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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00,000℃ 도전…빌게이츠, 미래 에너지원에 돈 쏟아붓는다

김성휘 기자 기사 입력 2024.08.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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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스타트업씬] 8월 1주차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그가 투자한 타입원에너지의 영상/사진=타입원에너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그가 투자한 타입원에너지의 영상/사진=타입원에너지
"이제 핵분열을 넘어 핵융합 발전이다."

미국 핵융합발전 스타트업 타입원에너지(Type One Energy)가 2억5000만달러(약 343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시드 연장 투자를 유치했다.

타입원은 융합 에너지를 통해 깨끗하고 무한한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모토로 설립됐다. 이번 라운드는 빌 게이츠의 벤처캐피탈로 잘 알려진 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스(BEV)를 포함, 호주의 폭스글로브벤처스, 뉴질랜드 GD1 등이 참여했다. 무엇보다 차세대 에너지원에 관심을 보여온 게이츠가 투자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빌게이츠 BEV, 타입원에너지에 거액투자


핵융합발전기인 스텔라레이터에서 기술진이 작업하는 모습/사진=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핵융합발전기인 스텔라레이터에서 기술진이 작업하는 모습/사진=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융합 에너지는 두 개의 원자핵이 결합해 더 무거운 원자핵을 형성할 때 방출하는 에너지를 이용한다. 태양과 별 등 우주공간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며 지금의 원자력 발전보다 안전하고 방사성 폐기물이 거의 없는 걸로 평가된다. 하지만 섭씨 1억도라는 초고온을 형성해야 하는 등 기술적 난제가 적지않았다.

타입원의 핵심 기술은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에 해당하는 스텔라레이터다. 대표적 핵융합 발전장치는 도넛처럼 생긴 '토카막'인데 스텔라레이터는 토카막을 구불구불하게 뒤튼 형태다. 태양처럼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생성, 자기장을 이용해 가둬야 하는데 토카막·스텔라레이터가 이런 장치다.

이론적으로 이는 일찌감치 검증됐지만 실제로 만들기엔 엄청난 컴퓨팅 파워와 미세 제어 기술이 반드시 필요했다. 컴퓨팅과 AI(인공지능), 원자로 기술 등이 발전하면서 스텔라레이터가 상용화의 길에 가까워지고 있다. 세계최대규모 스텔라레이터는 현재 독일과 미국 위스콘신-메디슨대에 있으며 타입원은 위스콘신-메디슨대에서 독립한 기업이다.

회사 측은 이번 투자유치가 "중요한 이정표"라며 "융합 에너지 상업운용을 위한 기술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밥 멈가드 CEO는 "융합 에너지가 미래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빌 게이츠의 BEV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청정 에너지 기술 투자에 특화했다. 게이츠는 일찌감치 소형모듈원전 즉 SMR의 잠재력에 꽂혔다. 그는 2008년 SMR 기업 테라파워를 설립했다. 2013년 SMR 스타트업 오클로를 인수했는데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뒤이어 오클로에 투자했다.

게이츠는 또다른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 에너지'에도 3억7500만달러(약 5142억원)를 직접 투자했다. 핵분열이든 융합이든 차세대 에너지원이 될 수 있는 기술에 거액을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한편 게이츠의 BEV는 세번째 펀드를 8억3900만달러(약 1조1500억원)로 조성한 상태라고 미 당국이 지난달 밝혔다. 이는 올해 조성된 기후테크 관련 펀드로는 최고액이다. BEV는 펀드 목표액은 공개하지 않아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영화배우→AI 투자자 토마스 툴, 누구?


미국 유명 투자자 토머스 툴의 '미국 혁신 기술 펀드'(USIT)가 공급망 관리 스타트업 알타나에 대한 2억달러(약 2743억원) 규모의 시리즈 C 라운드를 주도했다. 이로써 알타나는 새로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 스타트업이 됐다.

USIT외에 구글벤처스, 앨 고어 전 미국부통령의 제너레이션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GIM) 등이 참여한 이 투자는 알타나 기업가치를 10억달러로 평가했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1억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았으며 당시 평가된 기업가치는 4억3000만달러(약 5890억원)였다. 이번 시리즈C 투자에 따라 회사의 총 자본금은 3억2270만달러로 늘었다.

2019년 뉴욕에서 설립한 알타나는 기업이 공급망을 관리하며 물품을 조달하고, 세관 승인을 추적하도록 돕는다. 위험 평가와 자동화, 데이터 분석을 위해 AI를 사용한다.

1970년생인 토머스 툴은 레전더리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굵직한 헐리우드 영화에 투자했던 제작자이자 프로듀서 출신. 그가 투자한 영화중 300, 다크나이트(배트맨) 등이 있다. 본인도 배우로 몇몇 영화에 출연했다. 최근엔 전문 투자자로 AI 등 최첨단 기술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 최근 수 개월간 투자 대부분이 AI 관련 범주에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AI 중심 반도체를 위한 특수 웨이퍼를 만드는 '할로'가 8000만달러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았는데 이를 USIT가 주도했다. 올 초엔 광자학을 반도체 칩 개발에 적용하는 '셀레스티얼AI'에 대한 1억75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C 라운드, AI 클라우드 컴퓨팅 스타트업 '람다'에 대한 3억2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C를 각각 주도했다. 알타나는 이 같은 USIT 포트폴리오에 가장 최근 추가된 기업이다.



플로, 유니콘이 된 여성건강관리 앱



임신, 월경주기 등을 예측해주는 여성건강 앱 플로(Flo) 개발사 플로헬스가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런던에 본사를 둔 플로헬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제너럴애틀랜틱으로부터 2억달러(약 2743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플로 기업가치는 투자후 1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됐다.

플로는 경련통 두통 등의 반응을 입력하면 이를 분석, 생리 주기를 예측해준다. 플로를 써 본 사람은 전세계 약 3억8000만명으로 집계된다. 현재 무료 제품의 MAU(월간 활성 사용자)가 7000만명, 유료 프리미엄 버전 사용자는 500만명이다. 한국어 서비스도 있다.

플로는 특히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개인정보규제 관련 조사가 끝나면서 리스크를 해소했다는 평가다. FTC는 플로가 수집하는 개인정보관리가 철저히 되는지를 점검했다. 플로 창업자인 드미트리 거스키 CEO는 "플로는 어떤 경우에도 데이터를 판매하지 않았다"며 "사용자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견고한 정책과 절차를 갖췄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피치북 데이터를 인용, 지난 3년간 여성건강 스타트업에 50억달러 가까운 자금이 투자됐다고 전했다. 이는 그 직전의 3년에 비해 약 60% 늘어난 액수다. 디지털의료가 확산하면서 여성건강관리에도 혁신이 일어나는 셈이다.

플로는 본사를 런던, 개발허브는 리투아니아에 두고 있다. 거스키는 벨라루스 출신으로 지정학적 혼란 가운데 모국을 떠난 기술인재 중 하나로 평가된다. 공동창업자는 그의 쌍둥이 형제다. 이들은 앞서 피트니스 및 건강 앱 사업을 편 뒤 2015년 플로헬스를 세웠다.

회사 측은 "순수 디지털 여성 건강 앱으로는 처음 유니콘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 같은 범주의 비교대상이 드물어 '최초'라는 평가는 유보적이라고 테크크런치가 보도했다.



'화장실 창업' 괴짜 고교생, 230만달러 유치


고교생 창업가 에릭 주가 자신이 학교 화장실서 사업회의를 한 사실이 알려지자 교장에게서 주의를 받았다고 공개한 아버지의 문자/사진=소셜미디어 X
고교생 창업가 에릭 주가 자신이 학교 화장실서 사업회의를 한 사실이 알려지자 교장에게서 주의를 받았다고 공개한 아버지의 문자/사진=소셜미디어 X
스티브 잡스 등 미국에선 주택의 '차고'에서 창업한 유명인들이 적잖다. 자신이 다니던 고등학교 화장실을 창업공간으로 썼다면 어떨까.

스타트업의 투자정보, 직원규모 등 다양한 경영지표를 제공하는 아비아토(Aviato)가 230만달러(약 31억원)의 시드 투자자금을 유치했다. 창업자 에릭 주(Zhu)는 현재 17세로, 미국 인디애나주 카멜의 고교 화장실에서 화상회의를 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앞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디스코드 그룹 채팅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과 교류하며 벤처캐피탈(VC)과 스타트업 생태계에 관심을 가졌다. 2021년 학교용 디지털 플랫폼인 '이소셜'을 창업, 10개월 만에 매각했다. 이후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VC에 합류, 아비아토 창업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그는 수업을 빠질 핑계를 만들어가며 화장실에서 시간을 보냈다. 1인 방송에 흔히 쓰는 그린스크린과 링라이트(원형 조명)를 화장실에 놓고 화상회의를 했다. 허슬 펀드의 공동 창립자인 에릭 반은 주와 영상회의를 할 때 그 장소가 고교 화장실이어서 놀랐다고 회상했다.

물론 이는 학교에선 용납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끝내 고등학교를 그만둔 주는 사업을 계속해 고객사를 확보하고 마침내 8VC, 소마 캐피탈, 소프트뱅크(SoftBank) 등으로부터 230만달러의 시드 자금을 유치하기에 이른다.

주는 현재 샌프란시스코에 살며 온라인으로 고등학교 과정을 듣고 있다. 부모는 여전히 그를 걱정하지만 그 자신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제품을 만들었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계로 보이지만 정확한 출신국가는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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