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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에 사무실도 나눠쓰는 VC...벤처투자 혹한기 구조조정 가속

김태현 기자 기사 입력 2024.07.22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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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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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자산(AUM) 1000억원 미만 벤처캐피탈(VC) 3곳은 최근 사무실을 합쳤다. 칸막이 벽을 설치한 한 사무실에서 각자 업무를 보고 있다. VC 간 인수합병(M&A)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공동운용(Co-GP) 펀드를 만든 것도 아니다. 벤처투자 혹한기 신규 벤처펀드 결성이 어려워지자 사무실 비용이라도 아껴보자 모인 것이다.

벤처투자 보릿고개가 지속되면서 AUM 1000억원 미만 중소형 VC를 중심으로 업계 내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있다. 경영난에 문을 닫거나 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VC들이 늘고 있는 것.

22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자본잠식 등을 이유로 등록이 말소된 VC는 5개사다. 이는 이미 지난해 연간 수준(4개)을 넘어선 수치다. 기관 출자사업이 몰리는 1~2분기 등록이 말소된 VC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연간 기준 등록 말소된 VC는 2020년 4개, 2021년 4개, 2022년 7개, 2023년 4개를 기록했다.

글로벌 긴축 우려로 2022년부터 벤처투자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타격을 입은 VC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중기부에 따르면 7월 현재 자본잠식에 빠진 중소형 VC는 6개로 전년동기 대비 2배 늘었다

신규 벤처펀드 결성이 어려워지면서 자본잠식 위기에 빠지는 중소형 VC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VC 관계자는 "신규 벤처펀드 결성을 하지 못한 VC들은 인건비와 임대료 등 비용을 자본금으로 고스란히 깎아먹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벤처투자촉진에 관한 법률'(벤처투자법)상 VC는 자본잠식률 50% 미만을 유지해야 한다. 기준 미충족 시 중기부는 자본금 증액, 이익 배당 제한 등 조치를 부과한다. 최대 9개월 내 미이행 시 VC 등록을 말소한다.

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달 G&P인베스트먼트는 NPX벤처스의 지분 100%를 약 20억원에 인수했다. 올해 초부터 매물론 나온 NPX벤처스는 배우 클라라씨의 남편인 사무엘 황 NPX그룹 대표가 이끄는 VC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AUM 2000억원 규모의 VC도 매물로 나왔다.

중소형 VC들의 설자리가 어려워진 이유는 IPO 시장 부진과 맞물려 있다. 특히, 트랙 레코드가 없다시피 한 신규 소형 VC의 경우 IPO 직전 기업에 대한 프로젝트 투자로 트랙 레코드를 쌓는다. 그러나 최근 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출자사업에 내밀 성적표가 사라진 것.

한 IPO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구주매출 100%로 공모 구조를 짰던 서울보증보험은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해 상장을 철회했다"며 "안 그래도 IPO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구주매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시선까지 좋지 않다. 소형 VC가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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