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투박' 로블록스 캐릭터 환골탈태...이 기술에 푹빠진 10대들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3.02.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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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핫딜]3차원 캐드 SW '엔닷캐드' 운영사 엔닷라이트 80억 시리즈A 투자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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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닷캐드로 제작한 3차원(D) 입체이미지/사진=엔닷라이트
엔닷캐드로 제작한 3차원(D) 입체이미지/사진=엔닷라이트
세계 최대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는 네모나거나 둥근 형태로 이뤄진 캐릭터·마을 등의 디자인이 너무 단순하고 투박하다는 혹평을 받는다. 이 때문에 자신만의 아이템을 만들어 뽐내고 거래하고 싶은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100% 채우지 못한다.

최근 8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엔닷라이트의 3차원(D) 콘텐츠 제작 소프트웨어(SW) '엔닷캐드'는 이런 욕구를 달래기에 충분한 디자인 툴(Tool·도구)로 평가받는다.

2020년 설립된 엔닷라이트는 자체 개발한 3D 엔진을 기반으로 엔닷캐드를 개발·공급하고 있다. 애초 3D 프린팅 시장을 핵심타깃으로 삼았지만 좀처럼 시장이 열리지 않자 사업영역을 메타버스로 과감하게 전환했다.

엔닷캐드는 초심자도 제품·건축 등 고난도 디자인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가상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쓰이는 유니티, 언리얼, 로블록스 스튜디오 등의 솔루션과의 호환성도 높은 편이다. 이 덕분에 B2B(기업 간 거래) 솔루션으로 시장을 파고들며 사업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엔닷라이트는 2021년 8월 KB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로부터 7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고, 지난해 네이버의 기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인 '네이버 D2SF'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억원 규모의 브릿지 투자를 받았다. 포털계 오랜 경쟁자인 카카오와 네이버 진영의 첫 공동투자여서 세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업계는 두 업체 모두 이용자가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는 UGC(User Generated Contents·사용자 제작 콘텐츠) 환경 구축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이 회사 지분을 더 확보하는데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지난 8일, 네이버 D2SF는 IMM인베스트먼트와 함께 후속투자를 단행, 엔닷라이트와의 협업체제를 더욱 단단히 다졌다.

박진영 엔닷라이트 대표/자료사진=뉴시스
박진영 엔닷라이트 대표/자료사진=뉴시스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미국 10대의 하루 평균 로블록스 사용시간은 156분으로 틱톡(58분), 유튜브(35분)를 이미 앞질렀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제트(Z)세대가 콘텐츠를 생산·소비하는 플랫폼으로 이미 자리를 굳힌 모습이다.

로블록스, 제페토 등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 업체들은 이용자를 위한 제작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지만 사용자들은 한정된 기능으로 원하는 형태의 디자인을 구현하기 어렵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를테면 로블록스 스튜디오의 경우 정육면체와 원기둥을 단순히 더하고 빼는 형태로 모델링 한다.

엔닷캐드로 제작한 3차원(D) 입체이미지/사진=엔닷라이트
엔닷캐드로 제작한 3차원(D) 입체이미지/사진=엔닷라이트
투자사들은 엔닷라이트에 투자한 이유에 대해 '손쉬운 사용성'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네이버 D2SF 곽규환 수석심사역은 "기존 3D 디자인 SW는 전문가용으로 어렵고 무거운 반면 엔닷캐드는 별도의 캐드 교육을 받지 않은 입문자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UI(사용자 환경)를 지원하고 로블록스보다 5배 많은 디자인 도구를 제공해 다양하고 정밀한 3D 다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툴보다 정교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투자 포인트다. 곡면이 많아 3D 모델러들 사이에서 '끝판왕'이라 불리는 자동차 모델링도 엔닷캐드를 통해 간단하게 모델링 할 수 있고 색상·재질감도 자연스럽게 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엔닷캐드는 궁극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가장 보편적인 드로잉(Drawing·도면 그림) 툴이 되는 것이 목표다. 곽규환 수석심사역은 "처음에 3D 프린팅 시장을 공략하며 사용성 테스트를 거쳤던 만큼 제품 개발·운영 노하우를 충분히 내재화한데다 메타버스가 주목받는 시점에 피보팅(pivoting·사업 방향 전환) 하면서 3D 콘텐츠를 생산하는 툴로 포지셔닝을 잘 이뤘다"고 평했다.

이어 "3D 모델링은 게임·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뿐 아니라 제조업 등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데다 일반 대중들도 3D 콘텐츠 환경에 적응하고 즐겨찾고 있다"며 "시장 관점에서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엔닷캐드로 제작한 3차원(D) 입체이미지/사진=엔닷라이트
엔닷캐드로 제작한 3차원(D) 입체이미지/사진=엔닷라이트

엔닷캐드는 2021년 오픈베타 기간을 거쳐 지난해 2월 정식 개설됐다. 엔닷라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앤닷캐드 실이용자 수는 2만명이며, 전체 이용자의 60%가 10대다. 1인당 지속 사용시간은 2시간 이상이다. 박진영 엔닷라이트 대표는 "한 번 유입된 이용자들의 몰입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이 저희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엔닷라이트는 향후 클라우드 기반 3D 콘텐츠 마켓플레이스 등도 선보일 계획이다. 박 대표는 "영상·디자인 크리에이터들이 3D 디자인 리소스를 거래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와 나만의 메타버스 세상을 자랑하고 트렌드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도 새롭게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네이버에서 블로그·카페 콘텐츠 제작 툴 개발을 맡은 스마트에디터팀과 공동개발한 웹 기반 '3D 디자인 스튜디오'를 상반기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네이버의 제페토, KT의 신시계 유니버스 등으로부터 유입된 가입자와 엔닷캐드 SW를 구매해 쓰는 이용자 등을 포함해 오는 2026년까지 글로벌 이용자 5000만명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3차원(D) 입체이미지를 제작하는 엔닷캐드의 작업 화면/사진=엔닷라이트
3차원(D) 입체이미지를 제작하는 엔닷캐드의 작업 화면/사진=엔닷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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