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얼마 전 창업가들과 벤처캐피탈(VC)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 강연에서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구절이다. 진한 남색 슬라이드에 흰 글씨로 강조한 이 구절을 본 순간 어떤 분은 고개를 끄덕이고 어떤 분은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만큼 요즘 스타트업 생태계 안 많은 사람의 마음상태를 대변하는 말이 아닐까 한다.
바야흐로 스타트업 생태계에 '죽음의 계곡' 시기가 도래했다. 원래 죽음의 계곡은 스타트업 창업 3~7년 사이, 초기단계에서 많은 스타트업이 제품개발에는 성공했으나 후속투자와 수익창출에 실패하고 폐업하는 사례를 말한다. 그러나 이제는 단계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 스타트업이 수익을 내지 않으면 후속투자가 힘든 상태에 처해 현재 분위기 자체를 표현하는 말이 됐다.
사실 작은 스타트업 대표라는 직함을 달기 시작한 이후 정도의 차이만 있지 매 순간 안개가 자욱이 낀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는 기분이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시도해봐야 하는 것이 스타트업의 숙명이기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지만 계속 뚜벅뚜벅 걸어나가야 한다. 어쩌다 운이 좋아 고속열차에 올라타기도 하지만 내리자마자 절벽을 만나기도 한다. 뜻대로 잘된다고 으스대다 갑자기 고꾸라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도 평생을 일희일비의 아이콘에다 새가슴으로 살아온 필자가 어찌 저찌 명상앱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은 '명상' 덕분이다. 투자자로부터 거절통지를 받고 일일매출이 최저치를 경신하고 의지하던 직원이 갑자기 퇴사의사를 밝힌 날에는 땅바닥으로 툭 하고 몸이 가라앉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때마다 몸과 마음을 일으켜 세운 것은 명상센터가 있는 홍제동 개미마을의 인왕산 자락에서 내려다본 풍경이었다. 산 중턱 즈음 올라가면 도시의 분주함이 아득하게 느껴지고 머릿속을 떠도는 복잡하고 최악을 상상하며 떠올리는 생각들이 조금 잠잠해진다. 인왕산 바위에 걸터앉아 호흡의 감각을 알아차리거나 주변 새소리, 풀벌레 소리를 들으면 '지금, 이 순간'으로 돌아온다. 흙탕물이 가라앉는 것처럼 마음이 좀 더 명료해지고 그 순간 해야 하는 것들이 좀 더 명확해지기 시작한다.
베트남 출신의 세계적 평화운동가이자 수행자인 틱낫한 스님은 베트남에서 도망쳐 나온 수많은 보트피플(난민)을 도운 경험으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난민들이 가득 찬 배가 폭풍이나 해적을 만났을 때 모두가 공황에 빠지면 모든 것이 끝이었다. 하지만 한 사람이라도 침착하고 중심을 잡고 있으면 충분했다. 그들은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줬다."
한 치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깜깜한 망망대해에 놓인 동료 창업가들이여 일단 숨을 쉬자. 숨을 쉬며 지금 이 순간으로 돌아오자. 머릿속을 꽉 채운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닌 현실로 돌아오면 지금 이 순간 해야 할 일들이 조금 더 명료해질 것이다. 우리 모두 이 죽음의 계곡을 잘 건널 수 있기를. 우리가 애써 하고자 하는 이 일이 세상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의미 있는 일이기를 바란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얼마 전 창업가들과 벤처캐피탈(VC)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 강연에서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구절이다. 진한 남색 슬라이드에 흰 글씨로 강조한 이 구절을 본 순간 어떤 분은 고개를 끄덕이고 어떤 분은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만큼 요즘 스타트업 생태계 안 많은 사람의 마음상태를 대변하는 말이 아닐까 한다.
바야흐로 스타트업 생태계에 '죽음의 계곡' 시기가 도래했다. 원래 죽음의 계곡은 스타트업 창업 3~7년 사이, 초기단계에서 많은 스타트업이 제품개발에는 성공했으나 후속투자와 수익창출에 실패하고 폐업하는 사례를 말한다. 그러나 이제는 단계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 스타트업이 수익을 내지 않으면 후속투자가 힘든 상태에 처해 현재 분위기 자체를 표현하는 말이 됐다.
사실 작은 스타트업 대표라는 직함을 달기 시작한 이후 정도의 차이만 있지 매 순간 안개가 자욱이 낀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는 기분이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시도해봐야 하는 것이 스타트업의 숙명이기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지만 계속 뚜벅뚜벅 걸어나가야 한다. 어쩌다 운이 좋아 고속열차에 올라타기도 하지만 내리자마자 절벽을 만나기도 한다. 뜻대로 잘된다고 으스대다 갑자기 고꾸라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도 평생을 일희일비의 아이콘에다 새가슴으로 살아온 필자가 어찌 저찌 명상앱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은 '명상' 덕분이다. 투자자로부터 거절통지를 받고 일일매출이 최저치를 경신하고 의지하던 직원이 갑자기 퇴사의사를 밝힌 날에는 땅바닥으로 툭 하고 몸이 가라앉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때마다 몸과 마음을 일으켜 세운 것은 명상센터가 있는 홍제동 개미마을의 인왕산 자락에서 내려다본 풍경이었다. 산 중턱 즈음 올라가면 도시의 분주함이 아득하게 느껴지고 머릿속을 떠도는 복잡하고 최악을 상상하며 떠올리는 생각들이 조금 잠잠해진다. 인왕산 바위에 걸터앉아 호흡의 감각을 알아차리거나 주변 새소리, 풀벌레 소리를 들으면 '지금, 이 순간'으로 돌아온다. 흙탕물이 가라앉는 것처럼 마음이 좀 더 명료해지고 그 순간 해야 하는 것들이 좀 더 명확해지기 시작한다.
베트남 출신의 세계적 평화운동가이자 수행자인 틱낫한 스님은 베트남에서 도망쳐 나온 수많은 보트피플(난민)을 도운 경험으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난민들이 가득 찬 배가 폭풍이나 해적을 만났을 때 모두가 공황에 빠지면 모든 것이 끝이었다. 하지만 한 사람이라도 침착하고 중심을 잡고 있으면 충분했다. 그들은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줬다."
한 치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깜깜한 망망대해에 놓인 동료 창업가들이여 일단 숨을 쉬자. 숨을 쉬며 지금 이 순간으로 돌아오자. 머릿속을 꽉 채운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닌 현실로 돌아오면 지금 이 순간 해야 할 일들이 조금 더 명료해질 것이다. 우리 모두 이 죽음의 계곡을 잘 건널 수 있기를. 우리가 애써 하고자 하는 이 일이 세상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의미 있는 일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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