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중소벤처기술혁신정책연구센터장 연구팀 '데카콘 기업 특징' 분석자료
58회, 기업가치 16조원에 달하는 통합 비즈니스 관리 소프트웨어(SW) 전문업체 더액세스그룹(The access group)이 지금까지 시도한 기업 인수횟수다. 전 세계 데카콘 기업(기업가치 10조원 이상 비상장사) 67개사 중 빠른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기업 M&A(인수·합병) 전략을 활용한 곳은 총 50개사(74.6%)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데카콘 탄생 주기도 눈에 띄게 짧아졌다. 데카콘 중 10개사가 5년이 채 되지 않아 10조원 대열에 들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김선우 중소벤처기술혁신정책연구센터장 연구팀으로부터 입수한 '글로벌 데카콘기업 특징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데카콘 기업은 2019년 15개에 불과했으나 2021년 상반기 31개, 2022년 4월 기준 54개, 2022년 7월 기준 67개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데카콘 기업은 특히 핀테크 분야에서 20개사(29.85%)로 가장 많이 나왔다. 이외 인터넷 SW 및 서비스 분야가 12개사(17.91%), 이커머스 및 B2C 분야가 7개사(10.45%), 공급망 및 물류·배달 분야가 6개사(8.96%) 등이다.
김선우 센터장은 "핀테크 분야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는데 두나무, 토스 등 국내 혁신금융을 주도하는 스타트업들이 과연 규제 혁신 등 고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제대로 누리고 있는지를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데카콘 67개사의 평균업력은 10.4년으로 이중 △홍콩에 본사를 둔 미국 가상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FTX(설립연도 2019년) △글로벌 크로스보더 HR SaaS (서비스형SW)업체 딜(Deel, 2018년) △아마존 등 마켓플레이스 입점 업체를 인수해 운영하는 트라시오(Thrasio, 2018년) 등 10개사는 5년이 채 되지 않아 10조원대에 들어섰다.
김 센터장은 "이번 분석을 통해 데카콘 기업이 되기까지의 기간이 상당히 짧아짐을 확인했다"며 '블리츠스케일링'(Blitzscaling) 전략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블리츠스케일링은 코로나19(COVID-19)와 같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엄청난 속도로 회사를 키워 압도적인 경쟁우위를 선점하는 고도성장 전략을 말한다. 기습 공격을 의미하는 '블리츠크리그'(Blitzkrieg)와 규모 확장을 뜻하는 '스케일업'(scale up)의 합성어다. 구글, 넷플릭스, 드롭박스, 링크드인, 샤오미 등도 이런 방식의 경영전략을 펼쳐왔다.
가장 짧은 업력은 FTX의 3년이다. FTX는 하루 평균 100억 달러(약 13조3770억원) 규모의 가상자산 파생상품을 거래하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와 미국 실리콘밸리 유명 투자자인 세콰이아캐피털, 서드포인트 등이 투자했다. 반대로 가장 업력이 긴 곳은 중국 도소매업체 웨이룽(Weilong)으로 31년이다.
이들 기업이 몸집을 불리는 데 있어 공통된 핵심전략은 M&A인 것으로 파악됐다. 67개사 중 M&A를 한 기업은 50개사(74.6%)였으며, 7회 이상 M&A를 수행한 데카콘 기업은 8개로 집계됐다. 김 센터장은 "많은 데카콘 기업이 M&A 활동에도 적극적이며, 67개 데카콘기업 가운데 6개사는 자회사 중 2개사 이상을 상장시킨 기업으로, 스핀오프(spin-off·분사)를 통한 IPO(기업공개)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카콘 기업에 투자한 1위 투자사는 타이거 매니지먼트 글로벌로 총 15개 데카콘기업에 투자했다. 미국의 대형 벤처투자사인 앤더슨 호로위츠와 세콰이아캐피털도 각각 13개 데카콘기 업에 투자했다. 김 센터장은 "데카콘에 투자하는 투자사들 대부분 스타트업 초기단계부터 시작해서 이들의 단계별 후속투자 과정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부분이 주목된다"면서 "국내에서도 VC(벤처캐피털)들의 단계별 후속투자 연계 지원방안을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장 많은 데카콘이 탄생한 국가는 미국으로 37개(55%)를 기록했다.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평가기관인 스타트업 지놈(Startup Genome)이 발표한 '스타트업하기 좋은 도시 톱10'에서 부동의 1위는 미국의 실리콘밸리였다. 이어 중국 13개(19%), 영국 6개(9%) 순이었다. 이밖에 스웨덴(2), 인도(2), 스웨덴(2), 인도네시아(1), 터키(1), 바하마(1), 독일(1), 오스트레일리아(1), 세이셀(1) 등 9개 국가에 데카콘기업이 있었다.
한편, 국내에선 쿠팡, 야놀자를 비롯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종합 금융플랫폼 토스를 운영중인 비바리퍼블리카 등이 데카콘에 위치했거나 입성을 앞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자료는 스타트업 정보 플랫폼인 크런치베이스, CB인사이트 등에서 인정한 데카콘기업 67개사 중심으로 분석이 이뤄져 국내 기업은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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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류준영 차장 joon@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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