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글로벌 창업도시로 가는 길③]
[편집자주] 1998년 벤처기업육성특별법 도입 후 국내 창업생태계는 빠르게 성장했지만 질적인 면에선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다. 수도권 쏠림은 심화하고, 글로벌화는 더디기만 하다. 전문가들은 창업이 경제를 이끄는 동력으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창업생태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국가 차원을 넘어 지역 단위 맞춤형 창업생태계를 구축, '글로벌 창업도시'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유니콘팩토리가 다각도로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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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최대 공유 모빌리티 기업 '그랩', 중국 패션업체 '쉬인' 등 글로벌 데카콘들들(기업가치 10조원 이상 비상장사)의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는 '동남아의 실리콘밸리'로 불린다. 스타트업 전문 연구기관 스타트업게놈의 '2024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보고서'(GSER)에서 싱가포르는 전 세계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 7위, 아시아 1위에 올랐다. 규제 철폐, 투자 혜택 등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과 함께 글로벌화된 벤처투자 시장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세콰이아캐피탈, 소프트뱅크비전펀드 등 글로벌 벤처캐피탈(VC)들은 싱가포르에 지사를 설립해 동남아 투자의 전진기지로 삼고 있다. 싱가포르에는 약 400여개의 VC와 240여개의 엑셀러레이터(AC)가 활동 중이다. 투자정보업체 프레퀸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싱가포르 벤처펀드의 외국자본 출자 비중은 84%에 달한다.
싱가포르에 글로벌 모험자본 모이는 이유 글로벌 자금이 싱가포르에 모이는 이유는 복잡한 외환거래 절차가 없고 파격적인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해외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2020년 '가변자본기업(VCC)' 제도를 도입했다. 싱가포르에 회사 형태로 펀드를 만들면 법인세 등 세금 면제, 다양한 자산군에 별도 라이선스 없이 투자 등 파격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글로벌 VC인 500글로벌의 신은혜 심사역은 "싱가포르는 올해부터 현지 기업의 법인세율을 세계 최저 수준인 15%로 낮추는 등 강력한 세금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며 "법인 설립 후 첫 3년간 상당 금액을 면세해주고 패밀리 오피스를 유치하기 위한 제도 등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언어적 장벽이 없다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신 심사역은 "영어가 공용어라서 절차상 외국인이 등록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없다"며 "외환신고 등도 디지털화돼 있어 평균 2~3일 이내 처리되고 세금도 외국인투자지원 창구에서 일괄적으로 안내하는 매뉴얼이 있다"고 말했다.
"법인설립·외환신고 복잡…글로벌 스탠다드 맞춰야" 국내에서도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탈, 500글로벌 등 글로벌 VC들이 투자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비중은 미미하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국내 벤처투자에서 글로벌 VC의 투자비중은 2023년 기준 2.1%에 그쳤다.
글로벌 VC의 국내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선 싱가포르처럼 법인 설립이나 외환신고 절차를 간소화하고 세제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글로벌 VC 한 관계자는 "현지법인 없이 컨설팅업체로 등록하고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VC 라이센스를 따려면 자본금 20억원이 필요하고 법인 설립 등이 복잡해 지사 설립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VC 관계자도 "역외펀드로 국내 기업에 투자할 때 이중과세를 피할 수 있도록 국외투자기구의 면제신청 방안 등이 있지만 그 절차가 상당히 번거로워 국내 운용인력이 없으면 실질적으로 신청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글로벌 VC들이 세금 문제로 국내 투자를 꺼리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투자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해외VC가 벤처펀드를 조성할 때 국내 스타트업 투자를 조건으로 자금을 출자하는 글로벌펀드가 대표적이다. 중기부는 올해 1조원 이상의 글로벌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글로벌 스탠다드와 다른 출자 방식, 과도한 서류업무 등이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글로벌 VC 관계자는 "해외는 VC와 LP 간 1대1 소통으로 신뢰를 쌓아 출자하거나 펀드레이징 에이전시를 통해 출자가 이뤄지는 것과 달리 한국은 공개입찰 프로세스를 밟아 많은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지사를 둔 글로벌 VC 관계자도 "모태펀드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건 긍정적이지만 일정 운용규모를 갖춘 글로벌 VC에겐 과도한 서류업무를 감당할만큼 모태펀드 출자금이 메리트 있지 않다"며 "실제로 글로벌펀드에 지원한 VC를 보면 한국인 교포가 설립한 해외VC거나 신생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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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최대 공유 모빌리티 기업 '그랩', 중국 패션업체 '쉬인' 등 글로벌 데카콘들들(기업가치 10조원 이상 비상장사)의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는 '동남아의 실리콘밸리'로 불린다. 스타트업 전문 연구기관 스타트업게놈의 '2024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보고서'(GSER)에서 싱가포르는 전 세계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 7위, 아시아 1위에 올랐다. 규제 철폐, 투자 혜택 등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과 함께 글로벌화된 벤처투자 시장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세콰이아캐피탈, 소프트뱅크비전펀드 등 글로벌 벤처캐피탈(VC)들은 싱가포르에 지사를 설립해 동남아 투자의 전진기지로 삼고 있다. 싱가포르에는 약 400여개의 VC와 240여개의 엑셀러레이터(AC)가 활동 중이다. 투자정보업체 프레퀸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싱가포르 벤처펀드의 외국자본 출자 비중은 84%에 달한다.
싱가포르에 글로벌 모험자본 모이는 이유 글로벌 자금이 싱가포르에 모이는 이유는 복잡한 외환거래 절차가 없고 파격적인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해외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2020년 '가변자본기업(VCC)' 제도를 도입했다. 싱가포르에 회사 형태로 펀드를 만들면 법인세 등 세금 면제, 다양한 자산군에 별도 라이선스 없이 투자 등 파격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글로벌 VC인 500글로벌의 신은혜 심사역은 "싱가포르는 올해부터 현지 기업의 법인세율을 세계 최저 수준인 15%로 낮추는 등 강력한 세금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며 "법인 설립 후 첫 3년간 상당 금액을 면세해주고 패밀리 오피스를 유치하기 위한 제도 등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언어적 장벽이 없다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신 심사역은 "영어가 공용어라서 절차상 외국인이 등록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없다"며 "외환신고 등도 디지털화돼 있어 평균 2~3일 이내 처리되고 세금도 외국인투자지원 창구에서 일괄적으로 안내하는 매뉴얼이 있다"고 말했다.
"법인설립·외환신고 복잡…글로벌 스탠다드 맞춰야" 국내에서도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탈, 500글로벌 등 글로벌 VC들이 투자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비중은 미미하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국내 벤처투자에서 글로벌 VC의 투자비중은 2023년 기준 2.1%에 그쳤다.
글로벌 VC의 국내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선 싱가포르처럼 법인 설립이나 외환신고 절차를 간소화하고 세제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글로벌 VC 한 관계자는 "현지법인 없이 컨설팅업체로 등록하고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VC 라이센스를 따려면 자본금 20억원이 필요하고 법인 설립 등이 복잡해 지사 설립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VC 관계자도 "역외펀드로 국내 기업에 투자할 때 이중과세를 피할 수 있도록 국외투자기구의 면제신청 방안 등이 있지만 그 절차가 상당히 번거로워 국내 운용인력이 없으면 실질적으로 신청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글로벌 VC들이 세금 문제로 국내 투자를 꺼리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투자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해외VC가 벤처펀드를 조성할 때 국내 스타트업 투자를 조건으로 자금을 출자하는 글로벌펀드가 대표적이다. 중기부는 올해 1조원 이상의 글로벌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글로벌 스탠다드와 다른 출자 방식, 과도한 서류업무 등이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글로벌 VC 관계자는 "해외는 VC와 LP 간 1대1 소통으로 신뢰를 쌓아 출자하거나 펀드레이징 에이전시를 통해 출자가 이뤄지는 것과 달리 한국은 공개입찰 프로세스를 밟아 많은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지사를 둔 글로벌 VC 관계자도 "모태펀드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건 긍정적이지만 일정 운용규모를 갖춘 글로벌 VC에겐 과도한 서류업무를 감당할만큼 모태펀드 출자금이 메리트 있지 않다"며 "실제로 글로벌펀드에 지원한 VC를 보면 한국인 교포가 설립한 해외VC거나 신생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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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남미래 기자 future@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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