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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원 위버스브레인 대표 /사진=위버스브레인 제공우후죽순 난립하는 외국어 교육 관련 플랫폼들 중에서 '산업별 맞춤형 교육'을 강점으로 B2C 영역을 넘어 B2B 시장에서 성장세를 타고 있는 교육기업이 있어 주목된다.
제약·방산·전자 기업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아티스트 영어 교육까지, 자체 개발한 AI(인공지능) 엔진을 기반으로 각 산업의 특수성을 반영한 외국어 교육을 제공하는 '위버스브레인'이다.
2008년 설립된 교육기업 스터디맥스에서 지난해 사명을 변경한 위버스브레인은 AI 기술과 동기부여 기능을 통해 외국어 학습 습관을 형성시키는 다양한 교육 솔루션을 제공한다.
위버스브레인의 대표적인 영어 회화 서비스인 '스피킹맥스'는 미국·영국·호주 등 전세계 주요 영어권 국가에서 직접 촬영한 2000명 이상의 현지 튜터 영상을 통해 생생한 영어 학습 콘텐츠를 제공한다.
특허받은 AI 음성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원어민의 발음과 강세를 확인하고 피드백 받는 것을 넘어 각양각색의 문화를 체험하며 언어를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누적 회원수는 110만명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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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튜터 엔진 '위코치' 기반으로 B2B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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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버스브레인 개요/그래픽=윤선정위버스브레인은 스피킹맥스의 흥행과 여기서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튜터 엔진 '위코치'를 개발했다. 이 엔진을 기반으로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모든 콘텐츠와 커리큘럼을 넣어 새롭게 만든 서비스가 지난해 4월 출시한 '맥스AI'다.
맥스AI는 AI 아바타 기술로 학습자와 맞춤형 소통한다. 당초 B2C를 겨냥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왔다. 삼성전자(55,700원 0.00%)가 솔루션에 대한 수요를 보인 것이다. 이후 LG, 두산, 한화 등 대기업들 그룹들과 계약이 이어졌으며 현재 100곳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조세원 위버스브레인 대표는 "삼성은 전자 분야에 대한 임직원의 전문 영어가 필요했지만 시중 교재는 일반적인 비즈니스 영어에 머물렀다. 우리는 삼성의 매뉴얼을 AI에 학습시키고 3주 만에 맞춤 솔루션을 만들어 임직원 교육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자력 발전소를 수출하는 기업의 경우 원자력 발전 관련 전문 용어를 아는 영어 튜터를 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AI는 관련 기업의 데이터만 있으면 완벽한 맞춤형 교육을 만들어 실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이는 자체 개발한 AI 엔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AI라는 큰 웨이브가 올 때는 단순히 앱이나 서비스를 하나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수요를 모두 담을 수 있는 그릇 같은 것을 먼저 만들어야겠다는 전략적 접근이 통했다"고 부연했다.
위버스브레인은 맥스AI를 통해 B2C를 넘어 B2B와 B2G, 대학에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올인원' 교육회사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 33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8% 상승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에도 맥스AI의 성공적인 안착이 주효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의 경우 22% 증가한 23억원으로 4년 연속 흑자다. 올해 B2B 매출은 800억원을 겨냥하고 있다. 조 대표는 "지난해 대비 2배 성장하는 것이 목표지만 단순히 숫자 달성보다는 기술 고도화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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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지속적 레벨 테스트로 맞춤형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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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표는 위코치를 통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 맞춤화된 AI 튜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기술적 강점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학습자의 레벨에 대한 정확한 분석 △맞춤형 커리큘럼 설계 △친밀도(라포) 형성 등 3가지를 핵심 요소로 제시했다.
그는 "영어를 잘하는 것과 잘 가르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잘 가르치는 방식을 관찰한 결과 위의 3가지 요소를 찾았다"며 "영어 초보라면 천천히 쉬운 말로 해야 하고, 잘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반복적으로 알려줘야 한다. 무엇보다 학습자랑 친해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런 요소를 AI 튜터에 담았다. 우리는 한 번 하고 끝나는 단발적인 레벨 테스트가 아니라 실시간·지속적으로 테스트가 이뤄진다. 수업에서 무엇을 못했고 잘했는지 파악하고, 학습자가 좋아하는 주제를 다뤄 학습에 흥미를 느끼고 더 몰입할 수 있게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원어민 튜터는 만나기 어렵고 비싸다. AI는 원하는 만큼 언제든 수업할 수 있다"며 "맥스AI는 특수 분야에 더욱 강하다. 아랍에미리트 원자력 발전소 엔지니어 면접을 두 달 만에 합격시켰고, 아이돌 영어나 패션기업의 바이어 협상까지 모두 커버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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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 기반으로 일대일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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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버스브레인은 B2B 시장에서 통한 맥스AI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맥스AI월드'를 새롭게 출시했다. 맥스AI월드는 AI가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다양한 외국어 콘텐츠를 분석해 맞춤형 학습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가 자신이 즐겨보는 책이나 워드(Word), PDF 파일 등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 자료를 맥스AI월드에 전달하면 멀티모달 AI가 이를 분석한 뒤 AI 튜터 기반의 맞춤형 외국어 학습 커리큘럼과 서비스를 만들어 주는 방식이다.
커리큘럼은 등록된 자료를 기반으로 응용 학습을 통해 언어를 습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학습자가 핵심 문장을 익히면 AI 튜터는 학습자의 개선점을 파악해 반복 연습을 유도한다. 학습자가 말문이 막혔을 땐 AI 튜터에게 질문을 해 실시간으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맥스AI월드가 보유한 자체 콘텐츠도 있어서 사용자가 자료를 별도로 등록하지 않더라도 필요에 맞는 학습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 외국어 전문 출판 브랜드와 제휴를 통해 다양한 학습 콘텐츠를 확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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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베트남 넘어 유럽 시장도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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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버스브레인은 일본과 베트남 등 해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 진출 첫해에 수십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했고 베트남에서도 매월 억 단위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유럽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조 대표는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주관하는 해외진출 지원사업의 에듀테크 분야 유망기업으로 선정돼 해외 현지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받게 됐다. 차별화된 AI 기술력으로 K-에듀테크의 글로벌화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언어가 예전에는 그냥 시험을 보거나 그런 것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취업이나 결혼 등 문화가 연관이 되어 있다"며 "AI는 언어 제약이 없어 확장성이 크다. 대규모의 인원을 교육할 수 있고, 사람 대비 낮은 가격으로 교육에 대한 접근성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올해 AI 튜터가 사람을 뛰어넘는 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AI는 발음·기억력·맞춤형 설계 등 모든 면에서 사람을 능가해 나갈 것"이라며 "20년의 문법 공부보다 한 달의 실전적인 AI 학습이 더 큰 변화를 만든다. 위버스브레인이 그 중심에 서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