퍼플AI 솔루션은 뇌CT 영상을 AI가 분석하고 뇌출혈 위험성을 7단계로 나누기 때문에 의사가 위험한 환자는 PACS에서 먼저 진단할 수 있게 돕는다"고 말했다.
메디컬 인사이트 플러스 뇌출혈은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인허가를 받아 약 40개 국내 종합병원에 적용되고 있다. 10만장의 뇌CT 영상을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해 학습시켜 정확도는 98%에 달한다. 회사에 따르면 해당 솔루션을 통해 영상촬영부터 처방까지 소요시간을 평균 약 26.8분에서 12분까지 단축할 수 있다.
박병준 대표는 "지방의 경우, 뇌출혈 전문의가 부족해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보내느라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퍼플AI 솔루션을 통해 응급 뇌출혈 환자를 선별해 전원 조치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며 "실제로 울릉도 의료원에 퍼플AI 솔루션을 무상으로 제공해 지금까지 약 10명의 환자를 치료가 가능한 내륙의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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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출혈 예후 예측 모델 개발…글로벌 진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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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준 퍼플AI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퍼플AI는 환자의 메타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뇌출혈 예후 예측 AI모델도 개발 중이다. 뇌졸중 인접 뇌질환 등으로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박병준 대표는 "환자의 혈압, 체질량 등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환자의 출혈 부위가 더 커질지, 사망시간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등을 예측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며 "진단 뿐만 아니니라 환자의 전주기 치료과정에 적용될 수 있는 제품들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 비즈.AI, 래피드AI 등 미국에서는 이미 뇌질환 AI 솔루션을 개발한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도 탄생할 만큼 시장 규모도 큰 상황이다.
박 대표는 "미국 경쟁사와 비교해 지주막하 등 뇌출혈 하위질환에 대한 진단 정확도가 높은 편이며, 저해상도인 CT 영상 등 어떠한 상황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장점이 있다"며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PACS 및 클라우드 플랫폼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필립스 등 주요 영상 의료기기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어 해당 장비에 퍼플AI 솔루션을 탑재시켜 상용화에 성공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